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세기
5일장이 열리고 있는 고산에서 택시를 타고 대아저수지로 이어지는 732번 도로를 따라가다 전북현대 축구장 가기 전에서 오른쪽으로 가세기교를 건너 쌍암가든과 초가집가든을 지나 쇠줄로 막혀있는 임도 입구에서 내린다.
묵은 임도로 들어 왼쪽으로 들머리를 찾아보며 사방댐을 지나고 바지깃을 빗물에 적셔가며 웃자란 잡초들을 헤치고 올라가다 임도가 계곡을 건너는 곳에서 바로 사면을 올려친다.
거미줄들을 걷어가며 빽빽한 잡목과 명감넝쿨들을 헤치고 길도 없는 급사면을 이리저리 돌아 올라가면 후텁지근한 날씨에 습도가 높아 금새 땀이 흘러내리고 몸은 흠뻑 젖는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 전망대에서 동성산을 바라보다 달랑 묘비만 남은 폐무덤을 만나서 첫 봉우리(약410m)를 바로 지난 주능선으로 힘겹게 오르고는 걸터앉아 땀을 딱으니 시작부터 기진맥진이라 걱정이 앞선다.
어디서 붙었는지는 몰라도 간간이 나타나는 표지기들을 보며 한갓진 능선길을 따라가면 오른쪽으로는 소나무들이 서있는 절벽지대가 계속 이어지고 동성산과 서래봉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 가세기임도
▲ 사면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왼쪽의 동성산
▲ 동성산 맞은편 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
▲ 절벽지대
▲ 암릉에서 바라본 동성산
▲ 암릉에서 바라본 서래봉쪽 산줄기
- 동성산
성터와 돌탑들이 쌓여있는 462.9봉을 지나고 연신 험한 암릉들을 우회하며 올라가면 조망이 트여서, 대아저수지 너머로 운암산의 멋진 암벽들이 옹골차게 보이고 운장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의 산줄기와 금남기맥의 산봉들이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비 소식이 없는 곳을 제대로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말이 씨가 되었는지 갑자기 먹구름이 끼이고 빗줄기가 쏟아져 내려와 당황스러워진다.
구름에 덮히기 시작하는 산자락들을 보며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지대들을 넘어서 음수교로 이어지는 등로와 만나 동성산(558m)으로 올라가니 공터에 쓰레기들이 보이고 작은 정상판만이 나무에 걸려있다.
일진 광풍과 함께 하늘이 구멍이 난 듯 거세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가느다란 밧줄을 잡고 조심스레 암릉을 통과해 물이 줄줄 흐르는 바위지대들을 긴장해서 돌아 내려간다.
온몸이 흠뻑 젖어 연신 빗물이 흘러내리는 안경을 매만지며 안부에서 가파르게 능선이 갈라지는 둔덕봉으로 올라서면 맞은편으로 구름에 가린 동성산의 암벽이 잠깐씩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여준다.
▲ 462.9봉 정상
▲ 462.9봉 성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운암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아저수지와 금남기맥의 산줄기
▲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남정맥과 장군봉
▲ 동성산 정상
- 서래봉
추위를 떨쳐가며 음수교로 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고 빗소리만이 축축하게 들려오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이정표가 서있는 휴양림 삼거리를 만난다.
조금씩 약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봉우리들을 넘고 전망 좋은 암릉으로 올라서니 동성산에서 이어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대부산 너머로 운장산줄기가 펼쳐지며, 반대쪽으로는 정수리만 솟은 서래봉에서 안수산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가 잘 보인다.
양쪽으로 험한 절벽들이 펼쳐지는 멋진 암봉을 넘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파란 하늘에서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깨진 삼각점(전주?/1984복구)이 있는 564.0봉을 지난다.
어지럽게 날라다니는 매미들을 보며 휴양림 이정표가 서있는 단지재 갈림봉(약630m)을 지나고 가파른 산길로 오늘의 최고봉인 서래봉(702m)에 올라 우장을 정리하고 허벅지에 바셀린을 듬뿍 발라준다.
안수산 갈림길을 지나고 가야할 서방산과 종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암릉지대를 내려가 멀리서부터 보이던 아름다운 암봉(약670m)으로 올라서서 주위를 둘러보다 먼저 온 부부산객에게 시원한 막걸리를 두컵이나 얻어 마신다.
