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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인디 속 밴드이야기
 
 
카페 게시글
후기써요!(음반,공연) 스크랩 [음감회]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갤러리, 라크리메 탐방기
월면보행 추천 0 조회 145 09.05.18 23: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갤러리 / 라크리메

 

고전과 현대의 절묘한 어우러짐!

우중충한 도심 속

곱게 망울을 틔운

오렌지빛 스피커에서는

잊었던 소리가 흘러나오고…

 

‘라크리메’의 오디오 시스템

●스피커:아방가르드 트리오 클래식/보스 901Ⅳ

●프리앰프:아방가르드 원 컨트롤/호블랜드 HP-100

●파워앰프:아방가르트 원 파워/매킨토시 MC275

●CD플레이어:dCS 베르디+퍼셀+엘가 플러스+베로나/뱅앤울프슨 BeoSound 9000

●AD컨버터:애포지 ADT 450

●차폐 트랜스:크리스탈 오디오 MVR 4300

 

 

단박에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아방가르드 트리오 클래식

 

공간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공간을 닮아간다. 사람과 공간은

서로의 숨결을 새로운 무늬로 직조하는 과정에서 고유의 ‘소통’을

경험한다. 이 소통은 서로의 존재감에 스며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존재감의 씨줄과 날줄이 엮어지면서 특별한 공간 감각의 아우라를

형성한다. ‘라크리메’에 들어선 순간 공간과 사람이 서로를 끌어당기며

생겨난 신비로운 자장(磁場)이 느껴졌다.

선릉역 10번 출구로 나와 골목으로 빠져 들어가면 한적한

분위기의 선릉공원 외곽 산책로에 바로 접어들게 된다.

시끌벅적한 강남대로 바로 옆에 이런 아늑한 곳이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할 정도다. 그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강남등기소에

이르기 전에 ‘라크리메’라고 적힌 조그마한 간판과 만나게 된다.

외관은 여느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운 광경과 만나게 된다. 오디오 쇼의 현장이나 전문 대리점이

아닌데도 오디오파일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아방가르드 트리오

클래식이 그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입구에 들어서서 카페 안쪽에 자리 잡은 이 시스템을 발견하는

순간, 어쩌면 잠시 숨이 멈출 수도 있다. 오렌지빛 나팔관을

좌우에 거느린 신상(神像)을 떠올릴 만큼 보는 사람의 시선과

마음을 대번에 사로잡는 어마어마한 위용의 아방가르드 트리오

클래식. 조형적 예술성은 물론, 종교적인 경건함마저 느끼게 된다.

‘라크리메’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 필자가 느낀 첫인상이다. 아방가르드

트리오 클래식 스피커 시스템의 규모와 예술성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런 초하이엔드급 시스템을 들여놓은 주인의 과감하고 무모한(?)

판단에 탄복했기 때문이리라.

“처음에는 조촐한 시스템을 들여놓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디오 쇼에서

아방가르드 부스에 들른 것이 인연이라고나 할까요. 웅장하고 시원시원한

스케일과 홀 전체를 감싸는 사운드에 금세 반해버렸어요. 힘과 박력,

거기에 깊은 음악성까지 느껴지는 사운드를 듣다 보니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운명적인 인연인 셈이죠.”

 

 

오픈한 지 아직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라크리메’는 현재 천천히

그 지명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무척 과묵해 보이지만 은근히

번지는 따뜻한 미소가 매력적인 윤형삼 사장은 ‘라크리메’를 오픈하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IT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고 한다.

