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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 원문독파과정 書經서경
제22강 殷으로 遷都하다.
商書
盤庚(반경) 상1장
盤庚 遷于殷 民不適有居 率籲衆慼 出矢言
반경 천우은 민부적유거 솔유중척 출시언
盤庚(반경) 상2장
曰 我王 來 旣爰宅于玆 重我民 無盡劉 不能胥匡以生 卜稽 曰其如台
왈 아왕 래 기원택우자 중아민 무진유 불능서광이생 복계 왈기여이
盤庚(반경) 상3장
先王 有服 恪謹天命 玆猶不常寧 不常厥邑 于今五邦 今不承于古
선왕 유복 각근천명 자유불상녕 불상궐읍 우금오방 금불승우고
罔知天之斷命 矧曰其克從先王之烈
망지천지단명 신왈기극종선왕지열
盤庚(반경) 상4장
若顚木之有由蘖 天其永我命于玆新邑 紹復先王之大業 底綏四方
약전목지유유얼 천기영아명우자신읍 소복선왕지대업 저수사방
盤庚(반경) 상13장
遲任 有言曰 人惟求舊 器非求舊 惟新
지임 유언왈 인유구구 기비구구 유신
盤庚(반경) 중1장
盤庚 作 惟涉河 以民遷 乃話民之弗率 誕告用亶 其有衆
반경 작 유섭하 이민천 내화민지불솔 탄고용단 기유중
咸造 勿褻在王庭 盤庚 乃登進厥民
함조 물설재왕정 반경 내등진궐민
盤庚(반경) 중3장
嗚呼 古我前后 罔不惟民之承 保后胥慼 鮮以不浮于天時
오호 고아전후 망불유민지승 보후서척 선이불부우천시
盤庚(반경) 중9장
予迓續乃命于天 予豈汝威 用奉畜汝衆
여아속내명우천 여기여위 용봉휵여중
盤庚(반경) 하1장~2장
盤庚 旣遷 奠厥攸居 乃正厥位 綏爰有衆 曰 無戱怠 懋建大命
반경 기천 전궐유거 내정궐위 수원유중 왈 무희태 무건대명
盤庚(반경) 하6장
肆上帝 將復我高祖之德 亂越我家 朕及篤敬 恭承民命 用永地于新邑
사상제 장복아고조지덕 난월아가 짐급독경 공승민명 용영지우신읍
盤庚(반경) 하10장
朕 不肩好貨 敢恭生生 鞠人謀人之保居 敍欽
짐 불견호화 감공생생 국인모인지보거 서흠
[ 휴넷 인문학당 원문독파 과정 書經 교재 번역 참조 ]
※ 휴넷교재번역과 書經集傳번역 내용이 거의 비슷하므로 생략함.
卷五 商書
盤庚上
盤庚은 陽甲之弟라 自祖乙로 都耿이러니 圯於河水어늘 盤庚이 欲遷于殷한대 而大家世族이 安土重遷하여 胥動浮言하고 小民은 雖蕩析離居하나 亦惑於利害하여 不適有居하니 盤庚이 喩以遷都之利와 不遷之害라 上中二篇은 未遷時言이요 下篇은 旣遷後言이라 王氏曰 上篇은 告群臣이요 中篇은 告庶民이요 下篇은 告百官族姓이라 左傳에 謂盤庚之誥라하니 實誥體也라 三篇은 今文古文皆有로되 但今文은 三篇이 合爲一하니라
반경(盤庚)은 양갑(陽甲)의 아우이다. 조을(祖乙) 때로부터 경(耿)에 도읍하였는데 하수(河水)에 무너졌으므로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遷都)하고자 하였으나, 대가(大家)와 세족(世族)들은 살던 땅을 편안히 여기고 천도(遷都)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 서로 부언(浮言)[근거없는 말]으로 선동(煽動)하고, 소민(小民)들은 비록 탕석리거(蕩析離居)[서로 분산되어 흩어져 삶]하였으나 또한 이해(利害)에 현혹되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으니, 반경(盤庚)이 천도(遷都)의 이로움과 천도(遷都)하지 않는 해로움을 말하였다. 상(上)•중(中) 두 편(篇)은 천도(遷都)하지 않았을 때의 말이고, 하편(下篇)은 이미 천도(遷都)한 뒤의 말이다. 왕씨(王氏)가 말하였다. “상편(上篇)은 군신(群臣)에게 고(告)한 것이고, 중편(中篇)은 서민(庶民)에게 고(告)한 것이고, 하편(下篇)은 백관(百官)과 족성(族姓)에게 고(告)한 것이다.” 《좌전(左傳)》에 ‘반경지고(盤庚之誥)’라 하였으니, 실로 고체(誥體)이다.
1. 盤庚이 遷于殷할새 民不適有居어늘 率籲衆慼하사 出矢言하시다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遷都)하려 할 적에 백성들이 새 거주지로 가려하지 않자, 여러 근심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맹세하는 말을 내었다.
殷은 在河南偃師라 適은 往이라 籲는 呼요 矢는 誓也라 史臣言 盤庚이 欲遷于殷한대 民不肯往適有居어늘 盤庚이 率呼衆憂之人하여 出誓言以喩之하니 如下文所云也라
○ 周氏曰 商人稱殷은 自盤庚始라 自此以前은 惟稱商이러니 自盤庚遷都之後로 於是에 殷商兼稱하고 或只稱殷也하니라
은(殷)은 하남(河南)의 언사(偃師)에 있다. 적(適)은 감이다. 유(籲)는 부름이요, 시(矢)는 맹세함이다. 사신(史臣)이 말하기를 “반경(盤庚)이 은(殷)에 천도(遷都)하고자 하였는데 백성들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으므로 반경(盤庚)이 여러 근심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맹세하는 말 내어 효유(曉諭)하였다.” 하였으니, 하문(下文)에 말하려는 바와 같다.
○ 주씨(周氏)가 말하였다. “상(商)나라 사람들을 은(殷)이라고 칭한 것은 반경(盤庚)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이전에는 오직 상(商)이라고만 칭하였는데,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한 뒤로 이에 은(殷)과 상(商)을 겸칭하였고, 혹은 단지 은(殷)이라고만 칭하기도 하였다.
2. 曰 我王이 來하사 旣爰宅于玆하심은 重我民이라 無盡劉어신마는 不能胥匡以生일새 卜稽하니 曰其如台라하나다
“우리 선왕(先王)께서 오시어 여기에 집터[도읍터]를 정하신 것은 우리 백성들을 중히 여기신 것이요, 다 죽이려고 하신 것이 아니었건마는 서로 바로잡아[구원하여] 살지 못하기에 점(占)에 상고해 보니, ‘그 우리에게 어쩌겠는가.’ 하였다.
曰은 盤庚之言也라 劉는 殺也라 盤庚言 我先王祖乙이 來都于耿은 固重我民之生이요 非欲盡致之死也나 民適不幸하여 蕩析離居하여 不能相救以生일새 稽之於卜하니 亦曰此地無若我何라하니 言耿不可居하니 決當遷也라
왈(曰)은 반경(盤庚)의 말이다. 유(劉)는 죽임이다. 반경(盤庚)이 말하기를 “우리 선왕(先王)인 조을(祖乙)이 경(耿)땅에 와서 도읍(都邑)함은 진실로 우리 백성들의 삶을 중히 여긴 것이요 다 죽음에 이르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건마는 백성들이 마침 불행하여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서로 바로잡아 살지 못하기에 점(占)에 상고해 보니, 또한 이르기를 ‘이 땅은 우리에게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하였으니, 경(耿)땅은 살 수가 없으니 결단코 천도(遷都)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3. 先王이 有服이어시든 恪謹天命하사되 玆猶不常寧하사 不常厥邑이 于今五邦이시니 今不承于古하면 罔知天之斷命이온 矧曰其克從先王之烈아
선왕(先王)께서 일이 있으시면 천명(天命)을 삼가시되 오히려 항상 편안하지 않으시어 그 도읍을 한 곳에 일정하게 하지 않으신 것이 지금 다섯 고을이니, 이제 옛날을 계승하지 않으면 하늘이 명(命)을 끊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능히 선왕(先王)의 공렬(功烈)을 따른다고 말하겠는가.
服은 事也라 先王이 有事어든 恪謹天命하여 不敢違越하사되 先王이 猶不敢常安하여 不常其邑하여 于今五遷厥邦矣라 今不承先王而遷하면 且不知上天之斷絶我命이어든 況謂其能從先王之大烈乎아 詳此言則先王遷徙에도 亦必有稽卜之事로되 仲丁, 河亶甲篇逸하여 不可考矣라 五邦은 漢孔氏謂 湯遷亳하고 仲丁遷囂하고 河亶甲居相하고 祖乙居耿하니 幷盤庚遷殷하여 爲五邦이라 然以下文今不承于古文勢로 考之하면 則盤庚之前에 當自有五遷이라 史記에 言祖乙遷邢이라하니 或祖乙兩遷也인저
복(服)은 일이다. 선왕(先王)은 천도(遷都)할 일이 있으면 천명(天命)을 삼가 감히 어기지 못하시되 선왕(先王)이 오히려 항상 편안하지 못하여 그 도읍(都邑)을 일정하게 하지 않아 지금 다섯 번 그 도읍을 옮겼다. 이제 선왕(先王)을 계승하여 천도(遷都)하지 않으면 장차 상천(上天)이 우리의 명(命)을 끊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선왕(先王)의 큰 공렬(功烈)을 따른다고 이르겠는가. 이 말을 살펴보면 선왕(先王)이 천도(遷都)할 때에도 또한 반드시 점(占)에 상고한 일이 있었을 터인데, 〈중정편(仲丁篇)〉과 〈하단갑편(河亶甲篇)〉이 산일(散逸)되어 상고할 수가 없다. 오방(五邦)은 한(漢)나라 공씨(孔氏)는 이르기를 “탕(湯)은 박(亳)에 천도(遷都)하고, 중정(仲丁)은 효(¶)에 천도(遷都)하고, 하단갑(河亶甲)은 상(相)에 거(居)하고, 조을(祖乙)은 경(耿)에 거(居)하였으니, 반경(盤庚)이 은(殷)에 천도(遷都)한 것까지 아울러 오방(五邦)이 된다.” 하였다. 그러나 하문(下文)에 “이제 옛날을 계승하지 않는다.”는 문세(文勢)로 살펴본다면 반경(盤庚) 이전에 따로 다섯 번 천도(遷都)가 있었을 것이다. 《사기(史記)》에 “조을(祖乙)이 경(邢)에 천도했다.” 하였으니, 혹 조을(祖乙)이 두 번 천도(遷都)하였나 보다.
