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얄리얄리얄리얄)
살면서 10000배 해본 사람
지구촌 60억 인구 중에 몇명이나 될까
나는 했다
만.배.
길고 길었던 백일출가 오기 전 이야기가 끝나고
이제야 절에 사는 이야기 시작! ㅋㅋㅋ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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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휴가를 던지기 직전까지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이! 까짓거 지르자! 하며 던졌다
백일출가 간다고
직장 쉰다고 하면
엄마가 난리날 줄 알았는데
왠걸
“니가 그냥 놀려고 그랬으면 반대했을건데
한번 갔다와봐라.
근데 그거 만배해야 할 수 있다매.
니가 만배는 할 수 있겠나?”
하셨다
그렇다
엄마는 반대하지 않으셨지만
누구나 백일출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백일출가를 하려면
3일동안 만배를 해야한다
(정확히는 108배 100번, 108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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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지장을 할 때
49일 문경살이를 하던 20대 초반의 법우님과
공동체에 살고 있던
나와 비슷한 나이의 법우님이 있었다
그때 이런 대화를 나눴었다
만배를 할 때
A법우님이 했던
이 말이 계속 떠올랐는데
만배를 하고 나니
저 말은 진짜다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만배!!
주위 사람들한테 괜히 백일출가 간다고
입방정 떨었다가
만배 떨어져서
3일만에 돌아오면
서로 민망할 것 같아서
조용히 가기로 했었는데
통과할 줄이야 ㅋㅋㅋㅋ 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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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출가 입방 전날 밤
나는 장염에 걸렸다
설사가 계속 나서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렸다
아놔 ^^^^
얜 눈치 없이 왜이랴..
포카리스웨트 2병 & 장염약과 함께
입방했다
1주일 격리 기간동안
흰죽만 먹고 나는 만배를 시작한다
(훗날 만배 바라지 했던 법우님 왈
아.. 저 행자님은 안되겠다 싶었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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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부터 밤 9시까지
밥먹는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
절을 한다
차려주는 밥 먹으며
그냥 3일간
절.만. 하면 된다
▲ 화장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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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3300배를 했다
아.. 이거 망했다 싶었다
앞으로 더 힘들어질텐데
첫날 5000배는 해야한다던데..
#둘째날
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니었다
일주일 째 흰 죽만 먹고
땀을 비오듯이 쏟아내니
어질어질 했다
이번엔 안되겠다 싶었다
그때
연세가 지긋하신
비구니 스님께서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셨다
혼자 걸음을 걷기도 힘들어 보이는 스님께서는
2시간 동안 목탁을 치며 관음정근을 외쳐 주셨다
수련원에서 제일 연세가 많으신 스님께서는
힘든 일이 있을 때 달려가서 위로 받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시다
(힘든 일 있으면 달려가서 애기짓 함 ㅋㅋ)
아흔이 넘으신 스님께서
만배 할 수 있다고
이렇게 힘을 주시는데
눈물이 줄줄 나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절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뒤에서 이틀내내 목청 터지게
관세음보살을 외치고 있는
바라지들 때문에도 절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사람들은 내가 만배를 하든 안하든
무슨 상관이라고 저렇게 목이 쉬도록
밤새 외치는거야
뭐야 대체 ㅠㅠ
나보고 어쩌라고!!”
하면서 또 절을 했다
함께하는 도반들이 있어서.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 혼자였으면 진작에 포기했으리라
***나중에 나도 만배바라지 한 적이 있었는데
목이 너무 아팠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관음정근 해주는 것 뿐이라 더 크게 외쳤다
그 마음을 알게되니 더 감사하고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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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이 너무 까마득해서
도저히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는데
앉으면 일어서고
일어서면 하고
그냥 한배만 했다
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한줄만 남아있었다
나 성공했다 만배 !!!!!!!!!!!!
내가 성공했어 만배를 !!!!!!
자신감, 자존감을 올리고 싶어
숱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유튜브 영상도 얼마나 찾아봤던가
100권의 책보다
100번의 영상보다
한번의 만배가 훨씬 도움이 되었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성공한 경험
안해본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
앞으로 살면서
내 인생은 망했어, 도저히 할 수 없어
싶은 순간을 마주쳤을 때
만배를 생각하며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만배도 했는데 이까짓꺼 뭐!!
한번 해보지 !!
정말 세상엔 공짜가 없다 ㅎㅎㅎ
(젊었을 때 고생 사서 한다는 말처럼
내 안에 힘이 생긴 느낌!!)
**참고로 나는 체력이 약하고 근육도 없고
잔병치레 많은 약골이다.
한의원에서 진맥하면
소화력이 약하니 미음(죽)만 먹고
헬스장 가서 운동할 생각 하지말고
산책이나 하라고 했다
이런 나도 장염 걸려서 했으니
누구나 할 수 있다 !!
(만배가 걱정되서 백일출가 포기하지 말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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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여
백일출가 첫 관문을 통과하고
(10명 입방해서 10명 전원 통과!!)
공동체에 살고 있는 상근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ㅎㅎ
첫 인사 자리에서
입승법사님(절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법사님)
께서는 말씀하셨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모두 만배를 했다
둘째, 스스로 이곳에 왔다
셋째, 본인의 마음공부를 하러 왔고,
가는 방향성이 같다
30년째 수행하고 계신 법사님께서
우리는 함께 공부하는 사이라고
행자님들 덕분에
우리도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겸손한 말씀에서
앞으로의 배움이 기대되었다 두근.
다음 이야기는 백일출가 이야기
여시야 이야기도 너무 흥미롭고 글도 잘쓰는거같아 나중에 책으로 내도 좋을거같은데 도전해봐!
너무 멋져 천천히라도 좋으니 꼭 계속 글 써줘ㅠㅠㅠㅠㅠ
이 시리즈 중독이다ㅜ귀한글 올려줘서 고마워
만배라니 대박
여시야 나 눈물이 나ㅠㅠ 너무 멋지고 대단해
내 마음에도 큰 울림이 생긴다
글올려줘서 고마워
헐대박 신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