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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부시(終而復始)
어떠한 일을 끝내자마자 바로 이어서 다시 시작한다는 뜻으로, 천하의 이치는 끝마치자마자 다시 시작된다는 말이다.
終 : 끝날 종(糹/5)
而 : 말 이를 이(而/0)
復 : 다시 부(彳/9)
始 : 비로소 시(女/5)
출전 : 관자(管子) 第64篇 형세해(形勢解)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해가 시작되었다. 이와 같이 어떠한 일을 마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종이부시(終而復始)라 하는데,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유명한 재상인 관중(管仲)이 쓴 관자(管子) 第64篇 형세해(形勢解)에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하늘은 만물을 품어 기르고, 추위와 더위를 조절하며, 해와 달을 운행하며 별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하늘의 법칙이므로,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天覆萬物, 制寒暑, 行日月, 次星辰, 天之常也, 治之以理, 終而復始。
군주는 모든 백성을 보살피며 천하를 다스리고, 백관을 주재하는 일이 군주의 상도이고, 법규에 따라 다스리므로 끝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主牧萬民, 治天下, 蒞百官, 主之常也, 治之以法, 終而復始。
자손을 화목하게 하고, 친족을 결속시키는 일이 부모의 도리이니, 의(義)에 따라 다스리고, 끝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和子孫, 屬親戚, 父母之常也, 治之以義, 終而復始。
공경과 충성, 신의를 돈독히 하는 것이 신하의 도리이니, 군주를 모시는 일이 끝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敦敬忠信, 臣下之常也, 以事其主, 終而復始。
부모를 사랑하고 잘 모시며, 공경하고 가르침을 받드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니, 그 일이 끝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愛親善養, 思敬奉教, 子婦之常也, 以事其親, 終而復始。
(管子/ 第64篇 形勢解)
손자병법(孫子兵法) 병세(兵勢)편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습작전을 잘 쓰는 자의 변통은 천지와 같이 무궁하고 강물처럼 마르는 일이 없다.
故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海。
끝났는가 하면 다시 시작되는 것은 마치 해와 달이 지는가 하면 다시 뜨는 것과 같으며, 죽었는가 했는데 다시 살아나는 것은 마치 네 계절이 저무는가 하면 다시 시작되는 것과 같다.
終而復始, 日月是也; 死而復生, 四時是也。
근사록(近思錄)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천하의 이치는 끝마치며 다시 시작되고, 다시 시작된 항상 있는 것이고 끝남이 없는 것이다.
天下之理, 終而復始, 所以恒而不窮.
이렇게 끝남이 없는 항상(恒)이란 한 상태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恒非一定之謂也.
만일 한 상태로 고정되어 있다면 항상(恒)이 될 수 없는 것이다.
一定則不能恒矣.
오직 때에 따라 계속 변하고 바뀌어 나가는 것이 상도인 것이다.
惟隨時變易 乃常道也.
하늘과 땅이 상구(常久)하는 도와 천하의 만물이 상구(常久)하는 이치는 도를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누가 능히 알 수 있으랴.
天地常久之道, 天下常久之理, 非知道者, 孰能識之.
종이부시(終而復始)
歲月本長而忙者自促,
세월은 본래 길건만 마음 바쁜 이가 스스로 짧다 하고,
天地本寬而鄙者自隘,
천지는 본래 넓고 넉넉하건만 마음 천한 이가 스스로 좁다 하며,
風花雪月本閒而勞攘者自冗.
바람과 꽃과 눈과 달은 본래 한가롭건만 악착스런 이가 스스로 번거롭다 하네.
채근담에 나오는 시다.
세밑이다. 이맘때면 왠지 허전함이 마음에 가득하다. 누군가는 황혼 빛이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거기에는 그리움과 아쉬움, 슬픔이 짙게 묻어 있다.
