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문시에 위치한 오리엔트 골프&컨트리클럽(파72,6,489야드)에서 열린 2006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20만불) 둘째 날, ADT CAPS 상금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슈퍼루키’ 신지애(18,하이마트)가 보기 없이 6타를 줄이는 저력을 과시하며 김보경(20,이동수F&G)과 함께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전날 이븐파에 그쳐 공동 15위로 2라운드를 맞이한 신지애는 첫 홀(10번홀 출발)부터 세컨드샷을 핀 60센티미터에 붙이며 버디를 뽑아냈다. 이후 지루한 파행진을 거듭하다 17번홀(파3,165야드)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 9홀을 2언더파로 마쳤다. 이어지는 1번, 2번홀(후반9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내 대형 리더보드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전조에서 단독 선두(-6)로 라운드를 마친 김보경과의 차이는 2타. 이제 남은 홀은 3홀. 2006 KLPGA 상금왕 신지애의 위력은 여기서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차 2위에 오르더니 8번홀에서는 10미터짜리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김보경과 동타를 이루며 2라운드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중국 언론사 기자들은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신지애가 라운드를 마치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로 미디어센터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역시 KLPGA 상금왕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운드 후 기자회견에서 신지애에게 남은 이틀 동안의 전략을 물어보자 “최근 열린 대회에서 준우승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3라운드에서는 단독 선두로 나서고 마지막 날 트로피를 안겠다.”고 말하자 중국 기자들은 그런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는지 모두 박수를 쳤다.
한편 일찌감치 라운드를 끝낸 김보경은 첫날 2언더파를 기록하고 2라운에서 4타를 더 줄이며 신지애와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김보경은 오늘만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섞어 2라운드 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는 ‘국내파 4인방’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 하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신지애가 공동 선두로 도약을 하더니 뒤따라 최나연(19,SK텔레콤)과 박희영(19,이수건설)이 각각 오늘만 4타와 3타를 줄이며 나란히 1언더파 143타로 공동 12위까지 뛰어올랐다. 안선주(19,하이마트) 역시 첫날 3오버파로 부진했으나 오늘만 3언더파를 기록하며 합계 이븐파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에 7명의 한국 선수들이 포진해 강력한 철옹성을 구축하며 2라운드를 마쳤다. 이로써 2라운드까지 끝낸 60명의 프로와 7명의 아마추어가 3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67명 중 33명(프로 31명, 아마추어 2명)이 한국 선수들로 채워져 지금부터는 상금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엔트 골프 인터내셔널 그룹이 주최하고 KLPGA와 CGA(중국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대회 3라운드는 SBS골프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대회장 이모저모>
“중국에서 한국 선수들을 너무 견제하는 것 아니야?”
중국 하문(샤먼)시에서 열리고 있는 2006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났다. 2라운드까지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을 모두 독식하며 3라운드를 맞이한 한국 선수들은 아침부터 모두들 어리둥절해 했다.
CGA(중국골프협회) 경기위원장 랴오는 2라운드가 끝나고 발표했던 기존의 출발시간(첫조 7시)보다 1시간 늦어졌다고 17일 저녁 10시(중국현지시각)에 중국 선수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KLPGA 소속 선수들은 물론 경기위원, 심지어는 협회 직원들까지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아침이 되서야 알게 된 것이다.
이에 격분한 KLPGA 김남진 경기사업팀장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면서 따졌고 CGA측에서는 “TV방송 시간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프로대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김송율 경기위원장은 “어제 회의를 할 때 방송시간을 고려해서 8시부터 출발을 시키자고 제의를 했다. 하지만 CGA측에서 7시부터 출발을 시키자고 했고 우리는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어의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KLPGA 소속 프로들 중 이른 시간에 편성된 모프로는 “프로들은 대부분 본인의 출발 시간보다 3시간 전에는 일어나야만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다. 1시간이라도 더 잤으면 좋았을건데…”라고 씁쓸해 했다.
또한 모프로의 아버지는 “이거 한국 선수들이 너무 독식을 하니까 중국에서 너무 견제하는 것 아니야?”라며 언짢아했다.
물론 방송시간을 위해 조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국제적인 대회를 주관하는 중국골프협회의 이런 안일한 대처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한국 선수들이 그렇게 두려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