*** 고요함에 대한 감사
깊음의 영성은 고요함 속에 있습니다. 영혼은 소란함을 싫어하고 고요함을 좋아합니다. 고요함은 깊은 곳에 있습니다. 풍랑 이는 바다 깊은 곳은 고요합니다. 평화롭습니다. 고요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깊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바다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해야 합니다. 고요함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을 사는 것은 힘이 듭니다. 시련의 연속이요, 문제의 연속입니다. 고난의 능선을 넘고 또 넘어야 합니다. 풍랑 이는 바다처럼 흔들리기도하고, 거센 폭풍우 앞에 두려워 떨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고요한 마음을 가꾼 사람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적인 고요함입니다. 내적인 평화는 고요함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내적인 고요함이 있을 때 우리는 쉼을 얻게 됩니다. 고요함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가만히 홀로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 앞에 조용히 홀로 머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지루해 합니다. 많은 문제는 조용히 머물지 못하는 데서 기인합니다. 파스칼은 “인간이 겪는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있을 수 있는지를 모른다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잠잠히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반면 모세는 하느님 앞에 홀로 머물러 기다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가 산에 올라가 기다리는 처음 육 일 동안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칠 일 만에 나타나셨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시나이 산에 자리 잡고,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덮었다. 이렛날 주님께서 구름 가운데에서 모세를 부르셨다.(탈출 24,16)
모세는 잠잠히 기다릴 줄 알았습니다. 그는 지루함을 견뎌낸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것이 금송아지입니다. 지루함이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이 두려워서 만든 것이 우상입니다. 그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우상에게 숭배하고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놀았습니다.(탈출 32,6)
하느님께서는 잠잠히 기다리고 있는 모세를 찾아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고요함을 사랑하십니다. 고요함 속에 임하시고, 고요 속에서 말씀하십니다. 지루함을 이겨내십시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상을 만들어 냅니다. 소음과 잡음을 만들어 냅니다. 조바심과 조급함이 만들어 낸 것이 시끄러운 세상 문화입니다. 영혼이 세상 문화의 영향을 받을 때 흔들리고 불안해합니다. 영혼은 고요함 속에 풍요로워집니다. 하루에 몇 분만이라도 하느님 앞에 잠잠하십시오. 그때 경험한 영혼의 고요함을 간직한 채 세상 속에서 생활하십시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영혼의 고요함을 선물하십시오.
장자는 “고요한 마음 앞에서는 온 우주가 고개를 숙인다.”고 말했습니다. 고요한 마음을 가꾸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고요한 마음에서 고요한 언어가 나옵니다. 고요한 마음에서 고요한 배려가 나옵니다. 고요한 마음에서 고요한 어루만짐이 나옵니다. 하느님께 드릴 소중한 선물 중의 하나는 고요한 마음입니다. 고요한 마음이 중요한 까닭은 고요함을 통해 하느님의 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의 중심부에는 하느님의 어좌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의 어좌에 머무르시는 하느님께서는 고요함을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을 예배하기 위해 가꾸어야 할 마음은 고요한 마음입니다. 베드로는 외모를 가꾸기보다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정숙한 정신으로 가꿀 것을 권고합니다.(1베드 3,4) 이 말씀 속에 나오는 ‘정숙한 정신’은 ‘고요한 영’(quiet spirit)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값지게 여기시는 것은 ‘고요한 영’입니다.
‘고요한 영’은 ‘고요한 마음’을 가꾸는 데서 옵니다. 우리 영혼은 ‘고요함’을 좋아합니다. 그 까닭은 고요함이 우리 영혼의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고요함 중에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언어는 고요함의 언어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고요함을 사랑하십니다.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고요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고요한 마음을 바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고요한 마음을 바칠 때만 하느님께서는 영혼 안에서 신비스럽고 신성한 일을 이루신다.”고 말했습니다.
하느님께 고요한 마음을 바치기 위해 침묵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고요함은 침묵에서 시작해서 침묵을 통해 무르익습니다. 고요한 마음을 가꾸는 비결 중에 하나는 비판을 삼가는 것입니다. 하루 중 시간을 나어 아무도, 아무것도 비판하지 말고, 고요히 앉아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고요함을 가꾸는 지혜 중의 지혜는 주님께서 명하신 것처럼 어느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에 솟구쳐 오르는 비판을 잠재우는 것입니다. 오히려 비판하고 싶은 대상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축복을 빌어 주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고요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고요함을 사랑하고 고요한 마음을 가꾸도록 하십시오. 고요한 마음속에 고요한 평화가 깃듭니다. 고요한 마음을 가꾸어 고요한 평화의 사도가 되십시오. 고요한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고요한 미소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십시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