존 키츠의 “미(美)는 우수(憂愁)와 함께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한 해가 가는 12월의 아름다움 속에서 내면으로 젖어드는 숭고한 아픔과 회한으로 얼룩진 아쉬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물론 우주의 긴 시간에 비춰 볼 때 일년은 찰나에 불과하고, 세상은 예전처럼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공자가 “춘하추동 사계는 변함없이 운행하고, 만물은 여전히 낳고 자라니, 하늘은 무엇을 말하는가(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라고 설파한 바는 천지의 단절 없는 운행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근사록에서, “천하의 이치는, 끝마치자 마자 다시 시작되고, 항상 있는 것이며 끝이 없는 것이다(天下之理, 終而復始, 所以恒而不窮)”라며 “오직 때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바뀌어 나가는 것이 곧 상도(惟隨時變易, 乃常道也)”라고 한 가르침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그래도, 한 해의 끝을 어떻게 하면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사랑 실천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 상징하듯 팍팍하고 어려운 이웃이 적잖다.
더구나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고 했다. 민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추운 날씨에 연탄 한 장이 아쉽고 따뜻한 밥 한 공기가 얼마나 감사하고 눈물겨운지는 춥고 배고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실감하기 어렵다.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의 심정과 늙고 병든 데다 외로움까지 겹친 이웃을 외면하지 못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래서 나도 없는 살림이지만 조금 보태는 마음, 빈자일등은 그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에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말을 되새겨 보게 한다. 유종의 미는 새 출발의 거름이 된다.
▶️ 終(마칠 종)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冬(동, 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冬(동, 종)과 바느질을 다 하고 나서 실(실사(糸; 실타래)部)을 매듭짓는다는 뜻이 합(合)하여 마치다를 뜻한다. 冬(동; 겨울)은 네 계절(季節)의 끝이므로 실 사(糸; 실타래)部를 덧붙여 감긴 실의 끝이 되고 널리 끝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終자는 ‘끝나다’나 ‘마치다’,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終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冬(겨울 동)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冬자는 새끼줄 양 끝에 매듭을 묶어 줄이 풀리지 않게 일을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끝내다’나 ‘마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冬자가 ‘겨울’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糸자를 더한 終자가 ‘끝내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終(종)은 끝,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①마치다 ②끝내다 ③사람이 죽다 ④다하다 ⑤이루어지다, 완성되다 ⑥채우다, 상당하다 ⑦끝, 마지막 ⑧사방 백 리의 땅 ⑨열두 해 ⑩윤(閏)달 ⑪항상(恒常), 늘 ⑫마침내, 결국(結局) ⑬비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료(了), 마칠 졸(卒), 마칠 필(畢), 마칠 준(竣), 마칠 파(罷), 그칠 지(止), 끝 말(末), 끝 단(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처음 초(初), 비로소 시(始)이다. 용례로는 일을 마침을 종료(終了), 끝이나 끝판을 종말(終末), 끝을 냄을 종결(終結), 그 날의 업무를 마침을 종업(終業), 맡아보던 일을 끝냄을 종무(終務), 죽을 때까지를 종신(終身), 필경에 또는 마침내를 종내(終乃), 마지막과 처음을 종시(終始), 전쟁이 끝남을 종전(終戰), 한 때 매우 성하던 것이 주저앉아서 그침을 종식(終熄), 간행을 끝냄 또는 끝낸 그것을 종간(終刊), 마지막에 다다른 판국을 종국(終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사이를 종일(終日), 최종으로 도착함을 종착(終着), 끝을 냄이나 끝이 남을 종지(終止), 죽거나 없어져서 존재가 끝남을 종언(終焉), 결정이 내려짐을 종결(終決), 맨 끝이 되는 곳을 종점(終點),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려 할 때를 임종(臨終), 단계나 차례에 있어서 맨 나중을 최종(最終), 오복의 하나로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을 고종(考終),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연종(年終), 끝을 완전히 맺음을 유종(有終), 나중으로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를 내종(乃終), 사람의 목숨이 끊어져 죽는 때 또는 일의 마지막을 망종(亡終), 끝이 없음을 무종(無終), 좋지 않은 최후를 악종(惡終), 유종의 미를 거둠을 선종(善終), 처음과 끝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를 시종(始終),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음을 종시일관(終始一貫), 끝내 소식이 없음을 종무소식(終無消息), 이 세상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사모의 정을 종천지모(終天之慕), 그 사람을 한평생 인간다운 대접을 해 주지 않는 일을 종신불치(終身不齒), 죽을 때까지 고칠 수 없는 질병을 종신지질(終身之疾), 빚돈을 갚지 않음을 