4. 若顚木之有由蘖이라 天其永我命于玆新邑하사 紹復先王之大業하사 底(지)綏四方이시니라
쓰러진 나무에 싹이 나는 것과 같으니, 하늘이 우리 명(命)을 이 새 도읍에서 영원하게 하시어 선왕(先王)의 대업(大業)을 계승하고 회복하여 사방(四方)을 편안하게 하셨다.”
顚은 仆也라 由는 古文作甹하니 木生條也라 顚木은 譬耿이요 由蘖은 譬殷也니 言今自耿遷殷이 若已仆之木而復生也라 天其將永我國家之命於殷하여 以繼復先王之大業하여 而致安四方乎인저
전(顚)은 쓰러짐이다. 유(由)는 고문(古文)에 유(甹)로 되어 있으니, 나무에 가지가 나는 것이다. 쓰러진 나무는 경(耿)을 비유하고 유얼(由蘖)은 은(殷)을 비유하였으니, 지금 경(耿)에서 은(殷)으로 천도(遷都)함은 이미 쓰러진 나무에 다시 가지가 나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하늘이 장차 우리 국가의 명(命)을 은(殷)에 영구히 하여 선왕(先王)의 대업을 계승하고 회복해서 사방을 편안하게 하실 것이다.
5. 盤庚이 斅于民하사되 由乃在位하사 以常舊服으로 正法度하사 曰無或敢伏小人之攸箴하라하사 王이 命衆하신대 悉至于庭하니라
반경(盤庚)이 백성들을 가르치시되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하여 옛부터 떳떳이 있어 온 일로 법도를 바로잡아 말씀하기를 “감히 혹시라도 소인(小人)들의 경계하는 말을 숨기지 말라.” 하시어, 왕(王)이 여러 사람들에게 명(命)하시자 모두 뜰에 이르렀다.
斅는 敎요 服은 事요 箴은 規也라 耿地潟鹵墊隘而有沃饒之利라 故로 小民은 苦於蕩析離居로되 而巨室則總于貨寶하니 惟不利於小民而利於巨室이라 故로 巨室不悅하여 而胥動浮言하고 小民은 眩於利害하여 亦相與咨怨이라 間有能審利害之實而欲遷者면 則又往往爲在位者之所排擊阻難하여 不能自達於上하니 盤庚이 知其然이라 故로 其敎民에 必自在位始요 而其所以敎在位者는 亦非作爲一切之法以整齊之라 惟擧先王舊常遷都之事하여 以正其法度而已라 然所以正法度者는 亦非有他焉이요 惟曰 使在位之臣으로 無或敢伏小人之所箴規焉耳니 蓋小民이 患潟鹵墊隘하여 有欲遷而以言箴規其上者면 汝毋得遏絶而使不得自達也라 衆者는 臣民咸在也라 史氏將述下文盤庚之訓語라 故로 先發此하니라
효(斅)는 가르침이요, 복(服)은 일이요, 잠(箴)은 경계함이다. 경(耿)땅은 갯벌이어서 빠지고 막혔으나 비옥(肥沃)한 이로움이 있었다. 그러므로 소민(小民)들은 탕석리거(蕩析離居)함을 괴로워하였으나 거실(巨室)들은 재화와 보물을 모았으니, 오직 소민(小民)들에게만 이롭지 않고 거실(巨室)들에게는 이로웠다. 그러므로 거실(巨室)들이 천도(遷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서로 부언(浮言)으로 선동하였고, 소민(小民)들은 이해(利害)에 현혹되어 또한 서로 원망하였다. 간혹 이해의 실제를 살펴서 천도(遷都)하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또 왕왕 지위에 있는 자에게 배척과 저지를 당하여 스스로 위에 도달되지 못하니, 반경(盤庚)은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 그러므로 백성을 가르칠 적에 반드시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시작하였고, 지위에 있는 자를 가르치는 방법은 또한 일체로 하는 일률적인 법(法)을 만들어 정제(整齊)한 것이 아니라 오직 선왕(先王)이 옛부터 떳떳이 천도(遷都)했던 일을 들어서 그 법도(法度)를 바로잡았을 뿐이다. 그러나 법도를 바로잡음은 또한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요, 오직 지위에 있는 신하(臣下)들로 하여금 감히 혹시라도 소인(小人)들이 경계하는 말을 숨기지 말게 하였을 뿐이니, 소민(小民)들이 갯벌이 빠지고 막힘을 근심하여 천도(遷都)하고자 해서 말로써 윗사람을 잠규(箴規)하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너희들은 이것을 막아서 스스로 도달되지 못하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중(衆)은 신하(臣下)와 백성들이 모두 있는 것이다. 사신(史臣)이 장차 하문(下文)에 반경(盤庚)의 훈계하는 말을 서술하려 하였으므로 먼저 이것을 말한 것이다.
6. 王若曰 格汝衆아 予告汝訓하노니 汝猷黜乃心하여 無傲從康하라
왕(王)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리 오라. 너희들아. 내 너희들에게 훈계(訓戒)를 고하노니, 너희들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릴 것을 꾀하여 오만히 하고 편안함을 따르지 말도록 하라.
若曰者는 非盡當時之言이요 大意若此也라 汝猷黜乃心者는 謀去汝之私心也라 無는 與毋同하니 毋得傲上之命하고 從己之安이라 蓋傲上則不肯遷이요 從康則不能遷이니 二者는 所當黜之私心也라 此雖盤庚對衆之辭나 實爲群臣而發이니 以斅民이 由在位故也라
약왈(若曰)은 다 당시에 한 말이 아니요, 대의(大意)가 이와 같은 것이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마음을 버릴 것을 꾀하라’는 것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리도록 꾀하라는 것이다. 무(無)는 무(毋)와 같으니, 상(上)『[군주]』의 명령을 오만히 하고 자신의 편안함을 따르지 말라고 한 것이다. 상(上)에게 오만히 하면 천도(遷都)하려 하지 않고 편안함을 따르면 천도(遷都)할 수 없으니, 이 두 가지는 마땅히 버려야 할 사심(私心)이다. 이는 비록 반경(盤庚)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한 말이나 실제는 군신(群臣)을 위하여 한 말이니, 백성을 가르치되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하였기 때문이다.
7. 古我先王이 亦惟圖任舊人하사 共政하시니 王이 播告之修커시든 不匿厥指일새(한들로) 王用丕欽하시며 罔有逸言일새(한들로) 民用丕變하더니 今汝聒聒하여 起信이 險膚하니 予不知乃所訟이로다
옛날 우리 선왕(先王)이 또한 옛사람[세신구가(世臣舊家)]을 도모하여 맡겨서 정사(政事)를 함께 하셨으니, 왕(王)이 닦아야 할 일을 펴 말씀하시면 〈신하들이〉 그 뜻을 숨기지 않으므로 왕(王)이 크게 공경하였으며, 잘못된 말이 없으므로 백성들이 크게 변했는데, 이제 너희들은 시끄럽게 떠들어 백성들에게 신(信)을 일으킴이 험하고 얕으니, 나는 너희들이 다투는 바를 알지 못하겠다.
逸은 過也라 盤庚言 先王이 亦惟謀任舊人하여 共政하시니 王이 播告之修어시든 則奉承于內하여 而能不隱匿其指意라 故로 王用大敬之하시며 宣化于外에도 又無過言以惑衆聽이라 故로 民用大變이러니 今爾는 在內則伏小人之攸箴하고 在外則不和吉을 言于百姓하여 譊譊多言하여 凡起信於民者 皆險陂膚淺之說이니 我不曉汝所言이 果何謂也라 詳此所謂舊人者는 世臣舊家之人이요 非謂老成人也라 蓋沮遷都者는 皆世臣舊家之人이니 下文人惟求舊一章에 可見이니라
일(逸)은 잘못이다. 반경(盤庚)이 말씀하기를 “선왕(先王)이 또한 옛사람을 도모하여 맡겨서 정사를 함께하셨으니, 왕(王)이 닦아야 할 일을 펴 말씀하시거든 〈신하들이〉 안에서 받들어 그 뜻을 숨기지 않았으므로 왕(王)이 크게 공경하였으며, 밖에 교화(敎化)를 베풀 때에도 잘못된 말로 사람들의 들음을 현혹함이 없었으므로 백성들이 크게 변하였는데, 지금 너희들은 안에서는 소인(小人)『[소민(小民)]』들의 경계하는 말을 숨기고, 밖에서는 화(和)하고 길(吉)하지 않은 것을 백성들에게 말해서 시끄럽게 말을 많이 하여 무릇 백성들에게 신(信)을 일으킴이 모두 험피(險陂)하고 부천(膚淺)한 말이니,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바가 과연 무엇을 이르는 것인지 깨닫지 못하겠다.” 한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구인(舊人)이란 것을 살펴보면 세신(世臣)•구가(舊家)의 사람이요, 노성(老成)한 사람을 이른 것이 아니다. 천도(遷都)를 저지하는 자들은 모두 세신(世臣)•구가(舊家)의 사람이니, 하문(下文)의 “사람은 옛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 장(章)에서 이것을 볼 수 있다.
