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30분이 지나 집을 나섰다.
산악회 따라 다닐 때에 비하면 이른 시각도 아닌데 바보는 이른 시각에 먼길 운전하고 가는 날
밥 차려 주며 조심하라 한다.
내가 구례에서부터 어긋내어 놓은 차를 최근 바보는
주차한 내차를 피하려다 담장 블록을 넘어 뜨리며 우측 프렌다를 긇히고 굽어 놓았다.
자차보험 처리를 하라는데, 고심하던 바보는 부산 언니한테 추석 떄 가져가는 방안을 의논했단다.
백수인 내가 다녀오기로 한다.
된장과 야채를 준비헤 달라 해 한밤 부산의 어느 산에 갈 차비를 하고 나서는데 아무래도 날씨가 걱정이다.
진영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8시 30분이 지나 부산 원파크에 도착한다.
다리를 건너 금사역 부근의 송파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처형의 사무실에 가 차 한잔 한다.
목소리 들은 적 있는 전무가 인사를 나누며 산에 가겠다는 나에게 세밀하게 안내한다.
난 대중교통 이용해 금정산을 말하는데 그가 날 8층 옥상으로 데려가더니
저 건너 아파트 뒤의 산이 장산인데 해운대 조망이 좋다고 한다. 정상이 개방되었고
전문가들도 감탄하는 너덜이 크다고 한다. 그의 산 안내는 자세하다.
걸어서 장산에 가기로 한다.
차에 박 배낭을 두고 와 이백 시집과 수첩을 손에 들고 나서니 지전무는
비닐에 넣으라 조언을 한다. 비닐 손가방을 빌려 우산까지 넣고 큰길로 나선다.
반여농산물시장의 담을 따라 길을 가다 주유소 앞에서 왼쪽으로 산을 보고 걷는다.
24시 이마트에서 작은 술과 빵 비옷을 사 손가방에 넣는다.
가게 앞의 슬리퍼를 신은 남자들에게 장산가는 길을 물으니 입구까지 가다가 지칠 거라며
건너편에 가 버스를 타라 한다.
비탈진 찻길을 걷는다. 시내버스들이 소릴 내며 올라간다.
벌써 등짝에 땀이 밴다.
왼쪽 산이 있는 쪽을 보고 시장안을 지난다.
부산이라는 항구 도시는 산비탈에 이젠 아파트들이 많이 서 있다.
반여중 지나 또 반여초가 나오는데 학교는 비어 있다.
그러고 보니 아랫쪽에서 반여초를 지나왔다.
계단을 오르니 바로 숲이디. 생태습지숲이라는 안내가 있고 계단과 운동기구에 등산로도 나무계단이다.
손에 든 가방이 무거워져 손을 바꾼다.
걸음이 무겁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 감기일까 코로나일까?
술마신 몸은 면역력이 떨어졌을까?
고무관을 대어놓은 샘터를 지나 너덜이 나타나는 길에 들어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남자를 만난다.
여기가 너덜이냐 하니 아니고 더 오르다 왼쪽 작은 길로 들어가라 한다.
길을 벗어나 작은 너덜의 큰 돌들을 보고 오른다.
나무 사이에 묻힌 돌들은 크다. 무등산응화암처럼 각이 져 매끈하지 않지만
화강암 바위들이 미끄럽지 않다.
길없이 너덜의 바위를 손잡지 않고 가방을 들고 건너뛰어 오른다.
바위 사이에 밤송이가 벌어져 흔드니 송이째 툭툭 떨어져 바위 사이로 들어간다.
썩은 나무로 밤송이를 밀어올려 등산화로 누른다.
작은 밤 몇 개를 준머니에 넣고 다시 오르니 누군가 한자 불자를 그어놓기도 했고
기도 자리인지 시멭트 자국이 바닥에 보이고 돌담도 보인다.
저 건너의 금정산과 황먼산인지가 아파트 숲 뒤로 흐릿하다.
너덜을 헤매다보니 어느새 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돌며 보니 계단 공사중이고 합장바위가 아래로 70미터라고 써 있다.
사람없는 공사판을 지나 내려가니 전망데크를 만들고 있다.
합장바위를 옆으로 보고 올라온다.
조금 더 오르다가 큰 바위에 올라가 작은 보드카를 과자 안주에 입대고 마신다.
아직 11시도 되지 않았다.
다시 손가방을 들고 오르니 보드러운 능선이다.
정상에 태극기가 보이는데 길은 왼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정상가는 길이 글씨가 씌여진 포장길을 만나 오른다.
쑥부쟁이 피어있는 길을 올라 감시초소 지나니 계단 위가 정상이다.
한쪽은 철조망과 포장으로 막은 군부대다.
나보다 몇 살 위인 듯한 네 남자들이 사진을 찍어달라 한다.
철조망과 어지러운 전선들이 얽히고 곧 비가 쏟아질 듯 흐릿한 날씨가 조망을 가린다.
조망 안내판을 보고 내려온다.
옛정상석 부근 바위에 앉아 점심으로 빵과 술을 먹는다.
지전무님은 전화하여 비 대비하라며 동래온천 부근에 가면 온천욕과 먹거리를 잘 즐길거라 하신다.
많은 정보를 주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내가 동아대석당박물관에 가는 길을 묻자 신해운대역에 가 한번만 환승을 하란다.
몇 사람이 지나간다.
폭포사쪽으로 내려가려는데 절은 나타나지 않고 중봉과 옥년봉이 나온다.
거미줄처럼 자주 나타나는 등산로는 시민의 산책로로 이정표도 잘 되어 있다.
어느 순간 물소리가 들리고 맑은 물이 넓게 흐르는 계곡이다.
얼굴을 씻고 저수지를 돌아 둑을 걸으며 어른꼐 신해운대역을 묻는다.
걸어가는 길은 복잡해 안내할 수 없으니 저 공원을 나가 택시를 타라한다.
공원을 나오며 보니 대천공원이고 지질공원 안내판이 서 있다.
위로 지나는 도로 아랠 지나니 신해운대역 안내판이 보인다.
몇번 돌고 돌아 아파트 사이 군부대 앞의 역사에 들어간다.
교대역 가는 무궁화호를 어찌 타느냐 물으니 그냥 지하철을 타란다.
동해선을 타고 교대역에 닿아가는데 처형이 전화해 차수리가 다 되었다 한다.
너무 빨라 깜짝 놀라며 교대역에서 바삐 내린다.
동래역에 가 4호선으로 갈아타고 금사역에 내린다.
차를 찾고 나오는데 지전무는 가덕도 선창에 가면 캠핑하는 이들이 있을거라고 안내해 준다.
아직 4시가 되기 전이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다.
빗속을 운전해 남해고속도로를 달린다.
낮에 먹은게 부실한지 배가 고파 함안휴게소에 들어가 국밥을 먹는다.
소주 생각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