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사회주의제도 발전과 공산주의 건설을 위한 중요한 담보로서 '가정의 혁명화'를 매우 중요시한다. 따라서 북한당국이 지향하는 바, 결혼은 온 사회의 혁명화, 주체사상화에 있어 선차적·기초적 단위가 되는 하나의 혁명적·동지적 집단을 형성하는 데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또한 북한의 공식 가치지향은 연애와 결혼에 있어 애정 그 자체를 중요시하기보다는 집단과 사회에 대한 헌신, 당과 수령의 뜻 관철이라고 하는 이상과 지향의 일치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은 당의 공식 가치지향과는 다소 다른 결혼관을 나타내고 있다.
배우자의 선호조건과 결혼식
북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배우자 조건은 당의 공식지향과는 달리 매우 현실적이다. 남자들은 배우자의 출신성분과 부모의 권력 배경 및 경제력 등 가정환경을 우선 고려하며, 배우자의 마음씨와 전통적인 여성스러움, 그리고 외모를 중시한다. 또한 배우자의 직업으로는 생필품 판매상점·백화점·호텔·식당 등의 판매원이나 요리사, 재단사 등을 선호한다. 그러나 최근 북한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는 장마당 등지에서 억척스럽게 장사하는 여성이라고도 한다.
여자들은 당적 배경이 있는 사람, 당의 권력자이거나 물품 공급이 잘 되는 부서의 간부 자제, 해외여행 기회가 비교적 많으며 외화를 만질 수 있는 외무성 및 대외무역 종사자, 군관, 도시 거주자 등을 배우자로 원하며, 특히 평양 총각과 결혼하면 평양 거주가 가능하므로 평양총각을 선호한다.
그러나 최근 식량난이 심화된 이후로는 오히려 도시 처녀들이 농촌 총각과 결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제특구로 지정된 나진·선봉지역의 생활환경 및 수준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북한여성들이 원하는 최상의 배우자는 나진·선봉에 거주하는 남자라고도 한다.
북한에는 우리와 같은 예식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랑집이나 신부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으나, 최근에는 평양의 대형음식점인 경흥관이 전문 예식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축의금이 있다. 신혼여행은 없으며 인근 혁명유적지나 공원 등을 찾는 정도이다.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4·15)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16)에는 결혼식을 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