8. 非予自荒玆德이라 惟汝含德하여 不惕予一人하나니 予若觀火언마는 予亦拙謀라 作乃逸이니라
내가 스스로 이 덕(德)을 황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덕(德)을 감추어 나 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내가 불을 보듯이 분명하게 알건마는 나도 꾀가 졸렬하여 너희들의 잘못을 이룬 것이다.
荒은 廢也요 逸은 過失也라 盤庚言 非我輕易遷徙하여 自荒廢此德이요 惟汝不宣布德意하여 不畏懼於我라 我視汝情이 明若觀火언마는 我亦拙謀라 不能制命하여 而成汝過失也라
황(荒)은 황폐함이요, 일(逸)은 잘못이다. 반경(盤庚)이 말씀하기를 “내가 가볍게 천사(遷徙)하여 스스로 이 덕(德)을 황폐하게 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들이 덕(德)의 뜻을 선포하지 않아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너희들의 정을 봄이 불을 보듯이 분명하지만 나도 꾀가 졸렬하여 명(命)을 제재(制裁)[전천(專擅)]하지 못하여 너희들의 과실을 이룬 것이다.”고 하였다.
9. 若網이 在綱이라사 有條而不紊하며 若農이 服田力穡이라사 乃亦有秋니라
마치 그물이 벼리가 있어야 조리(條理)가 있어 문란하지 않음과 같으며, 농부가 전무(田畝)에서 일하여 농사를 힘써야 가을에 수확이 있는 것과 같다.
紊은 亂也라 綱擧則目張은 喩下從上, 小從大니 申前無傲之戒요 勤於田畝則有秋成之望은 喩今雖遷徙勞苦나 而有永建乃家之利니 申前從康之戒라
문(紊)은 문란함이다. 벼릿줄이 들리면 그물눈이 펴짐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따르고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따름을 비유한 것이니 앞의 오만히 하지 말라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며, 전무(田畝)에 부지런하면 가을에 수확할 희망이 있음은 지금 비록 천사(遷徙)하여 수고로우나 길이 네 집을 세우는 이로움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니 앞의 편안함을 따른다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다.
10. 汝克黜乃心하여 施實德于民호되 至于婚友오사 丕乃敢大言汝有積德이라하라
너희들은 능히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려 실제 덕(德)을 백성들에게 베풀되 인척(姻戚)과 친구들에게까지 이르고서야 너는 비로소 감히 크게 말하기를 ‘내가 적덕(積德)이 있다.’고 하라.
蘇氏曰 商之世家大族으로 造言以害遷者 欲以苟悅小民爲德也라 故로 告之曰 是何德之有오 汝曷不去汝私心하고 施實德于民與汝婚姻僚友乎아 勞而有功이 此實德也니 汝能勞而有功이어든 則汝乃敢大言曰我有積德이라하라 曰積德云者는 亦指世家大族而言이니 申前汝猷黜乃心之戒라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상(商)나라의 세가(世家)•대족(大族)으로 말을 만들어내어 천도(遷都)를 저지하는 자들은 구차히 소민(小民)들을 기쁘게 함을 덕(德)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고하기를 ‘이 무슨 덕(德)됨이 있겠는가. 너희들은 어찌 너희들의 사심을 버리고 실제 덕(德)을 백성과 너희들의 인척(姻戚)과 요우(僚友)들에게 베풀지 않는가. 수고로워 공(功)이 있는 것이 이것이 실제 덕(德)이니, 너희들이 능히 수고로워 공(功)이 있거든 너희들은 비로소 크게 말하기를 「내가 적덕(積德)이 있다.」고 하라.’한 것이다.” 적덕(積德)이라고 말한 것은 또한 세가(世家)•대족(大族)을 가리켜 말한 것이니, 앞의 너희들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릴 것을 꾀하라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다.
11. 乃不畏戎毒于遠邇하나니 惰農이 自安하여 不昬作勞하여 不服田畝하면 越其罔有黍稷하리라
너희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 큰 해독을 끼침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게으른 농부가 스스로 편안하여 힘써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 전무(田畝)에서 일하지 않으면 서직(黍稷)이 없게 될 것이다.
戎은 大요 昬은 强也라 汝不畏沈溺大害於遠近하여 而憚勞不遷하니 如怠惰之農이 不强力爲勞苦之事하여 不事田畝하니 安有黍稷之可望乎아 此章은 再以農喩하여 申言從康之害하니라
戎은 큼이요, 민(昬)은 힘씀이다. 너희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 큰 해독을 끼쳐 빠뜨림을 두려워하지 않아 수고로움을 꺼리고 천도(遷都)하지 않으니, 이는 마치 게으른 농부가 힘써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 전무(田畝)에서 일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어찌 서직(黍稷)을 바랄 수 있겠는가. 이 장(章)은 다시 농사로 비유하여 편안함을 따르는 해를 거듭 말하였다.
12. 汝不和吉을 言于百姓하나니 惟汝自生毒이로다 乃敗禍姦宄로 以自災于厥身하여 乃旣先惡于民이요 乃奉其恫하여서 汝悔身인들 何及이리오 相時憸民한대 猶胥顧于箴言이라도(하거든) 其發에 有逸口니 矧予制乃短長之命이온여 汝는 曷弗告朕하고 而胥動以浮言하여 恐沈于衆고 若火之燎于原하여 不可嚮邇나 其猶可撲滅이니 則惟爾衆이 自作弗靖이라 非予有咎니라
너희들이 화(和)함과 길(吉)함을 백성들에게 말하지 않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해독을 끼치는 것이다. 패(敗)하고 화(禍)하며 간(姦)•궤(宄)함으로 스스로 자기 몸에 재앙을 끼쳐서 너희들이 이미 백성들에게 앞장서서 악(惡)을 저지르고 마침내 고통을 받고서야 너희들이 자신을 뉘우친들 어찌 미치겠는가. 이 소민(小民)들을 보건대 오히려 서로 경계하는 말을 돌아보더라도 말함에 잘못된 말이 있을까 두렵거든 하물며 내가 너희들의 짧고 긴 목숨을 제재(制裁)함에 있어서랴. 너희들은 어찌 나에게 고하지 않고, 서로 부언(浮言)으로 선동(煽動)하여 사람들을 공동(恐動)시키고 빠지게 하는가. 마치 불이 평원(平原)에 타올라 향하여 가까이 할 수 없으나 오히려 박멸할 수 있음과 같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안정하지 않음을 만드는 것이요, 내가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다.
吉은 好也라 先惡은 爲惡之先也라 奉은 承이요 恫은 痛이요 相은 視也라 憸民은 小民也라 逸口는 過言也라 逸口도 尙可畏어든 況我制爾生殺之命하니 可不畏乎아 恐은 謂恐動之以禍患이요 沈은 謂沈陷之於罪惡이라 不可嚮邇나 其猶可撲滅者는 言其勢焰雖盛이나 而殄滅之不難也라 靖은 安이요 咎는 過也니 則惟爾衆이 自爲不安이요 非我有過也라 此章은 反復辯論하여 申言傲上之害하니라
길(吉)은 좋음이다. 선악(先惡)은 악(惡)의 선도(先導)가 되는 것이다. 봉(奉)은 받듦이요, 통(큜)은 고통이요, 상(相)은 봄이다. 섬민(첊民)은 소민(小民)이다. 일구(逸口)는 잘못된 말이다. 잘못된 말도 오히려 두려워할 만한데 하물며 내가 너희들을 살리고 죽이는 명(命)을 쥐고 있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恐)은 화환(禍患)으로 공동(恐動)함을 이르고, 침(沈)은 죄악(罪惡)에 빠뜨림을 이른다. 향하여 가까이할 수 없으나 오히려 박멸할 수 있다는 것은 그 형세(形勢)와 기염(氣焰)이 비록 성(盛)하나 끊어서 박멸함이 어렵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정(靖)은 편안함이요, 구(咎)는 허물이니, 너희들이 스스로 불안(不安)을 만드는 것이요, 내가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장(章)은 반복하여 변론해서 군주에게 오만히 하는 해(害)를 거듭 말하였다.
13. 遲任이 有言曰 人惟求舊요 器非求舊라 惟新이라하도다
지임(遲任)이 말하기를 ‘사람은 옛사람을 구하고, 그릇은 옛것을 구할 것이 아니라 새 그릇을 쓰라.’ 하였다.
遲任은 古之賢人이라 蘇氏曰 人舊則習하고 器舊則弊하니 當常使舊人하고 用新器也라 今按盤庚所引하면 其意在人惟求舊一句하니 而所謂求舊者는 非謂老人이요 但謂求人於世臣舊家云耳라 詳下文意하면 可見이니 若以舊人爲老人이면 又何侮老成人之有리오
지임(遲任)은 옛날의 현인(賢人)이다. 소씨(蘇氏)가 말하기를 “사람은 오래되면 익숙하고 그릇은 오래되면 망가지니, 마땅히 항상 옛사람을 부리고 새 그릇을 사용하여야 한다.” 하였다.
이제 반경(盤庚)이 인용한 바를 살펴보면 그 뜻이 ‘사람은 옛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 글귀에 있으니, 이른바 ‘옛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노인을 말한 것이 아니요, 단지 사람을 세신(世臣)과 구가(舊家)에서 구하여야 함을 이른 것이다. 하문(下文)의 뜻을 살펴보면 알 수 있으니, 만약 구인(舊人)을 노인(老人)이라고 한다면 또 어찌 노성(老成)한 사람을 업신여김이 있겠는가.
14. 古我先王이 曁乃祖乃父로 胥及逸勤하시니 予敢動用非罰가 世選爾勞하나니 予不掩爾善하리라 玆予大享于先王할새 爾祖其從與享之하여 作福作災하나니 予亦不敢動用非德호리라
옛날에 우리 선왕(先王)께서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더불어 서로 편안함과 수고로움을 함께 하셨으니, 내 감히 잘못된 형벌(刑罰)을 동(動)하여 쓰겠는가. 대대로 너희들의 공로를 뽑아 기록하고 있으니, 나는 너희들의 선(善)함을 엄폐(掩蔽)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선왕(先王)에게 크게 제향(祭享)할 적에 너희들의 선조(先祖)도 따라서 함께 배향(配享)하여 복(福)을 만들고 재앙(災殃)을 만드니, 나는 또한 감히 덕(德)이 아닌 것을 동(動)하여 쓰지 않을 것이다.
