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막을 내린 전영오픈에 이어 3월 16일부터 21일까지 스위스 바젤 성야곱홀에서 ‘2010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가 개최됐다. 우리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의 우승으로 전영오픈의 부진을 만회했다. 전영오픈의 부진을 털어내며, 힘차게 날아오른 대표팀은 유연성ㆍ고성현 조가 남자복식 깜짝 우승을 일궈냈다.
유연성ㆍ고성현 슈퍼시리즈 첫 정상
유연성(수원시청)ㆍ고성현(김천시청) 듀오. 이들은 국내에서는 남자복식의 강자로 통했지만, 세계무대에서는 그동안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번 ‘2010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를 통해 세계무대에 유연성ㆍ고성현 이라는 이름을 깊게 새겼다.
정재성(국군체육부대)ㆍ이용대(삼성전기)라는 국제무대에서 입증된 이름 외에 그동안 한국의 남자복식 조가 국제무대에서 그 이름을 새긴지는 너무 오래되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선의의 경쟁상대인 정ㆍ이 조를 누르고 8강에 진출한 유ㆍ고 조는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말레이시아의 쿠키앤킷ㆍ탄분헝 조까지 누르며,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16강에서 강력한 경쟁상대인 정재성ㆍ이용대 조를 2-1(17:21, 22:20, 25:23)를 접전 끝에 어렵게 이기고 8강에 진출한 유ㆍ고 조는 8강에서 덴마크의 강자 라스 파스케ㆍ요나스 라스무센 조를 2-1(16:21, 22:20, 21:8)를 누르며 4강에 진입했다. 4강에서 만난 일본의 히로카주 하시모토ㆍ노리야수 히라타 조는 유ㆍ고 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유ㆍ고 조는 2-0(21:13, 21:13)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결승의 상대는 현 세계랭킹 1위인 쿠키앤킷ㆍ탄분헝 조였다. 유ㆍ고 조는 상승세를 극대화 시키며 경기에 임한 결과 2-0(21:18, 21:16)의 완승을 이끌어 내며 슈퍼시리즈대회 첫정상의 감격을 누렸다.
이용대ㆍ이효정의 부활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민남매 이용대ㆍ이효정(삼성전기) 조가 ‘2010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를 통해 부활을 알렸다. 이ㆍ이 조의 국제대회 우승은 지난해 11월 열렸던 ‘화순코리아챌린지대회’ 이후 4개월만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이ㆍ이 조가 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함을 선보이며 부활했다는 점이다. 32강에서 잉글랜드의 로빈ㆍ마리아나 조를, 16강에서 말레이시아의 쿠키앤킷ㆍ웡페이티 조를, 8강에서 중국의 타오 지아밍ㆍ장야웬 조를, 모두 2-0으로 완파했다. 4강에서는 상대의 기권으로 인해 결승에 자동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공교롭게도 대표팀 동료인 한체대 콤비 신백철ㆍ유현영 조였다. 이ㆍ이 조는 2-0(21-14, 21-18)으로 신ㆍ유 조를 제압하며 정상에 복귀했다.
스위스오픈 이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4강에 만족해야 했던 이ㆍ이 조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시동을 켠 셈이다.
또 하나의 수확 신백철ㆍ유현영
혼합복식의 절대강자 이용대ㆍ이효정 조의 결승상대는 같은 대표팀의 신백철ㆍ유현영이였다. 신백철ㆍ유현영 조가 결승에 진출하리라고는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다. 유연성ㆍ고성현 듀오와 함께 이번 대회의 주목받는 스타로 거듭난 신백철ㆍ유현영 듀오다.
