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여름특집이냐? 인제4월인데!!혹은 왜하필 캐러뱐베이냐?
하시는 분이 계실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하지만 벌써부터 `여름방학 땐 모하고 놀까`하는 사람이 있고(접니다^^)
제가 작년에(비 엄청나게 왔을때였슴다) 가본 데가 케러뱐 베이 밖에 없
서서임돠 흠.. 그럼
1. 출발의 정당성
어찌어찌 동강에 래프팅 가려는 계획이 무산되고, 매일 껀수를 부르짓
던 3명이 함께 캐러뱐 베이를 가자고 역적 모의를 했다. 물론 캐러뱐 베
이 같은 곳은 어린이들을 가진 단란한 가정이 놀러 가거나,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연인들이 더욱 불타오르게 만들기위해 삼성이 지어준 성지임을
알고 있지만서도, 난 가보고 싶어 죽을지경이였다. 아무리 금기시 되어있
는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죽겠다는데 어쩔 것인가! 우리는 너무도 당당
하게 캐러반 베이를 가자고 결심하고, 두명의 일사니언(일산에 사는 사
람)과 함께 출발하기 위해 일요일 저녁 7시경 마두역으로 향했다.
tip 1. 이성 친구가 없어서, 혹은 같이 놀자니 귀찮아서 오늘도 집 안에
서 빈둥거리고 있는 학우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허나 미인은 용기있는
자의 것이고 즐거운 수영장도 뻔뻔한 자의 것이다. 남자끼리면 어떻고,
여자끼리면 어떤가! 난 공대생 3명끼리 갔다. 가서 놀때도 그렇고 돌아와
서도 도덕적 죄책감은 전혀 없었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2. 떠나는 길
밤새 내리던 천둥 번개는 세명의 건장한 대한민국 장정을 공포에 떨게하
기 충분했다. 다음날의 흥분에 들떠 거나하게 맥주 한병씩 마신 상태였음
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충분한 숙면을 이루지 못했다. 허나 새벽 5시에 맞
춰놓은 따르릉 시계에 벌떡 일어나고 30분간의 빈둥거림과 가야할지 말아
야할지 고민한 결과 캐러비안 베이 지역은 남부 지방이기 때문에 비가
덜 내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출발했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 “
시저의 심정을 우리는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폭우는 처음이였다. 와이퍼를 3단으로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앞
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운전을 했다. 옆과 뒤에 앉은 친구들은 이
건 운전이 아니라 오락하는 기분이라고 신이나서 외쳐댔다. 나도 외쳤
다.
“ 도대체 왕은 언제 나오는거야! “
이렇게 힘들게 가면서 고속도로를 탈 때쯤 되니깐 비가 안오고 하늘만 흐
렸다. 우리의 판단은 촉망받는 대한민국의 젊은이 답게 정확했다.
캐러뱐 베이 입구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였다. 우리보다 먼저 와 있는 사
람들을 보고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차들의 번호표를 보니 충북,
울산, 전남 등등 진짜 햇볕 쨍쨍 내리쬐는 남쪽나라 사람들이였다. 이렇
게 작은 우리나라는 갈기갈기 찢겨있었다. 그리고 서울쪽에 있던 먹구름
이 다시 남하하는 것이 눈에 보이며 폭우가 쏟아졌다. 우리는 차 안에서
8시 30분까지 모자른 잠을 보충하기로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잤다.
tip 2. 물론 우리는 젊으니깐 버스타고 가도 좋다. 하지만 까놓고 말해
우리가 유치원생, 초등학생도 아니고 하루종일 수영하고 나면 남아있는
체력이 없다. 반드시 차있는 친구 한명을 꼬셔서 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1착 버스타고 온 사람들은 폭우가 쏟아지니 마치 폭격을 받는 피난
민처럼 어쩔줄 모르고 화장실 밑 처마에 숨어있었다. 차를 안가지고 가
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우리의 자존심은 차라리 비를 맞을
지언정 화장실 처마밑에 숨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 감기기운이 있
고, 나중에 대머리 되기 싫은 사람은 자존심 한번 숙이고 화장실 처마밑
에 숨을 것을 추천한다.
3. 티켓팅
삼성맨을 통해 구한 캐러뱐 베이 티켓은 2장. 그러나 그곳엔 구입한 삼성
맨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우리는 과연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무어
라 대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했다. 나는 쾌락과 환락의 상
징이라 할 수 있는 ‘삼성 애니 패스 카드’가 있었기에 30%의 할인을 받
고 입장하기로 결정했다. 허나 삼성맨의 이름이 자꾸 우리를 괴롭혔다.
