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만덕 큰스님 어린시절 이야기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조금 해드리겠습니다.
호적과 나이가 다릅니다. 우리 교수님들 메모를 해놓으세요.
이분은 갑오생(甲午生) 말띠 61세입니다.
태사부님은 어렸을 때부터 유독 아버지를 따랐습니다.
아버지와 인연이 깊었어요. 살다가보면 갑작스럽게 어떤 경우를 당할 수 있지요.
무서운 일이라든지 깜짝 놀란다든지 하는 경우에 일반인들은
거의 ‘어머니!’ 또는 ‘엄마!’ 하잖아요.
이분은 ‘아버지!’ 하더라고요. 참 희한하더라고요. 그만큼 아버지를 따랐습니다.
그냥 ‘아버지!’ 합니다. ‘어머니!’ 하는 법이 없어요.
그것을 내가 항상 듣고 ‘참 묘한 분이다!’고 생각했지요.
어렸을 때부터 부처님 꿈을 많이 꾸셨더라고요.
이거 참 희한한 일입니다.
사람들이 꿈을 꾸면 대개 잡스러운 꿈을 꿉니다. 이분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지난날 이야기를 내가 많이 들었는데 꿈이 부처님 꿈 아니면
대인(大人)이 꾸는 꿈을 꾸더라고요. 대인몽(夢)을 꾸더라고요.
그래서 ‘야! 참 다르구나!’ 그랬습니다.
경전을 읽으면 꿈에 꼭 가사 장삼을 수하는 스님이 나오시더라고요.
이거 어렵습니다. 어렵거든요.
그 집성촌으로 이사 가서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을 다니는데
그 동네 애들이 왕따를 시킵니다.
그 집성촌은 전부 같은 성씨잖아요. 여기만 문씨입니다.
그러니까 왕따를 시키잖아요. 언니가 네 살 위인데 언니도 왕따 당해요.
그래서 왕따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태사부님이 어렸을 때, 아버지를 아주 따르니까 학교에 갔다 와서,
아버지가 ‘오늘 어느 논 어느 쪽에 가서 일하고 있을 테니까 그리로 오너라.’ 하면
그리로 가서 숙제도 하고 틈틈이 탄공술를 익혔더라고요.
여러분 탄공술을 아십니까?
새알크기 만한 돌멩이를 많이 모아서 엄지손톱 위에다 올려놓고 탁 튕기잖아요.
이것이 탄공인 거예요.
시간이 많으니까 처음에는 1미터 앞에 목표를 정해놓고 ‘탁!~’ 치고, 그게 되더래요.
이분은 굉장히 집중력이 강합니다. 집중력이 무섭습니다. 그냥 되더래요.
그 다음에는 2미터 저쪽에 목표를 두고 ‘딱! 딱!’ 치는데 잘 되더랍니다.
아버지는 일하시고요. 그것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연습했더라고요.
그래서 자기 언니를 왕따 시키는 동네 선배언니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불러다가 저기 오면 ‘딱!’ 때려버립니다.
아버지가 알고 ‘너는 눈은 맞추지 마라!’고 하셨답니다.
이마를 목표로 조준해서 ‘딱!’ 치면 정확하게 이마를 맞춰서 울고 간다 그거예요.
이기거든요. 이 분은 싸우면 지는 경우가 없어요.
싸움 붙었다고 하면 목숨을 걸어버린대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더라고요.
지는 성질이 아닙니다.
자기도 왕따 당하고 언니도 왕따 당하니까 어떤 수가 없었어요. 별 수가 없어요.
이 탄공술로 하는 거예요.
어떨 때에는 재래식 변소의 똥통 막대기가 동원되기도 합니다.
그것을 똥통에 휘저어서 들고 와서 저 문 앞에 앉아 있데요. 의자에 앉아 있어요.
자기 언니를 조롱하고, 자기를 못살게 구는 녀석들을 혼내 주려고요.
탁~ 앉아 있으면 자기 앞에 지나간다 그래요.
그러면 이 똥 막대기를 들고 뿌린단 말이어요.
우리 태사부님이 키가 작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작았어요.
그리고 여섯 일곱 살 먹었으니까 무슨 힘이 있습니까?
밥도 제대로 먹지 않아 살도 붙지 않으니까 부모님들이 염려를 많이 했데요.
제발 밥 좀 먹으라고. 살 좀 붙으라고. 그러니 뭐 힘도 없지요. 다만 기가 있어요.
기가 아주 셉니다. 담력이 대단해요.
그 똥 막대기를 뿌리게 되면 도망치다가 옷에 묻히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안 그러겠습니까?
그러면 당한 아이들이 자기 부모님을 데리고 온다 그거예요.
그러면 아버지가 ‘그러니까 왕따를 왜 시켜. 잘못했네.’ 하시면서
쌀 1말 2말 이렇게 퍼주기도 했습니다.
그 동네 사람들이 못 살았어요.
태사부님 집안은 논밭을 사서 짓고 하니까 한 백 두락(斗落)되었지요.
태사부님이 친구나 언니 친구를 되게 때려서 이마에 피가 탁 터지면
엄마 아빠를 데리고 온다 그거예요.
그래놓고 집으로 도망 오면 아버지가 ‘또 사고 냈냐?’ 하시고는
절대 나무라지 않으셨어요. 아버지가 이 따님을 정말 사랑했습니다.
이 따님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중하늘에서 오셨거든요.
그럴때마다 그 부모님한테 잘 이야기하고 치료비 좀 주고 또 쌀말이나 주고 했데요.
그렇게 왕따를 극복해서 나중에는 학교에서 돌아올 때
소녀 태사부님의 책가방을 언니 친구들이나 자기 친구들이
서로서로 들어다 준다고 해서 자기는 대장노릇을 했더라고요.
내가 태사부님과 함께 공부하다가 공부가 끝나면,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해서 그런 사례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 그렇게 재미가 있더라고요.
희한하게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출처:2014년 자재 만현 큰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