胥는 相也라 敢은 不敢也라 非罰은 非所當罰也라 世는 非一世也라 勞는 勞于王家也라 掩은 蔽也라 言先王及乃祖乃父로 相與同其勞逸하시니 我豈敢動用非罰하여 以加汝乎아 世簡爾勞하니 不蔽爾善하리라 玆我大享于先王할새 爾祖도 亦以功而配食於廟라 先王이 與爾祖父로 臨之在上하시고 質之在旁하사 作福作災가 皆簡在先王與爾祖父之心하니 我亦豈敢動用非德以加汝乎아
서(胥)는 서로이다. 감(敢)은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벌(非罰)은 마땅히 형벌하여야 할 것이 아닌 것이다. 세(世)는 한 대(代)가 아니다. 노(勞)는 왕가(王家)에 수고로움이다. 엄(掩)은 가리움이다. 선왕(先王)이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더불어 서로 수고로움과 편안함을 함께 하셨으니, 내 어찌 감히 잘못된 형벌(刑罰)을 동(動)하여 써서 너희들에게 가하겠는가. 대대로 너희들의 공로(功勞)를 뽑아 기록하고 있으니, 너희들의 선(善)을 엄폐하지 않을 것이다. 내 선왕(先王)에게 크게 제향(祭享)할 적에 너희들의 선조(先祖) 또한 공로로써 사당(祠堂)에서 배식(配食)한다. 선왕(先王)이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함께 임(臨)하여 위에 계시고 질정(質正)함에 곁에 계셔서 복(福)을 만들고 재앙(災殃)을 만듦에 모두 간열(簡閱)함이 선왕(先王)과 너희들의 조(祖)•부(父)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 내가 또한 어찌 감히 덕(德)이 아닌 것을 동(動)하여 써서 너희들에게 가하겠는가.
15. 予告汝于難하노니 若射之有志하니 汝無侮老成人하며 無弱孤有幼하고 各長于厥居하여 勉出乃力하여 聽予一人之作猷하라
내 너희들에게 어려움을 말하노니, 활쏘는 자가 〈과녁을 맞춤에〉 뜻이 있는 것과 같으니, 너희들은 노성(老成)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고 외로운 어린이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며, 각각 그 거처를 장구히 하여 힘써 너희들의 힘을 내어서 나 한 사람이 만든 꾀를 따르도록 하라.
難은 言謀遷徙之難也라 蓋遷都는 固非易事요 而又當時臣民이 傲上從康하여 不肯遷徙라 然我志決遷이 若射者之必於中하여 有不容但已者라 弱은 少之也라 意當時老成孤幼 皆有言當遷者라 故로 戒其老成者不可侮요 孤幼者不可少之也라 爾臣은 各謀長遠其居하여 勉出汝力하여 以聽我一人遷徙之謀也라
난(難)은 천사(遷徙)를 도모함이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천도(遷都)는 진실로 쉬운 일이 아니요, 또 당시의 신민(臣民)들이 군주에게 오만히 하고 편안함을 따라 천사(遷徙)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뜻이 결단코 천도(遷都)하려 함은 마치 활쏘는 자가 과녁을 맞춤을 기필하는 것과 같아 단지 그대로 중지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약(弱)은 하찮게 여김이다. 짐작컨대 당시에 노성(老成)한 사람과 외로운 어린이는 모두 “마땅히 천도(遷都)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가 있었던 듯하다. 그러므로 노성(老成)한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외로운 어린이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너희 신하(臣下)들은 각기 그 거처를 장원(長遠)히 할 것을 도모하여 힘써 너희들의 힘을 내어서 나 한 사람의 천사(遷徙)하는 꾀를 따라야 할 것이다.
16. 無有遠邇히 用罪는 伐厥死하고 用德은 彰厥善호리니 邦之臧은 惟汝衆이요 邦之不臧은 惟予一人이 有佚罰이니라
멀고 가까움에 관계없이 죄악(罪惡)을 행하는 자는 그 죽임으로 벌(罰)을 주고, 덕(德)을 따르는 자는 선(善)을 표창할 것이니, 나라가 잘됨은 너희들 때문이며, 나라가 잘못됨은 나 한 사람이 벌을 잘못 시행하기 때문이다.
用罪는 猶言爲惡이요 用德은 猶言爲善也라 伐은 猶誅也라 言無有遠近親疎히 凡伐死彰善을 惟視汝爲惡爲善如何爾라 邦之善은 惟汝衆用德之故요 邦之不善은 惟我一人이 失罰其所當罰也라
용죄(用罪)는 위악(爲惡)이란 말과 같고, 용덕(用德)은 위선(爲善)이란 말과 같다. 벌(伐)은 주(誅)와 같다. 원근(遠近)과 친소(親疎)에 관계없이 모두 죽임으로 벌을 주고 선(善)을 표창함에 있어서는 오직 너희들이 악(惡)을 하는가 선(善)을 하는가를 볼 뿐이다. 나라가 잘됨은 너희들이 덕(德)을 행하기 때문이요, 나라가 잘못됨은 나 한 사람이 마땅히 벌줘야 할 사람을 벌주지 않기 때문이다.
17. 凡爾衆은 其惟致告하여 自今으로 至于後日히 各恭爾事하여 齊乃位하며 度乃口하라 罰及爾身하면 弗可悔리라
무릇 너희들은 서로 고(告)하여 경계해서 지금으로부터 후일(後日)에 이르기까지 각기 너희들이 할 일을 공손히 수행하여, 너희들의 자리를 정돈하며 너희들의 말을 법도(法度)에 맞게 하라. 벌(罰)이 너희들의 몸에 미치면 뉘우칠 수 없을 것이다.”
致告者는 使各相告戒也라 自今以往으로 各敬汝事하여 整齊汝位하고 法度汝言하라 不然이면 罰及汝身하여 不可悔也리라
치고(致告)는 각기 서로 고(告)하여 경계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이후로는 각기 너희들의 일을 공경하여 너희들의 자리를 정제(整齊)하고 너희들의 말을 법도(法度)에 맞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벌이 너희들의 몸에 미쳐서 뉘우칠 수 없을 것이다.
盤庚中
1. 盤庚이 作하사 惟涉河하여 以民遷할새 乃話民之弗率하사 誕告用亶이어시늘 其有衆이 咸造하여 勿褻在王庭이러니 盤庚이 乃登進厥民하시다
반경(盤庚)이 일어나 황하(黃河)를 건너 〈천도(遷都)하여〉 백성들을 옮길 적에 마침내 따르지 않는 백성들에게 말씀하여 크게 고(告)하기를 정성으로 하였다. 이에 무리들이 모두 나와서 설만(褻慢)하지 말자고 하며 왕정(王庭)에 있었는데, 반경(盤庚)이 곧 그 백성들을 올라와 나오게 하였다.
作은 起而將遷之辭라 殷在河南이라 故로 涉河라 誕은 大요 亶은 誠也라 咸造는 皆至也라 勿褻은 戒其毋得褻慢也니 此는 史氏之言이라 蘇氏曰 民之弗率을 不以政令齊之하고 而以話言曉之하니 盤庚之仁也라
작(作)은 일어나 장차 옮기는 말이다. 은(殷)이 황하(黃河)의 남쪽에 있으므로 황하(黃河)를 건넌 것이다. 탄(誕)은 큼이요, 단(亶)은 정성(精誠)이다. 함(咸)과 조(造)는 모두 이름이다. 물설(勿褻)은 설만(褻慢)하지 말자고 경계한 것이니, 이는 사신(史臣)의 말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 것을 정령(政令)으로 정제(整齊)하지 않고 말로 깨닫게 하였으니, 이는 반경(盤庚)의 인(仁)이다.”
2. 曰 明聽朕言하여 無荒失朕命하라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분명히 내 말을 들어서 나의 명(命)을 폐하거나 잃지 말도록 하라.
荒은 廢也라
황(荒)은 폐함이다.
3. 嗚呼라 古我前后 罔不惟民之承하신대 保后胥慼일새(혼들로) 鮮以不浮于天時하니라
아! 옛날에 우리 전후(前后)[선왕(先王)]들이 백성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으시자, 군주(君主)를 보존하여 서로 걱정하였기에 천시(天時)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함이 적었다.
承은 敬也라 蘇氏曰 古謂過爲浮하니 浮之言은 勝也라 后旣無不惟民之敬이라 故로 民亦保后하여 相與憂其憂하여 雖有天時之災나 鮮不以人力勝之也라 林氏曰 憂民之憂者는 民亦憂其憂하나니 罔不惟民之承은 憂民之憂也요 保后胥慼은 民亦憂其憂也라
승(承)은 공경함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옛날에는 과(過)를 부(浮)라 하였으니, 부(浮)란 말은 이겨냄이다. 임금이 이미 백성들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으므로 백성들 또한 임금을 보존하여 서로 그 걱정을 걱정해서 비록 천시(天時)의 재앙(災殃)이 있으나 인력(人力)으로 이겨내지 못함이 적었던 것이다.”
임씨(林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의 걱정을 걱정하는 군주(君主)는 백성들 또한 군주(君主)의 걱정을 걱정하니, 백성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음은 백성의 걱정을 걱정함이요, 임금을 보존하여 서로 걱정함은 백성들 또한 그 걱정을 걱정하는 것이다.”