드디어 방법을 짜냈다. 염가 티켓을 가지고 있는 두명이 먼저 입장하자.
만일 걸리면 우리 외삼촌이라고 하자! 그리고 입장시켜주지 않으면 그냥
집에가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 허나 표를 받는 사람은 신경도 쓰
지 않고 그냥 통과 시켜줬다. 흠흠...... 나도 입장.
tip 3. 주위에 알고 있는 삼성맨을 붙잡아 무조건 캐러뱐 베이 티켓 달라
고 떼를 쓴다. 성수기 시절 이곳의 입장료는 45,000원이다. 아무리 삼성
애니 패스 카드가 있다해도 30%밖에 에누리해주지 않는다. 할인 가격은
31,500원. 삼성맨이 구입하는 캐러뱐 베이 티켓 가격은 2,000원. 삼성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나 1인당 29,500원 차이다. 요즘 돈
없어 죽겠는데 어찌 그런 억대 규모의 돈을 내고 입장할 수 있는가. 다
른 일도 아니라 사람이 죽겠다는데 말이다......
4. 입장, 탈의 및 실내 시설 즐기기
사물함을 이용하려하니 500원짜리 두개를 집어넣어야 한단다. 우씨....
홈페이지를 봤을 땐 무료라고 하더니 1,000원이나 써야하다니. 우리 셋
의 안경과 구두가 찌그러지는 것은 무시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 한개의 사
물함에 세명의 짐을 모두 구겨넣었다. 집에 갈 때 열쇠를 푸르니 돈이 다
시 나왔다. 사람은 돈을 아껴야 할 때 아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다
시금 알게 되었다.
여하간 밖으로 나오는데 어떤 9~10살 먹은 녀석이 지나가면서 한다는 소
리가
“ 어휴, 캐러비안 베이 진짜 오랫만에 왔다. “
그래서 나도 혼잣말로 궁시렁 거렸다.
“ 좋겠다 새꺄. 난 21년 만에 처음 와봤다.”
우리는 사람이 없을 때 가장 인기있는 것을 타기 위해 미끄럼틀로 갔다.
무슨 슬라이드라고 하는 멋진 영어이름이 있는데 그냥 약간 긴 미끄럼틀
이다. 3종류가 있어서 각각의 특색이 있고 무척 재미있는 탈거리 였다.
단 다 내려온 다음에 수영복이 똥꼬에 끼는 것은 조금 거북했다. 그리고
나의 용기를 다시금 확인할 일이 있었는데, 미끄럼 순서를 기다리는 중
금발의 아리따운 비키니 아가씨들이 보였다. 우리 셋은 오우~ 예쁜
데.... 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옆에 용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문신을 등
전체에 한 깍두기 아저씨 두명이 같이 있었다. 그리고 내 뒤에 서서
“아이~ 나 이거 무서워서 못탈꺼 같은데......”
라고 애교를 떨었다. 아, 아가씨 말고 깍두기 아저씨가 콧소리 내면서 애
교를 떨더란 말이다. 물론 용감한 나는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비키라
고 하지 않았기에....... 그리고 사실 변명은 아니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
깝다는 말은 그런 사람들 앞에 있어봐야지 실감할 수 있다. 등의 또아리
틀고 있는 용 두마리는 진정으로 초법적인 존재로 보였다.
파도 풀에서 큰 파도 밀려올 때 마다 앞으로 가서 우와아아악~ 비슷한 비
명을 지르며 파도 타고 놀고, 튜브 슬라이드 타면서 물에 고꾸라지기도
하고 둥둥 떠다니는 곳에 들어가 튜브 위에서 편히 쉬기도 했다. 캐러뱐
베이에서 난 너무도 천진난만한 소년이였다.
tip 4. 무조건 일찍 가서 3개짜리 무서운 미끄럼틀 많이 타라. 사람이 없
을 때 재미있는 것을 많이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괜히 1시간씩
기다려서 1분도 안되는 미끄럼타면 허무하지 않은가! 약간 쪽팔리다 할지
라도 두 번, 세 번 타고 즐겨라. 난 무서워서 한 번씩만 탔고, 대신 재미
있는 튜브 슬라이드를 뻥안치고 20번 정도 탔다. 나중엔 라이프 가드 아
저씨들도 날 알아보곤 주의사항을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등에 문신있는 사람들을 보면 무조건 눈 마주치지 않는다. 당연
히 옆에 붙어있는 단란이 아가씨들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녀들의 비키니
가 아무리 매혹적이라 할지라도 내가 여자친구 사귀어서 비키니 입히고
데리고 오면 되는 것이다. 자존심 죽이자. 아, 그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
해 달라고 하면 찍소리 말고 양보해 주자. 직접 보니 또아리 틀고 있는
용문신은 공포영화 그 이상이였다. 캠......
