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의 전환점이 몇 번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술이었습니다. 술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제가 1박2일도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ㅎㅎ 제가 술을 얼마나 좋아했는가 하면.. 술을 사랑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에서 회식이 있었습니다. 1차에서 거나하게 먹고.. 제가 술을 좋아하니까 2차를 갔는데 그 자리에는 직장동료이자 고등학교 선배님도 계시고 몇 명의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도 좋았는데.. 그런데 모르는 분이 딱 한 분 계셨어요. 사회적 지위도 있고 그러신 분인데.. 제가 그날 많은 말을 했던 것 같아요.
다음 날 출근해서 선배한테 안부를 물었습니다, 어제 잘 들어가셨냐고.. 잘 들어가셨다고 그래요. 그래서 "어제 제가 뭐 실수는 없었죠?" 그랬더니 "없었지. 그런데 어제 그 사람 있잖아? 별로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아니, 나는 별로 그런 거 못 느꼈는데.." 그런데 어쨌거나 그분이 기분 나빴다니까.. 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서..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었는데 그분이 다짜고짜 이래요.. "저를 잘 아세요?"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정색을 하면서.. 아차 싶었습니다. 지위도 있고 그러신 분을.. 뭔가 제가 말실수로 심기를 예민하게 건드렸나 봅니다. '나를 잘 아냐? 당신이 뭔데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느냐?' 그런 뜻이겠죠..
그래서..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는데.. 그때 제가 딱 단언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 이후로는 술을 끊겠습니다." 그분이 뭐 저 보고 술을 끊어라 마라 강요한 건 아니에요. 술을 끊겠다는 말 한 마디에.. 죄송하다는 마음도 담아서.. 그렇게 말씀 드리고 "저, 가 보겠습니다." 그러고 나왔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술을 끊으니까.. 이렇게 좋은 것을~~ ㅎㅎ 우선 인간관계가 정비되고,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불자로서 오계가 완성이 됩니다. 이 오계가 술 때문에 무너지거든요. ^^ 그때 그분이 저에게는 정말 너무너무 선지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