4. 殷降大虐이어늘 先王이 不懷하사 厥攸作은 視民利하사 用遷이시니 汝는 曷弗念我古后之聞고 承汝俾汝는 惟喜康共이니 非汝有咎라 比于罰이니라
은(殷)나라에 큰 해로움이 내리거늘 선왕(先王)들이 편안히 여기지 않으시어 흥작(興作)함은 백성들의 이로움을 살펴보아 천도(遷都)하신 것이니, 너희들은 어찌 내가 들은바 고후(古后)의 일을 생각하게 하지 않는가. 너희들을 공경하고 너희들을 시키는 것은 편안함을 함께 함을 기뻐해서이니, 너희들에게 잘못이 있어서 형벌에 미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先王이 以天降大虐으로 不敢安居하니 其所興作은 視民利當遷而已니 爾民은 何不念我以所聞先王之事아 凡我所以敬汝使汝者는 惟喜與汝同安爾니 非爲汝有罪하여 比于罰而謫遷汝也라
선왕(先王)은 하늘이 큰 해로움을 내리므로 편안히 거처하지 못하였으니, 그 흥작(興作)한 것은 백성들의 이로움을 살펴보아 마땅히 천도(遷都)하여야 했을 뿐이었으니, 너희 백성들은 어찌하여 내가 들은바 선왕(先王)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가. 무릇 내가 너희들을 공경하고 너희들을 시키는 까닭은 오직 너희들과 편안함을 함께 함을 기뻐해서이니, 너희들이 죄가 있어 형벌에 미치게 해서 너희들을 귀양보내려는 것이 아니다.
5. 予若籲懷玆新邑은 亦惟汝故니 以丕從厥志니라
내 이와 같이 불러서 새 도읍에 오라 함은 또한 너희 백성들 때문이니, 너희들의 뜻을 크게 따르려 해서이다.
我所以招呼懷來于此新邑者는 亦惟以爾民이 蕩析離居之故니 欲承汝俾汝康共하여 以大從爾志也라 或曰 盤庚遷都에 民咨胥怨이어늘 而此以爲丕從厥志는 何也오 蘇氏曰 古之所謂從衆者는 非從其口之所不樂이요 而從其心之所不言而同然者니 夫趨利而避害하고 捨危而就安은 民心同然也라 殷亳之遷은 實斯民所利로되 特其一時에 爲浮言搖動하여 怨咨不樂이니 使其卽安危利害之實而反求其心이면 則固其所大欲者矣니라
내가 불러서 이 새 도읍에 오라 하는 까닭은 또한 너희 백성들이 탕석리거(蕩析離居)하는 연고 때문이니, 너희들을 공경하고 너희들을 부려서 편안함을 함께 하여 너희들의 뜻을 크게 따르고자 해서이다.
혹자는 이르기를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함에 백성들이 원망하고 서로 비방하였는데, 여기에 그 뜻을 크게 따른다고 말함은 어째서입니까?” 하였다. 이에 소씨(蘇氏)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옛날에 이른바 ‘여러 사람을 따른다’는 것은 그 입에 좋아하지 않는 바를 따르는 것이 아니요, 그 마음에 말하지 않으면서 똑같이 그렇게 생각함을 따르는 것이니, 이익을 따르고 해를 피하며, 위태로움을 버리고 편안함으로 나아가는 것은 민심(民心)에 똑같은 것이다. 은박(殷¨])으로 옮기는 것은 실로 이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인데, 다만 일시적(一時的)인 부언(浮言)에 동요되어 원망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니, 가령 안위(安危)와 이해(利害)의 실제에 나아가 그 마음을 돌이켜 찾아본다면 진실로 크게 원하는 바인 것이다.”
6. 今予將試以汝遷하여 安定厥邦이어늘 汝不憂朕心之攸困이요 乃咸大不宣乃心하여 欽念以´0하여 動予一人하나니 爾惟自鞠自苦로다 若乘舟하니 汝弗濟하면 臭厥載하리라 爾´0이 不屬하니 惟胥以沈이로다 不其或稽어니 自怒인들 曷瘳리오
이제 나는 장차 너희들 때문에 천도하여 이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는데,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곤궁한 바를 걱정하지 않고 모두 크게 너희들의 마음을 펴서 공경하여 생각하되 정성으로써 하여 나 한 사람을 감동시키지 않으니, 이는 너희들 스스로 곤궁하고 너희들 스스로 괴롭게 하는 것이다. 마치 배를 타는 것과 같으니, 너희들이 제 때에 건너가지 않으면 실로 물건을 부패시키고 말 것이다. 너희들의 정성이 이어지지 않으니, 서로 침몰할 뿐이다. 혹시라도 상고하지 않으니, 스스로 노여워한들 어찌 고통을 덜겠는가.
上文엔 言先王惟民之承에 而民亦保后胥慼하고 今我亦惟汝故로 安定厥邦이어늘 而汝乃不憂我心之所困하고 乃皆不宣布腹心하여 欽念以誠하여 感動於我하니 爾徒爲此紛紛하여 自取窮苦라 譬乘舟컨대 不以時濟면 必敗壞其所資라 今汝從上之誠이 間斷不屬하니 安能有濟리오 惟相與以及沈溺而已라 詩曰 其何能淑이리오 載胥及溺이라하니 正此意也라 利害若此어늘 爾民而罔或稽察焉하니 是雖怨疾忿怒나 何損於困苦乎아
상문(上文)에서는 선왕(先王)이 백성을 공경함에 백성들 또한 임금을 보존하여 서로 걱정함을 말하였고, 이제 나도 너희들 때문에 이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는데, 너희들은 마침내 내 마음의 곤궁한 바를 걱정하지 않고 모두 속에 있는 마음을 펴서 공경하여 생각하기를 정성으로써 하여 나를 감동시키지 않으니, 너희들은 다만 이처럼 분분하여 스스로 곤궁함과 괴로움을 취할 뿐이다. 배를 타는 것에 비유하면 제때에 건너가지 않으면 반드시 그 싣고 있는 물자(物資)를 부패시키고 마는 것과 같다. 이제 너희들의 윗사람을 따르는 정성이 간단(間斷)하여 연결되지 않으니, 어찌 능히 구제함이 있겠는가. 오직 서로 더불어 침닉(沈溺)에 미칠 뿐이다. 《시경(詩經)》에 “그 어찌 선(善)하겠는가. 서로 더불어 빠질 뿐이다.” 하였으니, 바로 이 뜻이다. 이해(利害)가 이와 같은데도 너희 백성들이 혹시라도 상고(詳考)하고 살핌이 없으니, 이 비록 원망하고 미워하며 분노하나 어찌 곤고(困苦)함을 덜겠는가.
7. 汝不謀長하여 以思乃災하나니 汝誕勸憂로다 今其有今이나 罔後하리니 汝何生이 在上이리오
너희들은 장구(長久)한 계책을 도모하여 너희들의 재앙을 생각하지 않으니, 이는 너희들이 크게 우환(憂患)으로 권면(勸勉)하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금일(今日)이 있으나 후일(後日)이 없을 것이니, 너희들이 무슨 삶이 하늘에 있겠는가.
汝不爲長久之謀하여 以思其不遷之災하니 是는 汝大以憂而自勸也라 孟子曰 安其危而利其災하여 樂其所以亡이라하시니 勸憂之謂也라 有今은 猶言有今日也요 罔後는 猶言無後日也라 上은 天也라 今其有今罔後는 是天斷棄汝命이니 汝有何生理於天乎아 下文에 言迓續乃命于天이라하니 蓋相首尾之辭라
너희들은 장구(長久)한 계책을 하여 옮기지 않는데 따른 재앙을 생각하지 않으니, 이는 너희들이 크게 우환으로 스스로 권면하는 것이다. 맹자(孟子)가 말씀하기를 “위태로움을 편안하게 여기고 재앙을 이롭게 여겨서 그 망하게 되는 소이(所以)를 즐긴다.” 하였으니, 우환으로 권면함을 이른 것이다. 유금(有今)은 금일(今日)이 있다는 말과 같고, 망후(罔後)는 후일(後日)이 없다는 말과 같다. 상(上)은 하늘이다. ‘지금은 금일(今日)이 있으나 후일(後日)이 없다’는 것은 이는 하늘이 너희들의 명(命)을 끊어 버리는 것이니, 너희들이 무슨 살 이치가 하늘에 있겠는가. 하문(下文)에는 “나는 너희들의 명(命)을 하늘에서 맞이하여 이어주려 한다.”고 말했으니, 서로 머리와 꼬리가 되는 말이다.
8. 今予命汝하노니 一하여 無起穢以自臭하라 恐人이 倚乃身하여 迂乃心하노라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명(命)하노니, 한결같이 하여 더러움을 일으켜 스스로 부패하지 말도록 하라. 사람들이 너희들의 몸에 기대어 너희들의 마음을 굽게[사곡(邪曲)]할까 두렵다.
爾民은 當一心以聽上이요 無起穢惡以自臭敗하라 恐浮言之人이 倚汝之身하여 迂汝之心하여 使汝邪僻而無中正之見也라
너희 백성들은 마땅히 한 마음으로 윗사람을 따를 것이요 더러움과 악(惡)함을 일으켜 스스로 냄새나고 부패하지 말도록 하라. 부언(浮言)하는 사람들이 너희들의 몸에 기대어 너희들의 마음을 굽게 해서 너희들로 하여금 사벽(邪僻)하여 중정(中正)한 소견(所見)이 없게 할까 두렵다.
9. 予迓續乃命于天하노니 予豈汝威리오 用奉畜(휵)汝衆이니라
나는 너희들의 명(命)을 하늘에서 맞이하여 이어주려 하노니, 내가 어찌 너희들을 위협하겠는가. 너희들을 받들어 기르려고 하는 것이다.
我之所以遷都者는 正以迎續汝命于天이니 予豈以威脅汝哉리오 用以奉養汝衆而已니라
내가 천도(遷都)하는 까닭은 바로 너희들의 명(命)을 하늘에서 맞이하여 이어주고자 해서이니, 내 어찌 너희들을 위협하겠는가. 너희들을 봉양하려 할 뿐이다.