개인사업 뿐만 아니라 프리랜서로서 꽤 오랫동안 이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한 바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그는 이 분야에서는 이제 충분히

할 일을 했다는 생각에 예전부터 가슴에 품어온 자신의 꿈을 펼쳐보고

싶었다고 한다. 20대부터 가졌던 꿈, 그러니까 음악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을 마련해 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다른 카페들과 변별되는

‘라크리메’만의 분위기

 

그간 IT 사업을 진행하면서 몇 번의 기회를 놓쳤던 경험이 있는

윤 사장은 무엇보다도 신중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한 윤 사장은 일하는 틈틈이 붓을 들었다고 한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에 적을 둘 정도로 그림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품고 있는 그는 카페 한켠에 별도의 조그만 작업실 겸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있을 정도이다. 그곳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역시 그림 그리기이다. 카페 문을 닫고

그곳에서 늦은 시간까지 그림에 몰두할 때면, 충만한 자유와 행복을

맛보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카페 출입문 왼쪽 벽면에는 맥도널드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윤 사장의 작품이 한 점 걸려 있는데, 상당한 실력임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카페 곳곳에는 윤 사장의 독특한 작품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라크리메’는 애당초 갤러리 카페를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자신의

그림뿐만 아니라 다른 화가들의 그림들도 전시해서 누구나 편하게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했다.

아직 카페 운영과 홍보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차차 자리가 잡힐 것이다.

 

 

이곳을 즐겨 찾는 단골 고객 중에는 꽤 유명한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장이나 화가 등 문화 예술인들이 상당수 된다고 한다. 윤 사장이

지향하는 ‘라크리메’의 청사진에는 이 같은 문화 예술인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공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저 좋은 오디오가 있는

카페라는 이미지에 자족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입체적인 형태의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까, 좀 더

많은 사람이 음악과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열린 소통의 공간으로

확장시켜나갈 수는 없을까. 윤 사장은 ‘라크리메’의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IT 사업을 그만두고 약 1년 동안 쉬면서 국내외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앞으로 할 일도 구상해보고 다양한 예술 작품도 감상하면서였지요.

‘라크리메’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려고 축음기도 그때 구입했어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소품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라크리메’를

열기로 작정하고는 내부 설계를 직접 했습니다. 인테리어 치장에만

4개월이 걸렸지요. 공간 배치, 분할, 소재 등을 일일이 체크하다 보니

시간이 제법 걸리더군요. 오랜 시간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살아오다가

갑자기 사람을 상대로 사업을 하려니 적응이 쉽지 않아 혼란스러웠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명품 브랜드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그 브랜드 제품의 희소성 때문일

것이다. 희소성이 떨어지면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제 값을 받기도 어려워진다. 희소가치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에서 비롯되는 만큼, 윤 사장은 역시 다른 카페들과는 차별화되는

‘라크리메’만의 특성을 살리고자 애써왔다. 강남이라지만 중심가에서

꽤 벗어난 위치여서 지리적 여건도 불리했고, 주변 상권이 주로 술집들이

중심이어서 ‘라크리메’만의 두드러진 특성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

 

 

본격적인 음악 감상은

영업시간이 끝난 후

 

윤 사장이 최근에 겪은 또 하나의 애로 사항은 바로 ‘음악 감상’이다.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는 음악은 맘대로 실컷 듣게 되리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런 대형 시스템을 마련한 것인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어요. 이 오디오란 게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그저 근사해 보이는

기계덩어리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주로 클래식 음악 위주로 틀었는데,

대다수의 손님들이 ‘너무 시끄러워요, 소리 좀 줄여주세요’라고

요청하더군요. 음악과 오디오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겁니다. 날마다

들러서 음악을 듣는 분은 정말 극소수예요. 그러니 제 마음대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제일 큰 스트레스더군요.”

그래서 윤 사장은 영업이 끝나는 자정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볼

륨을 높이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 일요일에 지인들과 함께 음악을

감상한다.

윤 사장의 오디오 이력은 10대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공업고등학교 시절 윤 사장은 특유의 손재주를 이용, 주변의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오디오를 제작해서 팔았다고 한다. 지방에 거주할 때여서

제작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구입하려면 서울에 올라와야 했다.

세운상가 등지에서 부품을 구해고, 철제 케이스까지 별도로

주문제작해서 근사한 컴포넌트를 완성시켰다. 돈보다는 기계를

만지는 데 더 큰 재미를 느꼈다.

