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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기무라사는 로봇을 만들어 회사 이미지를 높이려 한다. 사장님의 특명을 받은 어리바리 3인방은 밤잠을 설쳐가며 로봇을 제작한다. 그러나 발표회를 일주일 앞두고 로봇 뉴시오카제가 부서지고 만다. 해고를 염려한 3인방은 로봇 안에 들어가 연기할 사람을 모집하고, 우여곡절 끝에 73살 할아버지 스즈끼가 선발된다. 발표회장에서 여대생 요코를 구출해 인기 급상승한 뉴시오카제. 어리버리 3인방은 꼬장꼬장한 스즈키의 비위를 맞춰가며 전국 투어에 나선다. 하지만 뉴시오카제에게 반한 요코의 예리한 관찰로 인해 비밀이 폭로될 위기에 처하는데…. <로봇G>는 일본의 현 사회 문제를 집약시켜 놓은 웃음과 감동의 코미디다. 먼저 고령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스즈키는 허풍이 심하고 까다로운 성격 때문에 가족은 물론 노인 센터에서도 왕따 신세다. “왜 은퇴한 후에도 일을 해야 하느냐”고 짜증을 내지만, 외롭고 심심한 일상을 더는 버틸 수 없어 로봇 갑옷을 입는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허리 다친 노인 특유의 걸음걸이와 노인센터에서 갈고닦은 일본 전통 춤 솜씨, 여대생 구출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즈키 할아버지는 내외적으로 무기력했던 노년을 즐겁게, 의미 있게 통과하게 된다. 다음은 진실과 거짓의 문제를 말한다. 어리바리 3인방과 스즈키의 로봇 투어는 자신과 대중을 속이는 사기 행각이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 스즈키는 “내가 로봇 속에 들어가 연기한 것이다”라고 고백하지만, 친구들도 가족도 믿어주지 않는다. 즉 진실을 말할수록 스즈키는 치매 노인, 허풍 할아버지로 몰릴 뿐이다. 로봇 사기 행각은 로봇과 코스튬 플레이에 유난히 열광하는 일본이기에 가능한 아이디어다. 직장 문화와 오다쿠 문화에 대해서도 역설한다. 영업 사원이었던 어리바리 3인방은 사장님 명령 한 마디에 연구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머리를 짜낸다. 이들은 요코와 그의 학교 친구들로부터 뉴시오카제 연구에 관한 질문을 받자, 역으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어?”라며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로봇 마니아인 요코와 그의 친구들은 신이 나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3인방은 이를 토대로 연구에 몰두한다. 직장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프로 정신으로 덤비는 오다쿠 문화를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비밀의 화원> <워터보이즈> <스윙 걸즈> <해피 플라이트> 등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하는 오합지졸 분투 코미디에, 도전 분야에 관한 지식까지 듬뿍 안겨줬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 노인 문제, 세대 간 단절, 핵가족, 진실과 거짓, 언론과 대중 등의 사회 문제까지 녹여내고 있다. 웃음과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는 <로봇G>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격려에 관심 많은 감독의 시각이 깊어졌음을 확인시켜 주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