10. 予念我先神后之勞爾先하노니 予丕克羞爾는 用懷爾然이니라
나는 우리 선신후(先神后)[선왕(先王)]께서 너희들의 선조(先祖)를 수고롭게 하였음을 생각하노니, 내가 크게 너희들을 길러줌은 너희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神后는 先王也라 羞는 養也니 卽上文畜養之意라 言我思念我先神后之勞爾先人하니 我大克羞養爾者는 用懷念爾故也라
신후(神后)는 선왕(先王)이다. 수(羞)는 기름이니, 곧 상문(上文)의 휵양(畜養)의 뜻이다. “나는 우리 선후(先后)께서 너희 선인(先人)들을 수고롭게 하였음을 사념(思念)하노니, 내가 크게 너희들을 길러줌은 너희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11. 失于政하여 陳于玆하면 高后丕乃崇降罪疾하사 曰 曷虐朕民고하시리라
정사(政事)를 잘못하여 천도(遷都)하지 않고 이곳에 오래 있으면 고후(高后)[탕왕(湯王)]께서는 나에게 크게 죄질(罪疾)을 많이 내리시며 말씀하기를 ‘어찌하여 나의 백성들을 포악히 하는가?’라고 하실 것이다.
陳은 久요 崇은 大也라 耿圯而不遷하여 以病我民이면 是는 失政而久于此也라 高后는 湯也라 湯必大降罪疾於我하사 曰何爲而虐害我民고하시리니 蓋人君이 不能爲民圖安이면 是亦虐之也라
진(陳)은 오램이요, 숭(崇)은 큼이다. 경(耿)땅이 무너지는데도 천도(遷都)하지 않아 우리 백성들을 해롭게 하면 이는 정사(政事)를 잘못하여 이곳에 오래 있는 것이다. 고후(高后)는 탕왕(湯王)이다. 탕왕(湯王)은 반드시 크게 죄질(罪疾)을 내 몸에 내리며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나의 백성들을 포악히 하고 해치는가?”라고 할 것이니, 인군(人君)이 백성을 위하여 편안함을 도모하지 못하면 이 또한 포악히 하는 것이다.
12. 汝萬民이 乃不生生하여 曁予一人猷로 同心하면 先后丕降與汝罪疾하사 曰 曷不曁朕幼孫으로 有比오하시리니 故有爽德이라 自上으로 其罰汝하시리니 汝罔能迪하리라
너희 만민(萬民)들이 생생(生生)[생업(生業)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감]하지 못하여 나 한 사람의 계책과 마음을 함께 하지 않으면 선후(先后)께서는 너희들에게 죄질(罪疾)을 많이 내리시며 말씀하기를 ‘어찌하여 짐의 어린 손자와 더불어 친하지 않는가?’라고 하실 것이니, 그러므로 상덕(爽德)[실덕(失德)]이 있어 위로부터 너희들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니, 너희들은 면할 수가 없을 것이다.
樂生興事하면 則其生也厚하니 是謂生生이라 先后는 泛言商之先王也요 幼孫은 盤庚自稱之辭라 比는 同事也라 爽은 失也라 言汝民이 不能樂生興事하여 與我同心以遷이면 我先后大降罪疾於汝하사 曰 汝何不與朕幼小之孫으로 同遷乎아하시리니 故로 汝有失德하여 自上其罰汝하리니 汝無道以自免也리라
생업(生業)을 즐거워하고 일을 일으키면 생업(生業)이 후해질 것이니, 이것을 생생(生生)이라 이른다. 선후(先后)는 상(商)나라의 선왕(先王)을 범연(泛然)히 말한 것이요, 유손(幼孫)은 반경(盤庚)이 자칭(自稱)한 말이다. 비(比)는 일을 함께 하는 것이다. 상(爽)은 잃음[잘못]이다. 너희 백성들이 생업(生業)을 즐거워하고 일을 일으켜서 나와 더불어 마음을 함께 하여 천도(遷都)하지 않으면 우리 선후(先后)께서는 너희들에게 죄질(罪疾)을 크게 내리시며 말씀하기를 “너희들은 어찌 짐(朕)의 유소(幼小)한 손자와 더불어 함께 천도(遷都)하지 않는가?”라고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에게 실덕(失德)이 있어 위로부터 너희들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니, 너희들은 스스로 면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13. 古我先后 旣勞乃祖乃父라 汝共作我畜民이니 汝有戕이 則在乃心하면 我先后綏乃祖乃父하여시든 乃祖乃父 乃斷棄汝하여 不救乃死하리라
옛날 우리 선후(先后)께서 이미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수고롭게 하셨다. 그리하여 너희가 함께 나의 기르는 백성이 되었으니, 너희가 해롭게 함이 너희 마음속에 있으면, 우리 선후(先后)께서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회유하여 오게 하실 것이니, 그러면 너희들의 조(祖)•부(父)는 마침내 너희들을 끊고 버려서 너희들의 죽음을 구제하지 않을 것이다.
旣勞乃祖乃父者는 申言勞爾先也요 汝共作我畜民者는 汝皆爲我所畜之民也라 戕은 害也라 綏는 懷來之意라 謂汝有戕害 在汝之心하면 我先后固已知之하사 懷來汝祖汝父어시든 汝祖汝父도 亦斷棄汝하여 不救汝死也라
이미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수고롭게 했다는 것은 너희들의 선조(先祖)를 수고롭게 함을 거듭 말한 것이다. 너희들이 함께 나의 기르는 백성이 되었다는 것은 너희들이 모두 나의 기르는 바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장(캓)은 해침이다. 수(綏)는 회유하여 오게 하는 뜻이다. 너희들은 장해(캓害)하려는 생각이 너희 마음속에 있으면, 우리 선후(先后)께서는 진실로 이것을 이미 아시고는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회유하여 오게 하실 것이니, 그러면 너희들의 조(祖)•부(父)도 또한 너희들을 끊고 버려서 너희들의 죽음을 구제하지 않을 것이다.
14. 玆予有亂政同位 具乃貝玉하면 乃祖乃父 丕乃告我高后하여 曰 作丕刑于朕孫이라하여 迪高后하여 丕乃崇降弗祥하리라
나의 정사(政事)를 다스려 지위를 함께한 자들이 화패(貨貝)와 옥(玉)을 모으면 너희들의 조(祖)•부(父)가 크게 우리 고후(高后)에게 아뢰어 ‘나의 손자에게 큰 형벌을 내리소서.’라고 말하여, 고후(高后)를 인도(引導)하여 크게 상서(祥瑞)롭지 못함을 많이 내릴 것이다.
亂은 治也요 具는 多取而兼有之謂라 言若我治政之臣으로 所與共天位者 不以民生爲念하고 而務富貝玉者면 其祖父亦告我成湯하여 作丕刑于其子孫이라하여 啓成湯하여 丕乃崇降弗祥而不赦也라 此章을 先儒皆以爲責臣之辭라 然詳其文勢하면 曰玆予有亂政同位라하니 則亦對民庶責臣之辭요 非直爲群臣言也라 按上四章에 言君有罪, 民有罪, 臣有罪면 我高后與爾民臣祖父로 一以義斷之하여 無所赦也라 王氏曰 先王設敎에 因俗之善而導之하고 反俗之惡而禁之하나니 方盤庚時에 商俗衰하여 士大夫棄義卽利라 故로 盤庚이 以具貝玉爲戒하니 此는 反其俗之惡而禁之者也요 自成周以上으로 莫不事死如事生하고 事亡如事存이라 故로 其俗이 皆嚴鬼神하니 以經考之컨대 商俗爲甚이라 故로 盤庚이 特稱先后與臣民之祖父崇降罪疾爲告하니 此는 因其俗之善而導之者也니라
난(亂)은 다스림이요, 구(具)는 많이 취하고 겸하여 둠을 이른다. 만약 나의 정사(政事)를 다스리는 신하(臣下)로서 천위(天位)를 함께 한 자중에 민생(民生)을 생각하지 않고 화패(貨貝)와 옥(玉)을 많이 모으기를 힘쓰는 자가 있으면 그 조(祖)•부(父) 또한 우리 성탕(成湯)에게 아뢰어 “자손에게 큰 형벌(刑罰)을 내리소서.” 라고 말하여 성탕(成湯)을 계도(啓導)하여 크게 상서(祥瑞)롭지 못함을 많이 내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장(章)을 선유(先儒)들은 모두 신하(臣下)를 책한 말이라 하였다. 그러나 문세(文勢)를 살펴보면 ‘나의 정사(政事)를 다스려 지위를 함께한 자’라고 하였으니, 또한 백성들을 대하여 신하(臣下)를 책한 말이요, 단지 군신(群臣)만을 위하여 말한 것은 아니다. 살펴보건대 위의 네 장(章)은 군주(君主)가 죄가 있고 백성이 죄가 있고 신하(臣下)가 죄가 있으면 우리 고후(高后)가 너희 신민(臣民)의 조(祖)•부(父)와 함께 한결같이 의리로써 결단하여 용서하는 바가 없을 것임을 말하였다.
왕씨(王氏)가 말하였다. “선왕(先王)이 가르침을 베풀 적에 풍속(風俗)의 좋은 것을 인하여 인도하고, 풍속의 나쁜 것을 뒤집어 금하였다. 반경(盤庚) 당시에 상(商)나라 풍속이 쇠하여 사대부(士大夫)들이 의(義)를 버리고 이익(利益)에 나아갔으므로 반경(盤庚)이 패옥(貝玉)을 많이 소유함을 경계하였으니, 이는 그 풍속의 나쁜 것을 뒤집어 금한 것이다. 그리고 성주(成周) 이전에는 죽은 사람을 섬기기를 산 사람을 섬기는 것처럼 하고, 없어진 사람을 섬기기를 생존한 이를 섬기는 것처럼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 풍속이 모두 귀신을 두려워하였으니, 경전(經傳)을 가지고 살펴보면 상(商)나라 풍속이 특히 심하였다. 그러므로 반경(盤庚)은 특별히 선후(先后)와 신민(臣民)의 조(祖)•부(父)가 죄질(罪疾)을 많이 내린다고 말하여 고하였으니, 이는 그 풍속의 좋은 것을 인하여 인도한 것이다.”
