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함께 절정을 맞고 있는 여름 휴가시즌. 이 휴가시즌이 지나면 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이 문을 활짝 연다. 특히 광교신도시와 인천 청라지구 등 수도권의 유망 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한판 분양 맞대결을 벌인다.
이들 택지지구는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대규모 주거지인 데다 서울 접근성도 좋고 분양가도 저렴해 주택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끌 전망이다.
하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만큼 치열한 청약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실수요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당첨 확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보다 치밀한 청약전략이 필요하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같은 지역에서도 단지 위치 등에 따라 향후 집값 상승에서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꼼꼼한 단지 분석과 함께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2지구 vs 1지구
하반기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서울 은평뉴타운이다. 은평뉴타운 2지구 A공구와 1지구 잔여물량 분양이 11일 분양된다. 이번 분양 물량은 2지구(A공구 1블록, 12~13블록)에서 전용면적 84~134㎡ 177가구와 1지구 미계약 물량 전용면적 84~167㎡ 467가구 등 총 644가구다.
▲은평뉴타운 1지구는 이미 집들이가 시작돼 잔금을 납부하면 언제든 입주할 수
있다. 사진은 입주가 한창인 1지구.
분양가는 1지구의 경우 전용 84㎡는 3.3㎡당 1047만원, 101㎡는 1242만원, 134㎡ 1298만원, 167㎡ 1349만원으로 지난해 말 분양 때 가격 수준과 같다.
이에 비해 2지구는 전용 84㎡가 3.3㎡당 1041만원, 101㎡ 1276만원, 134㎡ 1362만원으로 전용 85㎡ 이하 물량을 제외하고는 1지구보다 3.3㎡당 30만~60만원 정도 비싸다. 분양이 늦어지면서 금융비용 등이 추가된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변 시세(3.3㎡당 평균 1500만원 선)보단 싸다.
입지 여건은 2지구가 낫다. 2지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가장 가깝고 바로 옆에 통일로가 지나 교통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또 북측으로 진관근린공원, 남측으로는 갈현근린공원이 있는 등 주거 환경도 좋다.
자금 마련 계획 잘 세워야
은평뉴타운 청약 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자금 마련이다. 후분양 단지여서 중도·잔금을 계약 후 3~4개월 안에 모두 내야 한다. 특히 지난해 말 1지구 분양 때는 중도·잔금 납부 기간이 6개월이었으나 이번에는 더 짧아졌다.
1지구 467가구는 오는 10월 6일 계약금을 치른 뒤 11월 7일과 12월 8일까지 각각 1·2차 중도금을 내야 한다. 잔금은 내년 1월 9일까지 치러야 한다. 1지구는 이미 입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2지구는 1지구보단 다소 1~2개월 정도 여유가 있다. 계약금과 1·2차 중도금 납부 기한은 같지만 잔금은 입주 때 치르면 된다. 2지구 A공구 1블록과 12블록은 1월 입주고, 13블록은 2월 입주한다.
지난해 말 1지구 분양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청약가점 점수가 높게 나올 것 같다. 지난해 분양 때는 가점 평균이 55점 정도였다. 1지구 B-14블록 125㎡는 청약가점제 시행 이후 최초로 만점(84점)자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주택형에서 가점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C-7블록 169㎡는 최저 점수가 17점에 불과했다. 따라서 가점이 낮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가점과 1지구의 주택형별 청약가점 최저·최고 점수를 비교해 보고 청약 전략을 세우면 될 것 같다.
한강신도시 vs 청라지구
경기도 김포시 한강 신도시와 인천 청라지구가 신도시와 경제자유구역의 자존심을 걸고 분양 대결을 벌인다. 이들 지역에선 연말까지 각각 6000여 가구와 2000여 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한강 신도시에선 이달 말 우남건설 단지(1202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7개 단지 5873가구가 선보인다. 한 개 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전용면적 85㎡ 초과의 중대형이다. 이들 단지들은 신도시 동쪽(서울 방향)과 서쪽 끝에 몰려 있는데, 동쪽 단지가 신도시 입구에 있어 상대적으로 서울 진출입이 쉽다. 상업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서쪽 단지는 중심상업지역에서 가깝지만 주변에 녹지시설이 많지 않고 서울과는 상대적으로 멀다.