종불출급(終不出給), 끝내 방문하지 않음을 종불투족(終不投足), 어떤 일을 한번 끝내어 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을 종이부시(終而復始), 끝내 회개하지 않음을 종불회개(終不悔改), 식사를 하는 짧은 시간이라는 뜻으로 얼마 되지 않는 동안을 종식지간(終食之間), 하루낮 동안 들이는 수고를 종일지역(終日之役), 영원히 계속되는 슬픔을 종천지통(終天之痛),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동안 또는 그 사실을 자초지종(自初至終),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관철함을 시종일관(始終一貫), 처음이나 나중이 한결같아서 변함 없음을 시종여일(始終如一), 처음에는 부지런히 하나 나중에는 게으름을 이르는 말을 시근종태(始勤終怠), 끝까지 굳게 참고 견딤을 견인지종(堅忍至終), 부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하기를 원하다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원걸종양(願乞終養), 우정을 끝까지 잘 지켜 나가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흉종극말(凶終隙末)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등에 쓰인다.
▶️ 復(돌아올 복, 다시 부)은 ❶형성문자로 复(복, 부)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复(복)이 합(合)하여 '돌아오다', '다시'를 뜻한다. 复(복)은 아래 위가 같은 모양이고 중배가 부른 그릇과 발의 모양과를 합(合)한 글자이며 본디 온 길을 다시 돌아 가는 일을,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가는 일을, 그래서 復(부)는 '오가는 일', '나중에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거듭하다', '다시', '또'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復자는 '돌아오다'나 '회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復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复(갈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复자는 성(城)을 되돌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가다'나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复자 이미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彳자를 더한 復자는 '(길을)되돌아오다'라는 뜻을 좀 더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復자는 후에 '회복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는데, 몸이 아팠다가 낫는 것도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復(복, 부)은 (1)초혼(招魂)할 때에 부르는 소리 (2)복괘(復卦) 등의 뜻으로 ①회복(回復)하다 ②돌아가다, 돌아오다 ③돌려 보내다, 되돌리다 ④고(告)하다, 초혼(招魂)하다 ⑤은혜나 원한을 갚다 ⑥겹치다, 중복(重複)되다 ⑦되풀이하다 ⑧채우다, 보충(補充)하다 ⑨머무르다 ⑩가라앉다, 여유(餘裕)를 가지게 되다 ⑪뒤집다 ⑫대답(對答)하다 ⑬실천하다, 이행하다 ⑭덜다, 제거(除去)하다 ⑮면제(免除)하다 ⑯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⑰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말씀드리다 ⑱복(復), 복괘(復卦: 육십사괘(六十四卦)의 하나) ⑲복명(復命), 주청(奏請) ⑳흙을 쌓아 지은 집, 그리고 ⓐ다시(부) ⓑ거듭, 거듭하여(부) ⓒ거듭하다, 다시 또 하다(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락(落), 떨어질 령(零), 떨어질 운(霣)이다. 용례로는 본디 상태나 자리로 다시 돌아감을 복귀(復歸), 부서지거나 없어진 사물을 원래의 모습이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복원(復元), 그전 모양으로 되게 함을 복구(復舊), 원수를 갚음을 복수(復讐), 잃거나 정지되었던 권리나 자격을 다시 찾음을 복권(復權), 한 번 배운 것을 다시 익히러 공부함을 복습(復習), 그만두었던 것을 다시 간행함 또는 그 간행을 복간(復刊), 명령이나 지시하는 말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되풀이 함을 복창(復唱), 어떤 까닭으로, 그만두었던 직을 다시 회복함을 복직(復職), 정학이나 휴학하고 있던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됨을 복학(復學),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한 번 쇠퇴한 것이 다시 성하여 일어남 또는 일어나게 함을 부흥(復興), 사라져 없어졌던 것이 다시 생기어 남을 부생(復生), 다시 회복함을 부회(復回),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옛일을 되찾음 또는 잃었던 나라를 되찾음을 광복(光復), 갔다가 돌아옴 또는 가는 일과 돌아오는 일을 왕복(往復),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일이나 건강 등을 나빠진 상태에서 다시 좋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회복(恢復), 원래의 태도로 되돌아 감을 극복(克復), 옛날 그대로도 돌아가고자 하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복고사상(復古思想), 욕망이나 사詐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극기복례(克己復禮), 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괴로운 일이 계속되다가 간신히 행운이 옴을 이르는 말을 일양내복(一陽來復), 상관으로부터 명령과 임무를 받으면서 그 내용을 되풀이 말하며 틀림없이 그 일을 해내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일을 일컫는 말을 복명복창(復命復唱), 어떤 일을 한번 끝내어 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을 일컫는 말을 종이부시(終而復始),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등에 쓰인다.