15. 嗚呼라 今予告汝不易하노니 永敬大恤하여 無胥絶遠하여 汝分猷念以相從하여 各設中于乃心하라
아!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천도(遷都)함이 쉽지 않음을 고하노니, 큰 근심을 길이 공경하여 서로 끊고 멀리하지 말아서 너희들의 계책과 생각을 나누어 서로 더불어 각각 너희들의 마음에 중(中)을 베풀도록 하라.
告汝不易는 卽上篇告汝于難之意라 大恤은 大憂也라 今我告汝以遷都之難하노니 汝當永敬我之所大憂念者라 君民一心然後에 可以有濟니 苟相絶遠而誠不屬이면 則殆矣라 分猷者는 分君之所圖而共圖之요 分念者는 分君之所念而共念之라 相從은 相與也라 中者는 極至之理니 各以極至之理로 存于心이면 則知遷徙之議 爲不可易하여 而不爲浮言橫議之所動搖也리라
너희들에게 쉽지 않음을 고한다는 것은 곧 상편(上篇)의 너희들에게 어려움을 고한다는 뜻이다. 대휼(大恤)은 큰 근심이다.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천도(遷都)하는 어려움을 고하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내가 크게 근심하고 생각하는 것을 길이 공경하여야 할 것이다. 군주(君主)와 백성이 한 마음이 된 뒤에야 구제함이 있을 수 있으니, 만일 서로 끊고 멀리하여 정성이 연결되지 않으면 위태로울 것이다. 분유(分猷)는 군주(君主)의 도모하는 바를 나누어 함께 도모하는 것이요, 분념(分念)은 군주(君主)의 생각하는 바를 나누어 함께 생각한다는 것이다. 상종(相從)은 서로 더부는 것이다. 중(中)은 지극한 이치이니, 각각 지극한 이치를 마음속에 두면 천사(遷徙)하는 논의가 변역(變易)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아서 부언(浮言)과 횡의(橫議)[멋대로 지껄이는 의논]에 동요되지 않을 것이다.
16. 乃有不吉不迪이 顚越不恭과 暫遇姦宄어든 我乃劓殄滅之無遺育하여 無俾易種于玆新邑하리라
불길(不吉)『[불선(不善)]』하고 부적(不迪)[부도(不道)]한 사람들이 전월(顚越)하여 공손하지 않음과 잠시 만남에 간궤(姦宄)한 짓을 하는 자가 있으면 나는 이들을 코베고 진멸(殄滅)[죽임]하여 남겨두어 기르지 않아서 종자(種子)를 이 새 도읍에 옮겨놓지 못하게 할 것이다.
乃有不善不道之人이 顚隕踰越하여 不恭上命者와 及暫時所遇에 爲姦爲宄하여 劫掠行道者어든 我小則加以劓하고 大則殄滅之하여 無有遺育하여 毋使移其種于此新邑也라 遷徙에 道路艱關하니 恐姦人乘隙生變이라 故嚴明號令하여 以告勅之라
불선(不善)하고 불도(不道)한 사람들로서 전운(顚隕)하고 유월(踰越)하여 군주(君主)의 명령에 공손하지 않은 자와 잠시 만남에 간궤(姦宄)한 짓을 하여 길가는 자들을 겁탈하고 약탈하는 자가 있으면 내가 작게는 코베는 형벌(刑罰)을 가하고 크게는 진멸(殄滅)하여 남겨두어 기르지 않아서 그 종자(種子)를 이 새 도읍에 옮겨놓게 하지 않을 것이다. 천사(遷徙)에는 도로(道路)가 어려우니, 간사한 사람들이 틈을 타서 변란을 일으킬까 두렵다. 그러므로 호령(號令)을 엄히 하고 분명히 하여 고한 것이다.
17. 往哉生生하라 今予는 將試以汝遷하여 永建乃家니라
가서 생업(生業)에 종사하도록 하라. 이제 나는 장차 너희들을 옮겨서 너희들의 집을 영원히 세워줄 것이다.”
往哉는 往新邑也라 方遷徙之時에 人懷舊土之念而未見新居之樂이라 故로 再以生生勉之하여 振起其怠惰而作其趨事也라 試는 用也라 今我將用汝遷하여 永立乃家하여 爲子孫無窮之業也라
왕재(往哉)는 새 도읍에 가는 것이다. 천사(遷徙)할 때에 사람들이 옛날에 살던 땅이 생각남을 그리워하고 새 거주지의 즐거움을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다시 생생(生生)이란 말로 권면하여, 그 게으름을 떨치고 일어나서 일에 나가도록 진작시킨 것이다. 시(試)는 써이다. 이제 나는 장차 써 너희들을 옮겨서 너희들의 집을 영원히 세워주어 자손들의 무궁한 업(業)으로 삼고자 한다.
盤庚下
1. 盤庚이 旣遷하사 奠厥攸居하시고 乃正厥位하사 綏爰有衆하시다
반경(盤庚)이 이미 천도(遷都)하여 거주할 곳을 정하고는 군신(君臣)과 상하(上下)의 지위를 바로잡아 여러 무리들을 편안하게 하였다.
盤庚이 旣遷新邑하여 定其所居하고 正君臣上下之位하여 慰勞臣民遷徙之勞하여 以安有衆之情也라 此는 史氏之言이라
반경(盤庚)이 이미 새 도읍으로 천도(遷都)하여 거주할 곳을 정하고는 군신(君臣)과 상하(上下)의 지위를 바로잡아 신민(臣民)들의 천사(遷徙)하는 수고로움을 위로하여 여러 무리들의 정(情)을 편안하게 한 것이다. 이는 사관(史官)의 말이다.
2. 曰 無戲怠하여 懋建大命하라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희롱하고 태만하지 말아 힘써 큰 명(命)을 세우도록 하라.
曰은 盤庚之言也라 大命은 非常之命也라 遷國之初에 臣民上下 正當勤勞盡瘁하여 趨事赴功하여 以爲國家無窮之計라 故로 盤庚이 以無戲怠戒之하고 以建大命勉之하니라
왈(曰)은 반경(盤庚)의 말이다. 대명(大命)은 비상(非常)한 명(命)이다. 국도(國都)를 옮기는 초기(初期)에는 신민(臣民)과 상하(上下)가 바로 근로(勤勞)하여 수고로움을 다해서 일에 달려가고 공(功)에 나아가서 국가(國家)의 무궁한 계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므로 반경(盤庚)이 “희롱하고 태만히 하지 말라.”는 말로 경계하고, 큰 명(命)을 세우라고 권면한 것이다.
3. 今予其敷心腹腎腸하여 歷告爾百姓于朕志하니 罔罪爾衆이니 爾無共怒하여 協比讒言予一人하라
이제 나는 심장과 배와 신장과 창자에 있는 말을 펴서 너희 백성들에게 나의 뜻을 다 고하노니, 너희들을 죄주지 않을 것이니, 너희들은 함께 노(怒)하여 협비(協比)[합하여 따름]해서 나 한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
歷은 盡也라 百姓은 畿內民庶니 百官族姓도 亦在其中이라
역(歷)은 다이다. 백성(百姓)은 기내(畿內)의 민서(民庶)이니, 백관(百官)과 족성(族姓)들도 또한 이 가운데에 들어 있다.
4. 古我先王이 將多于前功하리라 適于山하사 用降我凶德하사 嘉績于朕邦하시니라
옛날 우리 선왕(先王)께서는 ‘장차 전인(前人)의 공(功)보다 많게 하리라’ 하시어 산(山)으로 가서 우리의 흉한 덕(德)을 낮추어 우리 나라에 아름다운 공적(功績)이 있게 하셨다.
古我先王은 湯也라 適于山은 往于亳也라 契始居亳이러니 其後屢遷하니 成湯이 欲多于前人之功이라 故로 復往居亳이라 按立政三亳을 鄭氏曰 東成皐, 南轘轅, 西降谷이라하니 以亳依山이라 故로 曰適于山也라 降은 下也라 依山이면 地高水下하여 而無河圯之患이라 故로 曰用下我凶德이라 嘉績은 美功也라
옛날 우리 선왕(先王)은 탕왕(湯王)이다. 산에 갔다는 것은 박읍(¨]邑)에 간 것이다. 설(契)이 처음 박읍(¨]邑)에 거하였는데 그후 여러 번 천도(遷都)하니, 성탕(成湯)은 전인(前人)의 공(功)보다 많게 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다시 박읍(亳邑)에 가서 거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입정(立政)〉에 삼박(三亳)을 정씨(鄭氏)는 “동쪽은 성고(成皐)이고 남쪽은 환원(턤轅)이고 서쪽은 강곡(降谷)이다.” 하였으니, 박읍(亳邑)이 산(山)을 의지하였기 때문에 산(山)에 갔다고 말한 것이다. 강(降)은 낮춤이다. 산(山)에 의지하면 땅이 높고 물이 낮아서 하수(河水)에 무너지는 폐해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흉덕(凶德)을 낮추었다고 말한 것이다. 가적(嘉績)은 아름다운 공(功)이다.
5. 今我民이 用蕩析離居하여 罔有定極이어늘 爾謂朕호되 曷震動萬民하여 以遷고하나다
지금 우리 백성들이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정하여 머물 곳이 없는데 너희들은 짐(朕)에게 이르기를 ‘어찌하여 만민(萬民)을 진동하여 옮기는가’ 하는구나.
今耿이 爲河水圯壞하여 沈溺墊隘하니 民用蕩析離居하여 無有定止하여 將陷於凶德而莫之救어늘 爾謂我호되 何故로 震動萬民以遷也오
이제 경(耿)땅이 하수(河水)에 침식되어 무너져서 침닉(沈溺)하고 빠지니, 백성들이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정하여 머물 곳이 없어서 장차 흉덕(凶德)에 빠져 구제할 수가 없는데도 너희들은 나에게 이르기를 “무슨 연고로 만민(萬民)을 진동하여 옮기는가.”라고 한다.