그러나 윤 사장의 오디오 이력은 다른 오디오파일에 비해 차이가 있는데,

그동안 섭렵해본 기계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저가형 JBL과 보스

시스템을 거쳐 프로악 리스폰스 D80, 패스 X1, 패스 X350, MBL 1531

CD플레이어 등의 라인업을 만족스럽게 사용하던 중 바로 아방가르드

트리오 클래식으로 안착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오디오파일들이라면

하이엔드에 이르기까지 천로역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윤 사장은 그런

고단한 여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지인의 어드바이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윤 사장은 현재의 시스템을 평생 동고동락할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음악에 빠져보자는 생각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경제적 압박도 상당히 심했지만, 카페와

자신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판단으로 시스템을 과감히 들여놓았다.

그렇다면 이곳을 찾는 마니아들의 평가는 어떨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장 짜증나고 불편한 손님은 경솔한 오디오

마니아입니다. 자신이 가져온 CD로 즐겁게 음악을 감상하는 음악

애호가들과는 달리, 오디오 마니아들은 이런저런 음악을 듣고 난 뒤에

말이 참 많더라고요. 천장이 어떻다, 좌우 공간이 어떻다, 케이블이 어떻다,

바닥이 어떻다 등등 쉽게 판단하고 쉽게 내뱉는 말이지만 듣기에 과히

좋은 것은 아닙디다. 물론 그분들은 귀가 예민한 탓인지, 장점보다는

단점만 지적하면서 이래라저래라 충고하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남의 집 살림살이에 일일이 참견하는 것 같아 싫더군요.”

사실 다른 이의 시스템에 대한 조언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각각의 시스템은 그 운영자의 사운드 취향과 즐겨 듣는 음악 장르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나이에 따라 소리를 체크하는 기준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름대로 정성스레 마련한 다른 사람의

시스템을 두고 자신만의 기준이 최선인 양, 함부로 평가하고 진단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아늑한 공간으로 기억되길…

 

예전 아방가르드의 미니 모델을 인상적으로 들었던 필자로서는

아방가르드 클래식 트리오를 대하자 머릿속에 즐겨 듣는 CD

재킷들이 떠올랐다. 미리 챙겨오지 못한 것이 불찰이지만.

피아노곡을 들어보니 정·동의 음악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포

착되면서 연주자의 운지가 사실적으로 파악된다.

마침 그날 구입한 기돈 크레메르 연주의 ‘불멸의 탱고’를 걸어보았다.

실제 무대 스케일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자연스러운 밸런스와 악기

간의 앙상블이 눈에 잡힐 듯 재현된다. 보컬과 내레이션의 질감 역시

매력적이다. 아방가르드 클래식 트리오는 현재 동사의 앰프에 물려 있다.

소스 기기로는 dCS 엘가, 베르디, 퍼셀, 베로나 라인업이고, 서브시스템으로는

호블랜드의 HP-100 프리앰프와, 매킨토시 MC275 파워앰프, 보스 901Ⅳ

스피커도 구비되어 있다.

‘라크리메’의 먹을거리, 마실거리의 준비는 윤 사장의 여동생 몫이라고 한다.

‘라크리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고,

다양한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의 맛도 일품이다. 주류는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와인과 맥주 정도는 즐길 수 있다.

사실 이런 곳을 운영할 때 가장 난감한 메뉴 중 하나가 술, 그중에서도

양주이다. 양주가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긴 하지만, ‘라크리메’에서는

양주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손님들에게 이곳이 평범한 술집이란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윤 사장은 ‘라크리메’가 다양한 문화 교류의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윤 사장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가게의 매출액보다도

음악과 그림, 그리고 사람 사이의 교감이다. 누구나 이곳에 부담 없이

들러서 가지고 온 CD와 영상물을 함께 감상하고, 지명도와는 상관없는

미술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곳, 즉 ‘라크리메’만의 아늑한 사랑방으로

자리잡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참고로 영업시간은 월~목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새벽 2시까지이고

매주 일요일은 쉰다.

(전화 번호:02-501-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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