▶️ 始(비로소 시)는 ❶형성문자로 乨(시)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여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台(태, 이, 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台(태, 이, 시)와 여자(女)의 뱃속에 아기가 생기는 일이 시초라는 데서 '비로소', '처음'을 뜻한다. 始(시)는 어머니 뱃속에 아이가 생기는 일, 또 한 집안의 시초, 시조(始祖), 나중에 '사물의 시작'이란 뜻으로도 쓴다. ❷회의문자로 始자는 '비로서'나 '일찍이', '옛날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始자는 女(여자 여)자와 台(별 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台자는 匕(비수 비)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것으로 수저를 입에 가져다 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女자가 더해진 始자는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아이는 엄마가 주는 양분을 통해 삶을 시작하게 된다. 始자는 바로 이러한 의미를 담아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始(시)는 ①비로소 ②바야흐로 ③먼저, 앞서서 ④일찍, 일찍부터 ⑤옛날에, 당초에 ⑥처음, 시초(始初) ⑦근본(根本), 근원(根源) ⑧시작(始作)하다 ⑨일으키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처음 초(初), 근본 본(本), 비롯할 창(創), 비롯할 조(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끝 말(末), 마칠 종(終)이다. 용례로는 처음으로 함을 시작(始作), 한 족속의 맨 우두머리 조상을 시조(始祖), 시작한 처음 무렵을 시초(始初), 시작되는 처음을 시원(始原), 어떤 일을 맡아보기 시작함을 시무(始務), 일의 처음과 끝을 시말(始末), 직업 또는 학업 따위의 일을 시작함을 시업(始業),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함을 시동(始動), 일련의 동작 운동이 시작되는 점을 시점(始點), 어떤 일이 시작되는 때를 시기(始期), 맨 처음 출발 또는 발차함을 시발(始發), 처음으로 자연 그대로 사람의 손이 가해지지 않음을 원시(原始), 처음으로 시작함을 개시(開始), 천지가 비롯된 무렵이나 만물이 시작된 때를 태시(太始), 어떤 사상이나 학설 등을 처음 내세움을 창시(創始), 맨 처음을 본시(本始), 마지막과 처음을 종시(終始), 아무리 돌아도 처음 비롯한 곳이 없음을 무시(無始),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관철한다는 말을 시종일관(始終一貫), 처음이나 나중이 한결 같아서 변함없다는 말을 시종여일(始終如一), 처음에는 부지런히 하나 나중에는 게으름을 이르는 말을 시근종태(始勤終怠),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다는 말을 종시일관(終始一貫), 한 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연말연시(年末年始), 시작도 끝도 없다는 뜻으로 불변의 진리나 윤회의 무한성을 이르는 말을 무시무종(無始無終), 살고 죽는 윤회의 굴레를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을 일컫는 말을 무시범부(無始凡夫), 근본에 보답하고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천지와 선조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말을 보본반시(報本反始), 이제야 비로소 처음으로 들음을 일컫는 말을 금시초문(今始初聞),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다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