6. 肆上帝 將復我高祖之德하사 亂越我家어시늘 朕及篤敬으로 恭承民命하여 用永地于新邑호라
이러므로 상제(上帝)께서 장차 우리 고후(高后)의 덕(德)을 회복하여 다스림이 우리 국가에 미치게 하시니, 짐(朕)은 독실하고 공경하는 신하(臣下)들과 더불어 공손히 백성의 명(命)을 받들어 이 새 도읍(都邑)에 영원한 터전을 만들었노라.
乃上天이 將復我成湯之德而治及我國家하시니 我與一二篤敬之臣으로 敬承民命하여 用長居于此新邑也라
상천(上天)이 장차 우리 성탕(成湯)의 덕(德)을 회복하여 다스림이 우리 국가에 미치게 하시니, 나는 한두 명의 독경(篤敬)하는 신하(臣下)들과 더불어 공경히 백성의 명(命)을 받들어서 이 새 도읍에 장구(長久)히 거주하게 한 것이다.
7. 肆予沖人이 非廢厥謀라 弔(적)由靈이며 各非敢違卜이라 用宏玆賁이니라
그러므로 나 충인(沖人)은 너희들의 계책을 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선(善)한 것을 씀에 이르게 하고자 해서이며, 너희들도 각기 점(占)을 어기려는 것이 아니라 이 큰 사업을 크게 하고자 해서였다.
沖은 童이요 弔은 至요 由는 用이요 靈은 善也라 宏賁은 皆大也라 言我非廢爾衆謀라 乃至用爾衆謀之善者니 指當時臣民에 有審利害之實하여 以爲當遷者言也라 爾衆이 亦非敢固違我卜이라 亦惟欲宏大此大業爾이니 言爾衆亦非有他意也라 蓋盤庚이 於旣遷之後에 申彼此之情하여 釋疑懼之意하며 明吾前日之用謀하고 略彼旣往之傲惰하여 委曲忠厚之意가 藹然於言辭之表라 大事以定하고 大業以興하여 成湯之澤이 於是而益永하니 盤庚이 其賢矣哉인저
충(沖)은 어림이요, 조(弔)은 이름이요, 유(由)는 씀이요, 영(靈)은 선(善)이다. 굉(宏)과 분(賁)은 모두 큼이다. 내가 너희들의 여러 계책을 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너희들의 여러 계책중에 선(善)한 것을 씀에 이르게 하려고 해서이니, 이는 당시 신민(臣民) 중에 이해(利害)의 실제를 살펴서 “마땅히 옮겨야 한다.”고 말한 자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너희들 또한 감히 굳이 내 점(占)을 어기려는 것이 아니라 또한 이 큰 사업을 크게 하고자 해서였을 뿐이니, 너희들 또한 딴 뜻이 있어서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반경(盤庚)은 이미 천도(遷都)한 뒤에 피차의 정(情)을 펴서 의구(疑懼)하는 뜻을 풀고, 자신이 지난날 계책을 씀을 밝히고 저들의 기왕(旣往)의 오만함과 게으름을 생략하여, 위곡(委曲)하고 충후(忠厚)한 뜻이 언사(言辭)의 밖에 성하게 드러난 것이다. 대사(大事)가 결정되고 대업(大業)이 일어나서 성탕(成湯)의 은택(恩澤)이 이에 더욱 영구하게 되었으니, 반경(盤庚)이 그 어질구나.
8. 嗚呼라 方伯師長百執事之人은 尙皆隱哉어다
아! 방백(方伯)과 사장(師長)과 백집사(百執事)의 사람들은 부디 모두 은통(隱痛)하는 마음을 간직할지어다.
隱은 痛也라 盤庚이 復歎息言 爾諸侯公卿百執事之人은 庶幾皆有所隱痛於心哉어다
은(隱)은 은통(隱痛)함이다. 반경(盤庚)이 다시 탄식하고 말씀하기를 “너희 제후(諸侯)와 공경(公卿)과 백집사(百執事)의 사람들은 부디 모두 마음에 은통(隱痛)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9. 予其懋簡相爾는 念敬我衆이니라
내가 힘써 좋은 지역을 간택(簡擇)하여 너희들을 인도(引導)함은 나의 백성들을 생각하고 공경하기 때문이다.
相은 爾雅曰 導也라 我懋勉簡擇導汝는 以念敬我之民衆也라
상(相)은 《이아(爾雅)》에 “인도(引導)함이다.” 하였다. 내가 힘써 간택하여 너희들을 인도(引導)함은 나의 민중(民衆)들을 생각하고 공경하기 때문이다.
10. 朕은 不肩好貨하고 敢恭生生하여 鞠人謀人之保居를 敍欽하노라
짐(朕)은 재화(財貨)를 좋아하는 이에게 맡기지 않고, 공경함에 용감하여 생업(生業)에 종사해서 사람을 길러주고 사람들의 거처를 보존함을 도모하는 자를 서용(敍用)하고 공경하노라.
肩은 任이요 敢은 勇也라 鞠人謀人은 未詳이라 或曰 鞠은 養也라 我不任好賄之人하고 惟勇於敬民하여 以其生生爲念하여 使鞠人謀人之保居者를 吾則敍而用之하고 欽而禮之也라
견(肩)은 맡김이요, 감(敢)은 용감함이다. 국인(鞠人)•모인(謀人)은 미상(未詳)이다. 혹자는 말하기를 “국(鞠)은 기름이다.”라고 한다. 나는 재물(財物)을 좋아하는 사람을 임용하지 않고, 오직 백성을 공경함에 용감하여 생업(生業)에 종사함을 생각해서 사람을 길러주고 사람의 거처를 보존함을 도모하는 자를 내 차례하여 등용하고 공경하여 예우(禮遇)할 것이다.
11. 今我旣羞告爾于朕志하니 若否를 罔有弗欽하라
이제 내가 이미 나아가 짐(朕)의 뜻을 너희들에게 고(告)하였으니, 내 뜻과 같이하고 같이하지 않음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도록 하라.
羞는 進也라 若者는 如我之意니 卽敢恭生生之謂요 否者는 非我之意니 卽不肩好貨之謂라 二者를 爾當深念하여 無有不敬我所言也라
수(羞)는 나아감이다. 약(若)은 나의 뜻과 같이함이니 곧 공경함에 용감하여 생업에 종사함을 이르고, 부(否)는 나의 뜻이 아님이니 곧 재물 좋아하는 이에게 맡기지 않음을 이른다. 이 두 가지를 너희들은 마땅히 깊이 생각해서 내가 말한 바를 공경하지 않음이 없어야 할 것이다.
12. 無總于貨寶하고 生生으로 自庸하라
화보(貨寶)를 모으려 하지 말고, 생업(生業)에 종사함을 자신의 공(功)으로 삼으라.
無는 毋同이요 總은 聚也라 庸은 民功也라 此則直戒其所不可爲하고 勉其所當爲也라
무(無)는 무(毋)와 같고, 총(總)은 모음이다. 용(庸)은 백성의 공(功)이다. 이는 곧바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경계하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을 권면한 것이다.
13. 式敷民德하여 永肩一心하라
백성들을 위하는 덕(德)을 공경히 펴서 영원히 한 마음에 맡기도록 하라.”
式은 敬也라 敬布爲民之德하여 永任一心이니 欲其久而不替也라 盤庚이 篇終에 戒勉之意가 一節이 嚴於一節하고 而終以無窮期之하니 盤庚이 其賢矣哉인저 蘇氏曰 民不悅而猶爲之는 先王이 未之有也라 祖乙이 圯於耿하니 盤庚이 不得不遷이라 然使先王處之면 則動民而民不懼하고 勞民而民不怨이어늘 盤庚이 德之衰也하여 其所以信於民者未至라 故로 紛紛如此라 然民怨誹逆命이로되 而盤庚이 終不怒하고 引咎自責하여 益開衆言하고 反復告諭하여 以口舌로 代斧鉞하여 忠厚之至하니 此는 殷之所以不亡而復興也라 後之君子 厲民以自用者 皆以盤庚藉口하니 予不可以不論이로라
식(式)은 공경함이다. 공경히 백성들을 위하는 덕(德)을 펴서 영원히 한 마음에 맡겨야 할 것이니, 오래되도록 쇠하지 않고자 한 것이다. 〈반경(盤庚)〉은 편의 마지막에 경계하고 권면(勸勉)한 뜻이 한 절(節)이 한 절(節)보다 엄하고, 마침내는 무궁함으로써 기약하였으니, 반경(盤庚)은 어질다고 할 것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는데도 오히려 함은 선왕(先王)은 일찍이 이런 일이 없었다. 조을(祖乙)이 경(耿)땅에서 무너지니,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가령 선왕(先王)이 이 경우에 처했다면 백성을 움직여도 백성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여도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았을 터인데, 반경(盤庚)은 덕(德)이 쇠하여 백성들에게 신임을 받음이 지극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분분함이 이와 같았다. 그러나 백성들이 원망하고 비방하며 명령을 거역하였으나 반경(盤庚)은 끝내 노여워하지 않고 허물을 이끌어 자책(自責)하여 사람들의 말을 더욱 열어주고 반복하여 고유(告諭)해서 입과 혀로써 부월(斧鉞)을 대신하여 충후(忠厚)함이 지극하니, 이는 은(殷)나라가 망하지 않고 다시 흥하게 된 이유이다. 후세(後世)의 군자(君子)『[정치가]』로서 백성을 해롭게 하여 자신의 지혜를 쓰는 자들이 모두 반경(盤庚)을 구실(口實)로 삼으니, 내 이것을 논변(論辯)하지 않을 수 없노라.”
[ 사이버서원 전통문화연구회 書經集傳 강의 자료 참조 ]
※ 다음까페 "한국문화의 원류" 번역 자료를 참조, "書經集傳, 成百曉 譯註"와 동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