5. 실내 시설 이용하기
실내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물놀이 할만
한 곳은 별로 없었다. 다 애들 이용하는 곳이여서 실망을 했으나 3층과 6
층의 사우나 시설은 아주 적당한 온도로 덥지도 않고 땀을 빼기에 무척
좋았고, 6층의 스파 시설은 레몬 탕, 쟈스민 탕 등 다양한 종류의 탕들
을 갖추고 있어서 ‘어~~~~~’ 라는 할아버지 소리를 내며 휴식을 취했
다. 보기에 약간 민망한 노란 비키니를 입고 탕에 들어온 아가씨가 있어
서 우리 세명이 뚫어지게 쳐다보니 옆에 있던 남자 친구 녀석이 자기 몸
으로 그 아가씨를 가렸다. 더럽고 아니꼽지만 그냥 밖으로 나왔다.
6층에는 선탠실이 있는데 그 맨 왼쪽에 있던 어떤 아가씨는 과감하게도
돌아 누워서 비키니 상의를 풀러버렸다. 웬지 아저씨들이 많이 선탠실을
흘낏흘낏하더라니...... 나도 안을 보고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
말 여기는 쾌락의 파라다이스다.
6. 집으로 복귀
3시 30분 정도 되니 우리 셋은 모두 지쳐서 집에 가자고 했다. 진짜 끝없
는 스태미나를 자랑하던 10년전 나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젠
내 몸을 소중히 여겨야할 나이기에 눈물을 거두고 밖으로 나왔다. 입장
을 하고 나니 시꺼먼 구름이 몰려와 오전내내 폭우를 쏟아부었지만 그래
도 우리의 젊음은 그 비를 이겨냈다. 다만 햇빛 쨍쨍한 날에 미녀들이 파
도 풀 앞에 비치된 선탠용 의자에 주루룩 누워있다는 광경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어도 충분히 자극적(?) 이였다.
앗, 밖으로 나오려는데 우리가 입장할 땐 비가 안내려서 우산을 안가지
고 왔었다. 보니깐 사물함 위에 커다란 우산이 있었다. 누구껀지는 모르
겠지만 차있는 곳까지만 빌리기로 하고 셋이서 우산을 쓰고 나왔는데, 막
상 차에 도달하니 갖다주기가 귀찮았고, 사실 제자리에 놓을 생각은 없었
다.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물함 위에 있던 우산들은 누구 것이냐의 문
제가 아니라 누가 먼저 나와서 그것을 쓰느냐의 문제였다. 나의 도덕성
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건 못된 짓이라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비내려서 감기걸려 죽을꺼 같은데 어떻게 하는가! 다른 일
도 아니라 사람이 죽겠다는데......
그리고 친구과 집으로 무사히 복귀. 너무 힘들어서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
다. 그래도, 어제 갔던 캐러뱐 베이는 내 대학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임을
알기에 후회는 않는다.
tip 6. 비오는 날에 가는 것도 의외로 괜찮다.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미끄럼틀도 빨리빨리 많이 탈 수 있고, 어차피 물속에서 노는 건데 비오
는게 무슨 상관인가! 비키니 입은 미녀들이 선탠 의자에 주루룩 누워있
는 광경을 못보는 것이 조금 안타깝긴 해도 충분히 시도할 만 하다. 그리
고 우산은 접을 수 있는 조그만 것을 가지고 가 사물함에 보관해 나같이
파렴치한 사람들이 가지고 가는 것을 방지하자. 내 우산이 없어졌으면 진
짜 열받을꺼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약간 공부하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다.
핵핵.... 많이도 썼는데, 이 정도면 캐러뱐 베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
지?
카페 게시글
우리들 이야기
(여름특집 제1탄) 체험판 캐러뱐 베이 120% 즐기기 완벽 매뉴얼
모리엔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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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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