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Why ‘뉴트로’? 2탄 - 응답하라, 그때 그 시절! 콘텐츠를 점령한 ‘추억 갬성’

[바람숲]

‘옛날 과자’ 먹고 ‘옛날 스타일’ 냉장고 사고~

전 분야를 점령한 뉴트로 콘텐츠

▲ 출처 : 대우전자 홈페이지

여러분은 어떤 과자를 좋아하나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심심풀이 간식으로 즐기는 과자도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특히 7, 80년대에도 볼 수 있었던 일명 ‘옛날 과자’들이 유독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대형마트에서는 3~50년 전 첫 출시 모습을 그대로 살린 한정판 과자를 출시하고 있는데요. 한 전자 회사는 IMF 이전의 화려했던 사명을 다시 찾은 기념으로 과거 인기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모델을 그대로 따온 ‘클래식’ 라인 판매를 시작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Why ‘뉴트로’? 1탄>에서는 우리가 지금 뉴트로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번에는 대표적으로 어떤 뉴트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지 분야별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아는 맛’의 힘, 외식업계에 부는 뉴트로 바람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분야 중 하나인 외식업계에서도 뉴트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데요. 을지로의 일명 ‘노맥(노가리+맥주)’ 거리는 거친 노상 주점과 힙한 감성의 카페가 공존하며 묘한 분위기로 젊은 층의 오감을 자극합니다. 압구정에는 메뉴보다 물병이 유명해 명소가 된 곳이 있는데요. 과거의 배달 병 주스를 연상시키는 투박한 사각형 유리 물병과 옛날 콜라병을 인증샷으로 남겨 SNS에 공유하려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옛날 스타일의 냉동 대패삼겹살을 파는 식당들은 방송에 소개되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전체적인 인테리어, 식기, 소품, 그리고 맛까지 옛 감성을 그대로 살린 곳은 지금 가장 핫한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촌스러운데 신박해” 광고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뉴트로

▲ 출처 :　11번가 유튜브 영상

광고계 역시 트렌드에 무척 민감한 분야인데요. 특히 1020세대에 어필하기 위한 온라인·바이럴 광고에서는 뉴트로 감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 오픈마켓의 온라인 광고에는 고고장, 니트를 어깨에 걸치는 패션, 16비트 컴퓨터 등 복고 느낌으로 가득한 설정과 구성이 등장해 흥미를 끌었는데요. 더욱더 재미있는 것은 이 광고의 소재가 바로 가장 현대적인 문물인 ‘휴대폰’이라는 것입니다.

▲　출처 : 프라다 유튜브 영상

최고급, 미래지향의 대명사인 명품 패션 브랜드도 광고 콘셉트에 뉴트로를 선택했습니다. 구형 자동차, 패션, 건물, 유니폼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광고의 스토리나 화면 구성도 예스러운 감성을 그대로 살린 시리즈 광고를 통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가장 앞서가야 할 패션업계가 50년, 100년 전 감성에 도취하다

▲ 출처 : 휠라 홈페이지

패션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두툼한 잠자리 모양이나 큼지막한 안경테는 물론, 중년 남성이 입을 법한 등산복 느낌의 ‘아노락’이 최신 트렌드로 떠올랐는데요. 심플하고 늘씬했던 스니커즈 대신 밑창이 두툼해 ‘아빠 운동화’를 연상시키는 ‘어글리 스니커즈’도 대세입니다. 90년대 중산층 자녀의 유니폼처럼 여겨졌던 노란색과 파란색 패턴이 선명한 스포츠 웨어도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무려 200여 년 전의 회중시계가 다시 등장하고, 150년 된 손목시계가 한정판으로 재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공상과학 영화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첨단 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온 지금, 과거 패션 아이템에 열광하는 것은 디지털에 대한 피로 해소, 아날로그에서 얻는 힐링, 그리고 그 이상의 의미를 안고 있습니다.

‘뉴트로', 진정 새로운 역사를 쓰려면?

한편, 복고의 유행은 현재에 대한 욕구 불만의 지표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복고의 유행은 잊을 만하면 다시 찾아오는 게 사실인데요. 불경기 현상의 하나로 여겨지는 이유기도 합니다. 경제 상황, 정치 상황, 심각한 사회 문제, 국민적인 트라우마 등을 겪고 있을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달콤한 과거를 회상하기 때문인데요.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던 시절 또는 전성기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위로를 얻는 것입니다. 하늘 아래 똑같은 것은 없다는 말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다 보면 결국 막막해지기 마련인데요. 이에, 마케팅 면에서는 복고가 흥행 보증수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더 간절하고 아련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 현상을 현실 회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저성장 시대, 우리는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체념을 가슴 깊은 곳에 안고 살아갑니다. 단순히 옛 것을 추구하고 그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만으로는 현재를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없는데요. ‘재현이 아닌 재해석’이 중요한 때입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어제를 오늘 다시 끌어와서 찬란한 내일로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산초]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수단도 풀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