▲ 암릉에서 바라본, 동성산에서 이어온 산줄기
▲ 암릉에서 바라본 대부산과 운장산
▲ 암릉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안수산
▲ 단지재 갈림봉
▲ 서래봉 정상
▲ 암릉에서 바라본 종남산과 서방산
▲ 암릉에서 바라본, 되실봉에서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암봉
- 서방산과 종남산
다가오는 서방산을 바라보며 진흙이 미끄러운 산길을 뚝 떨어져 산행 안내판과 이정표가 서있는 오도치로 내려가 땀을 흘리며 첫 봉우리를 오르고 남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 전망대에서 내려온 서래봉과 안수산을 바라보며 쉬다가 가파른 능선 따라 596봉을 넘고 완만하게 서방산(612.3m)으로 올라가면 넓은 헬기장에 정상판과 삼각점(전주?/1987재설)이 있고, 종남산과 내려갈 서릉이 가깝게 보이며 안수산이 저 멀리 삐쭉 머리를 들고있다.
산죽 숲 사이로 난 널찍한 등로를 한동안 지나 553봉을 오르고 가까워 오는 종남산을 바라보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니 정상 전에 서능 들머리가 얼핏 보인다.
몇십미터 떨어져 있는 종남산(608m)으로 올라가면 공터에 특유의 정상판과 이정판이 서있고 한편의 바위에서는 송광사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인다.
되돌아와 서릉으로 들어가 뚜렷한 산길 따라 545봉을 넘고 바로 나타나는, 분재 같은 노송 한그루가 서있는 전망대로 나아가니 명덕리 일대가 발아래로 아찔하게 펼쳐지고, 전주 시가지의 아파트 숲이 잘 보이며, 멀리 운장산줄기가 하늘금을 긋는다.
▲ 오도치
▲ 노송 전망대
▲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래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래봉에서 왼쪽 끝의 안수산으로 이어지는 암릉
▲ 전망대에서 바라본 되실봉과 원등산
▲ 서방산 정상
▲ 서방산 정상판
▲ 서방산에서 바라본 종남산과 서릉
▲ 서방산에서 바라본 안수산
▲ 종남산 정상
▲ 종남산에서 바라본, 송광사로 이어지는 산줄기
▲ 바위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명덕리 일대
- 시루봉
바위에 걸터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소주 한컵 들이키고 537봉을 넘어 키 낮은 산죽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뚜렷한 산길을 버리고 제법 우뚝한 405봉을 보며 직진 하는 마루금으로 들어선다.
공터에 돌 무더기들이 있고 뭔지 모를 철판 조각들이 꽂혀있는 405봉을 넘고, 납작한 시루봉과 시설물이 있는 죽고개를 내려다보며 다시 뚝 떨어져 안부에서 첫 봉우리를 오르자마자 왼쪽으로 꺾어진다.
차 소리를 들으며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포장도로로 내려서면 수양원이 있고 시설물처럼 보이던 큰 십자가가 서있는데 고개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곳이다.
왼쪽으로 놀이 시설들이 보이는 죽고개에서 흐릿한 산길로 무덤들을 지나 시루봉(237.7m)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전주448/1996복구)이 반겨주고 무성한 숲에는 특이하게도 시멘트 참호가 파여있다.
제일 짧은 서릉으로 들어 마을들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로 내려가면 조망이 트여 채석장 너머로 서방산으로 이어지는 황기봉줄기가 잘 보이고 서방산과 종남산의 산그리메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줄곳 뚜렷하게 나있는 산길 따라 무덤들을 지나서 오천마을로 내려가 비에 젖고 땀에 찌들은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소주를 마시며 30분후에 있는 전주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첫댓글 산행기와 사진들을 잘보고 갑니다.재미있게 읽었지만,아무래도 지도를 펴보고 다시 보아야겠네요.
전주 근교의 멋진 산들입니다. 암릉미도 좋고...
저희 고향쪽으로는 기상예보와 관계없이 비가 내릴때가 많습니다.
남산..서방산 가운데길로 해서 전주 시내 방향쪽으로 날머릴 잡으셨군요..감하고 갑니다.
저도 꼭..가야할 산줄기인데..악천후속에 위험한 길...넘 수고 하셨습니다.
오늘도
바람에 몸이 휘청거리고 폭우로 앞이 안보여 줄을 잡고 바위에 엉덩이를 비벼가며 간신히 내려왔지요.^^
비오면 사진찍기도 나쁘고,, 잘못찍다간 카메라 물들어가 고장나고..
이럴때 방수카메라가 아주 편리할 듯 하더라고요.
대아저수지 풍광이 아주 멋집니다. ^^..
맞은편의 운암산이 너무 멋져서 칠백이고지, 봉수대산과 엮어 한번 더 다녀올려 합니다.
또 숙제거리 하나 생겼슴돠....
일요일에 중부는 비 온다는데... 혹 진부 안 가게되면 운암산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욜 진부산행은 돌배줍기 산행이랍니다. ^&*^
그래도 비가 많이 오면 안되는데요... 돌배라... 그런데 그쪽은 간다는 사람이 벽산님 뿐이니...?
금욜날까지 눈치보고 결정하시져...비안온다고 가도 워낙 급변하는 날씨라서리...만약 운암산으로 바꾸시면 지도추가 하나 더 부타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