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은 저물고 조류·파력 발전은 뜬다
‘가로림만 쇼크’를 계기로 정부의 해양에너지 정책이 사실상 조력을 포기하고 조류ㆍ파력ㆍ온도차 등 발전분야로 방향전환하고 있다.
환경 파괴, 양식ㆍ어업 타격 등 논란 끝에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는 가로림만 조력발전소의 실패를 통해 생태계 훼손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가로림만 조력' 좌초 이후
해양수산 미래 비전 재정비
친환경에너지 육성에 초점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가 지난 5월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30 해양수산 미래비전’에서 ‘조력 발전’이란 용어가 사라졌다.
2030 미래비전은 해수부 재출범을 계기로 전임 이주영 장관 때 착수해 3년차인 현 유기준 장관이 완성한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대비한 해양수산정책의 청사진이다.
3대 핵심가치, 170개 과제 가운데 해양에너지 분야는 조류, 파력, 해상풍력, 해수온도차 발전산업에 대한 실행계획이 담겼다. 반면 그 동안 ‘단골손님’이던 조력 발전은 빠졌다.
이에 대해 김영석 해수부 차관은 “해양에너지는 친환경이 생명”이라며 “조력보다는 조류, 파력, 온도차 등으로 (해양에너지 정책이)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 논란에 대해선 “(사업방향이) 친환경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았다”며 “가로림만은 의욕이 다소 지나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력발전 업계는 이 같은 해수부의 정책전환에 대해 “조력발전에 대한 사망선고”라는 반응이다. 가로림만조력발전측 관계자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반려조치가 개별사업에 대한 사망선고였다면, 해수부의 2030 미래비전에서 조력발전이 빠진 것은 산업에 대한 ‘확인 사살’이다”고 말했다.
조력의 빈 자리는 조류, 파력, 온도차 발전 등이 메울 전망이다. 댐을 지어 조수간만의 차이를 활용하는 조력 발전에 비해 조류는 바닷물의 흐름을, 파력은 파도의 움직임, 온도차는 해수 온도차를 각각 활용해 발전한다.
해수부는 이순신 장군의 명랑해전으로 유명한 울돌목에 세계 최고 수준의 조류발전 기술을 접목해 100㎿ 규모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500㎾짜리 터빈 2기로 40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1㎿ 규모다. ‘이순신 발전소’로 이름 붙여진 이 사업의 다른 이름은 ‘명량 프로젝트’다.
제주에는 파력, 해상풍력 발전 등이 집약된 초대형 복합발전단지, 즉 ‘해양 에너지 아일랜드’가 조성된다. 현재 영국의 EMEC와 Wave HUB, 스페인의 BiMEP 등이 제주 해역에서 실증센터를 운영 중이다.
해양심층수와 표층해수의 온도차를 이용한 해수온도차 발전의 경우 2018년 평창올림픽 행사기간 중 공급을 목표로 강원도 고성에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해상풍력, 파력 등 해상에서 생산된 해양에너지를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공급할 수 있도록 대용량 저장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