신ㆍ유 조는 32강에서 잉글랜드의 안토니 클락ㆍ올버 조를 2-0으로 가볍게 이기고 16강에 올랐다. 16강의 상대는 같은 대표팀의 고성현ㆍ하정은. 이미 국내에서 고성현ㆍ하정은 듀오는 기량이 입증된 껄끄러운 상대였다. 그러나 신ㆍ유 조는 이마저도 개의치 않고 2-1(19:21, 21:9, 21:19)로 승리하며 8강에 올라갔다. 8강에서 대만의 첸흥린ㆍ첸웬싱 조를 상대로 2-1(21-9, 13-21, 21-17)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4강에서 덴마크의 토마스 레이본ㆍ카밀라 리터 율 조를 상대로 열세가 예상됐지만 신ㆍ유 조는 2-1(12-21, 21-15, 24-22)로 승리를 따내며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는 대표팀 동료이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조인 이용대ㆍ이효정 듀오. 결국 이ㆍ이 조에게 우승은 내줬지만 최고의 플레이로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신ㆍ유 조였다.
성장하고 있는 손완호
이현일(강남구청)의 대표팀 은퇴이후로 남자단식에서 박성환(국군체육부대)의 이름을 빼면 국제무대에서의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전영오픈에서 8강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는 손완호(인하대)가 두드러진다. 전영오픈에서 8강까지 올라 세계랭킹 1위인 리총웨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손완호가 이번 스위스오픈에서는 16강에서 세계랭킹 2위인 린단에게 패하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손완호의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리총웨이와 극강을 이루고 있는 린단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손완호는 이러한 경험을 발판삼아 아직 한참 성장중인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만 하겠다.
부진에 빠진 박성환
한국 남자단식의 간판인 박성환이 최근 부진에 빠졌다. 스위스오픈 이전대회인 전영오픈에서 바오 춘라이에게 맥없이 무너지더니 이번 대회 16강에서 16강에서 피터 게이드에게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코리아오픈 당시에도 피터 게이드에게 무릎을 꿇으며 4강 진출에 실패했던 박성환이었다. 또한 말레이시아오픈에서도 중국의 두펭유에게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6위까지 올라갔던 박성환의 세계랭킹은 이미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간 상태다.
부진에 빠진 한국남자단식의 희망인 박성환이 하루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대표팀의 또 다른 고민거리로 떠오른 상태다.
사실 우리대표팀은 세대교체를 어느 정도 단행한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이 국제대회의 경험을 통해 기량을 끌어 올리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전영오픈에서 실패를 맛봤던 우리대표팀의 경험이 이번 스위스오픈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맺었다는 것이 확실해 졌다. 그러나 아직도 보완해야 할 부분들은 많이 남아있다.
배연주, 이경원ㆍ하정은의 4강 진입
배연주(KT&G)가 전영오픈의 부진을 털고 이번 대회 4강에 진입했다. 32강에서 스위스의 사브리나, 16강에서 대표팀 동료인 김문희(한국체대), 8강에서 프랑스의 피홍얀을 모두 2-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한 배연주는 2번 시드를 부여받은 세계랭킹 4위인 중국의 지앙 얀지아오에게 0-2(21-9, 21-8)로 패하며 결승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어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는 배연주다.
또한 전영오픈에서 8강에 머물렀던 이경원ㆍ하정은 조가 4강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4강전에서 5번시드인 일본의 마에다 미유키ㆍ수에추나 사토코 조에게 1-2(13-21, 21-19, 22-20)로 아쉽게 패하며 결승진출을 다음기회로 미뤄야 했다.
여전히 강한 중국-3개 종목 석권
우리대표팀이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거뒀다면 중국은 그 외 남ㆍ녀단식과 여자복식에서 우승을 가져갔다.
남자 단식에서는 중국의 첸진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린단은 8강에서 피터 게이드에게 덜미를 잡히며, 전영오픈에 이어서 조기 탈락했다. 한편 남자단식의 4강 구도는 덴마크의 피터 게이드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선수들로 채워졌다. 중국의 첸진은 결승에서 첸롱을 상대로 2-1(12-21, 21-15, 21-17)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 코리아오픈의 우승자인 왕시시앤이 우승을 차지했다. 왕시시안은 결승에서 중국대표팀 동료인 지앙 얀지아오를 상대로 2-0(21-15, 21-19)으로 승리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여자복식에서는 칭티앤ㆍ유양 조가 결승에서 일본의 마에다 미유키ㆍ수에추나 사토코 조를 2-0(21-16, 21-13)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글_김인호 기자 / 사진_월간 배드민턴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