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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역술업을 하게 된 운명같은 동기나 이유가 있나요?
A:
역술가는 내담객의 생년월일시를 물어보고, 만세력을 보고, 이를 간지로 뽑아 팔자를 훑어보게 됩니다.
사람은 결국 죽음으로 귀결되는데요. 이때 염라대왕이 바라보는 명부가 바로 만세력을 통하여 뽑은 4柱8字(4개의 기둥과 8글자)입니다.
0에서 시작하여 끊임 없이 앞으로만 치닫는 디지털 개념의 숫자로 이뤄진 생년월일시를 60주기로 순환하는 시공간 개념의 아날로그로 변환하여 보는 것이, 역술인들이 보는 사주팔자라는 간지입니다.
공장에서 나온 제품을 보면, 생산지부터 생산자 생산된 날짜등이 기록 된 암호를 바코드라고 하지요. 그런 바코드 같은 암호가 사주팔자 만세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염라대왕이 본다는 사주팔자 만세력을 각고의 공부를 통하여 역술인들도 동일하게 보는 권한을 지니게 된다는 것인데요.
일전에 크게 히트한 드라마 도깨비 속 도깨비 부인과 같아진다는 것 입니다. 저승사자도 보고 도깨비도 보는 등 인간의 삶과 죽음 너머를 보는 권한을 지닌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역술업을 활인업이라고 하는데요. 사람을 살린다는 뜻도 되지만, 사실 자신의 생명줄을 살린다는 뜻도 됩니다.
되는 일이 없는 사람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음식업이나 역술업을 하면 팔자가 피는 경우가 많아요. 베풀면서 운이 풀리고 수명이 늘게 되는 것이죠.
7.80년대 무한경쟁 자본주의가 가져온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벌였던 새마을 운동의 폐단이 아버지의 농약 중독이었다고나 할까요.
한정된 땅에서 더 많은 곡식을 뽑아내자니 얼마나 독한 비료를 뿌리고 농약을 쳤겠어요. 곡식 낱알을 더 얻기 전에 저의 아버지 몸에 병마가 들어닥친 거죠.
근육들이 힘을 못쓰고 몸이 말라들어가는 병마였습니다. 시골 어지간한 땅부자 소리 듣던 저희 집은 결국 부산대학교 근처로 이사를 왔습니다.
병마로 인하여 이사를 하고 운명처럼 저의 아버지께서 활인업들을 시작한거죠.
어머니는 학생들을 먹여 살리는 하숙업을 하고 아버지는 직업이 없이 이리 저리 다니셨습니다.
그러다가 헌 책방에서 만난 명리학 책을 보신거죠. 아버지께서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어지간한 한자를 모두 독파하신 분이거든요. 한자로 된 글자들이 가슴 깊게 들어오셨겠죠.
저승에서나 볼 수 있는 염라대왕 명부를 매일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요즘은 자기계발코스로 죽음체험도 한다는데요. 즉 점집가서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만세력으로 뽑고 사주간지를 들여다 본다는 것은 죽은 뒤에야 볼 수 있는 자신의 운명을 본다는 것입니다. 미리 사후체험을 하고 있는 것이죠. 숙연해야하고 엄숙해질 수 밖에 없는 거죠.
대원철학관으로 부산대 앞에서 복을 빌어주는 복채를 받아가며 저의 아버지께서 명리상담을 오랫동안 하셨습니다. 그리고 병마로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 책꽂이에 꽂아진 책장안에서 복채를 발견하였고요. 책갈피에 꽂아 둔 천원 오천원 짜리 복채들. 사주팔자를 보러와서 웃고 떠들던 대학생들이 회상되면서 저의 인생 터닝포인트에 역술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 상담이 처음엔 너무 무서워서 약주를 꼭 한잔씩하고 불콰하게 얼굴이 올라온 상태에서 손님을 맞았다고 하는데요. 저는 첫 상담부터 너무나 재밌고 좋았습니다.
아버지 공줄을 이어서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서울 서경대학원 동양학과에서 "사망시기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인간 삶의 생과 사라는 주제와 운명에 대하여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제가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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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해밀 이주원교수와 사주 명리학 이야기 인터뷰. 제공: 타롯뉴스. 밴드 검색어: 폴라리스타로카페. 문의 010 5234 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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