청라지구의 분양 예정 물량은 7개 단지 3852가구. 대부분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다. 중대형은 인천도시개발공사 단지와 풍림산업 주상복합 2개 단지 1080가구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동쪽(서울 방향)에 들어선다. 광명주택·우정건설 단지는 상업지역이 가깝고, 원건설 단지는 경인고속도로와 마주하고 있다. 풍림산업 주상복합은 상업지역과 맞닿아 있다.
서울 접근성에선 한강신도시와 청라지구 모두 비슷하다. 서울시청을 기준으로 한강 신도시는 약 25㎞, 청라지구는 약 30㎞ 떨어져 있다.
한강 신도시는 강변북로·올림픽도로, 청라지구는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이들 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도심까지 4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주거 쾌적성은 한강신도시, 발전 가능성은 청라지구가 앞서
주거 쾌적성과 앞으로의 지역 발전 가능성은 차이 날 것 같다. 업계는 주거 쾌적성에선 한강신도시가 나을 것으로 본다.
녹지율이 분당(19.3%)·일산 신도시(22.2%)보다 높은 31%의 중·저밀도 친환경 전원생태도시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한강을 이용한 인공 수로도 만든다.
발전 가능성에선 청라지구가 앞서 보인다. 청라지구는 국제업무단지·첨단산업단지 등 업무·주거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자족형 도시로 개발된다.
분양가는 한강신도시가 다소 저렴하다. 중소형이 3.3㎡당 700만원대로 예상된다. 한강신도시에 포함된 장기지구 중소형 시세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싸다. 중대형은 인근 민간택지 분양가보다 3.3㎡당 200만원 정도 싼 3.3㎡당 1100만원 이하가 될 것 같다.
청라지구 중소형의 예상 분양가는 3.3㎡당 850만~900만원 선이다. 6월 나온 호반건설 단지는 3.3㎡당 854만~910만원이었다. 주상복합 등 중대형은 지난해 말 상한제를 피해 나온 GS건설·중흥건설 중대형 단지(3.3㎡당 1300만~1600만원)보다 싼 3.3㎡당 12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라지구는 청약가점이 60점 이상 돼야 당첨 안정권에 들 것 같다. 호반건설 단지의 경우 청약 가점이 평균 58점이었다. 한강 신도시는 40점대면 당첨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 광교신도시
경기도 수원시 매탄·이의·원천동, 용인시 상현동 등 일대 1128만2521㎡에 건설되는 광교신도시에선 첫 분양 물량이 나온다. 울트라건설이 광교신도시 A21블록에 짓는 아파트 1188가구다.
서울 도심과 35km, 강남과 25km 거리에 있는 광교신도시에는 아파트 3만여 가구를 비롯해 2011년까지 주택 총 3만1000가구가 건립된다. 신도시 내에 있는 여천과 원천천이 흐르고 광교산 자락이 북동쪽에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할 전망이다. 녹지율도 41%에 달한다. 내년 용인~서울간 고속화도로가 개통하고 2011년께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서울로의 접근성도 한층 나아질 전망이다.
울트라건설 단지는 10개 동 규모로 110~232㎡ 1188가구다. 단지 남쪽에 있는 신대저수지가 공원으로 개발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변으로 초·중·고교가 1곳씩 새로 들어서 아이들의 등·하교도 편리할 전망이다.
분양가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비쌀 것 같다. 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예상 분양가는 3.3㎡당 1300만~1350만원 선. 110㎡ 702가구는 3.3㎡당 1300만원, 나머지 중대형 486가구는 3.3㎡당 1350만원 선이다.
상한제가 적용돼 중소형의 경우 땅값(3.3㎡당 700만원)에 기본형 건축비(3.3㎡당 550만원) 등 원가 수준으로 책정됐다.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정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 인상분을 고려해 철근 등 원자재값 인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경기도시공사가 밝힌 3.3㎡당 예상 분양가(900만~1200만원)보다 비싼 것이다. 정부와 경기도는 2006년 광교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900만원대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비쌀 전망이지만 청약가점은 중소형의 경우 55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본다. 무주택 기간이 10년 이상이고 부양가족 수가 3명,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0년 정도면 당첨권에 들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