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문화학 박사(박물관학, 박물관정책), 한국박물관협회 기획지원실장
학예사자격증과 준학예사 자격시험 개요
학예사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하 박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박물관의 전문 인력으로 박물관 사업을 담당한다고 법에서는 명시(제6조)하고 있다. 또한 학예사는 1급 정(정)학예사, 2급 정학예사, 3급 정학예사 및 준(준)학예사로 구분하고, 그 자격제도의 시행 방법과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시행령 제3∼5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령 제2∼4조)으로 정한다. 고 되어있다.
이 중에서 석사미만의 학력을 갖춘 자가 주 대상으로 하는 준학예사 자격 취득희망자만이 소정의 시험에 합격하면 취득할 수 있어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한편. 앞에서 언급한 4가지 학예사 등급별 자격요건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장 낮은 단계인 준학예사는 준학예사 자격시험 합격 및 학력수준에 따라 경력인정기관¹에서 1년에서 5년의 실무경력²(학사_1년 이상, 2년제 전문학사_3년 이상, 3년제 전문학사_2년 이상. 고졸이하_5년 이상)을 갖게 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어떤 등급의 자격취득도 특정전공에 국한하지는 않고 있다.
다음으로 3급은 박사학위 취득자 1년 이상, 석사학위 취득자 2년 이상의 실무경력과 준학예사 자격취득자는 자격증 취득 후 재직경력³ 4년 이상을 갖게 되면 자격증이 주어진다. 그리고 다음 단계인 2급 정학예사는 3급 자격증 취득 후 재직경력 5년 이상이면 취득할 수 있으며, 1급 정학예사는 2급 자격취득 후 재직경력이 7년 이상이면 역시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따라서 석사이상의 학력을 갖지 않고 학예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준학예사 시험뿐임을 알 수 있다.
대중적인 관심이 높은 준학예사 자격시험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08년도부터 이관 받아 고용노동부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시험은 연 1회(12월 첫째 주 일요일) 실시하고 있다. 시험과목은 총4과목으로 공통2과목(필수 및 필수선택 각각1, 1교시_80분)과 선택2과목(2교시_200분)이다. 먼저 공통2과목 중 박물관학은 필수, 필수 선택인 외국어는 영어, 불어, 독어 등 총9개 언어에서 택1하면 된다, 문항은 객관식으로 각각 40문항이다. 주관식으로 출제되는 선택2과목은 고고학, 미술사학, 예술학, 민속학, 서지학, 한국사, 인류학, 자연사, 과학사, 문화사, 보존과학, 전시기획론 등 12개 과목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합격기준은 매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된다.
한편, 준학예사 시험 등 학예사자격증과 관련한 기본 방향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위임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미술관 학예사 운영 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⁴ 학예사운영위원 – 자격: 박물관 및 미술관 운영 관리에 대한 학식과 경험을 갖춘 자, 국ㆍ공ㆍ사립 및 대학박물관 관장 또는 실장, 관련분야학회장, 임기-2년(현재 제7기 운영위원회 운영 중)
에서 수립한다. 10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는 준학예사 시험의 기본 방향 수립, 학예사 자격취득 신청자(연2회: 3월과 9월)의 등급별 학예사 자격요건의 심사, 경력인정대상기관의 인정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준학예사 자격시험 응시 및 합격자 추이
2015년으로 준학예사 자격시험은 16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2014년도까지의 시험응시를 위한 접수자는 연평균 728명가량이나 10회인 2009년 이후 평균은 1,000명을 넘어서며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시험당일 응시로 이어지는 응시자수 비율은 평균 50%를 약간 상회하여 접수자대비 응시자비율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다만, 제11회인 2010년부터는 50%대를 확실히 넘어섰으며 2013년부터는 60%를 상회하고 있어 과거와는 다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합격률은 저조함을 이어오고 있다. 역대 평균 합격률은 20.2%이나 8회 때인 2007년부터 10%대로 떨어진 이후 10%후반 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율은 차치하고 접수자와 응시자가 늘고 있음에 따라 매년 합격자는 120명 선을 겨우 유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접수자 대비 응시율, 응시자 대비 합격률만을 놓고 보면, 취엄과 성공의 등용문인 무슨 고시처럼 매우 치열함을 알 수 있다. 교사임용고시, 행정고시, 사법고시, 의사고시 등 합격률이 매우 낮은 시험의 경우 합격이 어느 정도 취업과 직결되는 반면 이를 전제하지 못하면서 합격률이 매우 낮은 준학예사 자격 취득의 문호는 지나치게 높다고 할 것이다.
특히, 국공립박물관 학예직 임용시 자격증취득자를 필수조건으로 하지 않거나 동점 시에만 부분적으로 가산점 정도를 부여하고 있는 현실에서 취득의 벽을 낮출 필요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뿐 만 아니라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연간박물관 증가수가 60~70개관이나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박물관의 필수전문 인력인 학예사자격증 취득자가 1개관 당 2명 꼴 도 안된다는 점은 합격률 조정의 명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합격률을 높여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설득력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시험의 난이도를 낮춰야하며, 선택과목의 서술식 문제를 다양화하고 이 중에서 문항을 선택하도록 조정하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기출문제를 공개하여 시험의 유형을 익힐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한국박물관협회와 같은 관계 기관에서 시험을 대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이들의 진로를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장치가 될 수 있어 고려해볼 만 하다.
학예사는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직종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 시험이 전문성을 전제하거나 당락에서 변별역을 주거나 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준학예사 시험, 개선이 필요하며 그 방향은 진입문턱을 낮추는데서 시작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