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들머리 날머리에 빨리 도착하는 요령을 터득하기도 힘들다. 4시에 일어나 부지런떨며 3번이나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반이 넘어간다. 아침밥용 김밥을 사넣고 시외버스와 같은데 우등이라고 요금이 30%나 비싼 첫차를 타고 보령으로 달린다. 한식이라 그런지 서해안고속도로는 일찍부터 차량이 가득하다.
산다닌나고 1년에 한번도 제대로 부친묘소에도 잘 가보지않는 불효자는 맘한구석이 찔린다. 언제 다녀왔는지 기억도 가물거리니 장남이 이래서야 되겠는지???
서산가는 친구가 보령차를 타는 바람에 고속도로에서 잠시 정차하고 예상보다 조금 늦은 8시가 넘어서야 도착한다.
조금 일찍 도착하면 앞차를 탈 수 있는데 아쉽지만 30분의 아까운 시간을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며 뱃속을 든든히 하는데 사용한다.
화성면에 내리니 택시2대가 기다리고 잠시 오르는데 4000량의 요금을 지불한다. 맞은편에는 산불깃발이 나부끼고 몇 명의 일하는 분들이 있어 얼른 절개지 옆으로 붙어 산속으로 사라진다.
버스에서 들은 뉴스로는 양양과 가야산에도 산불이 났다는데 혹시라도 하며 도망치듯 숲으로 들어서면 지저분한 산길이 기다린다.
좌측의 오서산을 쳐다보며오른 산불초소가 았는 330봉에서 등로는우로 꺽이며 저멀리 보이는 화성면을 보며 가면 두어개의 오름을 극복하면 여기는 정상입니다 라고 푯말이 써있는 오봉산에 이른다. 어느 산 정상인지는 가르쳐 주지도 않는 생뚱맞은 표지판이다.
오봉산 정상부
내리막을 내려가고 433봉은 어딘지도 모르겠고 임도수준의 길이 나오며 온갖 조경수가 심겨진 우측의 내리막의 광활한 농장이 나오는데 지도를 보니 고운재 식물원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아마도 10만평은 넘을듯 싶은 산야가 모두 농장이고 멋진 이름으로 나무장사를 하고있다. 뜨겁고 사면으로 가는것 같아 날등으로 들어가 보지만 등로도 없고 바로 임도로 돌아오니 몇번 들어섰다가 가시에 긁히기만 하고는 내려온다.
고운재 식물원
저멀리 벗겨진 야산에서 산불이 나는게 보이는데 날이 가물어 산불이 걱정이고 만약 내가가는 등로산에서 산불이 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청양쓰레기장에서 난 산불
엄청난 절개지를 내려서면 왜 만든 도로인지 모르겠는 차선없는 포장로인 큰골도로가 나오고 상복입은 분들과 차가보이니 아마도 힌식날 맞추어 돌아가신분을 모시는 모양이다.
급경사를 도망치듯 부지런히 올라가면 방송탑인지 중계탑인지 보이고 산불초소가 있는 천마봉에 이르니 초소에는 봇짐만 있고 그늘에 누운 산불지기가 보인다.
급오름길 뒤의 천마봉
사진만 찍고 잠 깨울까 몰래 지나치니 발소리가 울렸는지 깨어나 일어난다. 불난것 아냐고 물으니 미안한지 청양쓰레기장에서 불난거라며 미안한듯 어디서 오는지 묻는다. 전에도 그족에서 오는 사람을 가끔 본다며 의미없는 몇마디 주고 받다가 내리막을 내려가면 노루귀들이 자주 반겨준다.
36번 국도인 여주재에 내려서면 주유소와 휴게소가 있지만 아쉬운게 없어 그냥 통과한다.
잠시 그늘에 앉아 쉬다가 284.3봉인듯한 곳을 지나지만 삼각점은 볼 수가 없고 청양401삼각점이 있는 333봉에 이르니 출출하여 내림길에 눌러앉아 점심도시락에 책소주 하나를 다 마시니 날이 더워 그런지 취기가 오른다.
내림길에서 꺽어져 내려가면 한쪽이 콘크리트이고 반쪽은 자갈길은 무곡임도를 지나면 급경사를 잠시 오르고 두러군데의 사거리 안부를 지나면 야산인지라 조경수를 심은곳을 지나게된다.
철탑을 몇개지나면 등로는 계속 우측으로 꺽어지는데 아마도 표지기가 없으면 독도난이구간으로 알바하기 십상인 곳이 몇군데 나오지만 친절한 표지기 덕에 무사히 통과한다.
수선화가 핀 묘지도 나오고 멋진 묘에는 후손이 가져다 놓은 국화가 싱싱해 냄새도 맡아보고 또 맘이 찔려 편치 못하다.
묘앞에 만개한 수선화
큰묘앞의 국화
매일우유 공장이 나와 날등을 탈 수가 없어 우측으로 내려가니 등로가 없어 가시밭을 헤매다가 남의 젖소농장으로 들어가니 아주머니가 나와 제지당하고 다시 돌아오니 매일우유 좌측으로 가야 날등을 타는데 정문으로 지나쳐 마루금을 보면 학당고개로 나간다.
청양장례식장이 있는 645지방도에서 수퍼를 만나 캔맥주를 하나 사마시고 물도 조금 보충하여 마늘밭인지 작업중인 농부를 지나쳐 미안한 맘으로 얼른 숲으로 들어선다.
한참을 방향을 잡고 오르면 임도가 나오고 능선에 올라서니 밤나무 밭이나와 우측으로 가다가 일하는 부부에게 문박산을 물으니 반대편이라 하여 되돌아가니 방향이 맞는다.
임도길을 가면 모두 밤밭이고 성묘차량이 지나니 산길에서 차를 피해주는 이상한 모양새이고 땡볓을 걷자니 짜증도 나는데 나무아래서 성묘주에 취했는지 술취한 넘이 나보고 그쪽으로 가지말라고 악을 쓴다. 못들은척 뒤도 안보고 밭사이로 오르는데도 그넘은 계속 악을 쓰며 떠들어댄다.
슾으로 겨우 들어서면 문박산에 이르고 부서진 산불초소와 쓰레기만 무성하지만 바람을 쏘이며 앉아서 쉬며 주변을 둘러보니 참나무를 죽이려 나무 아랫도리껍질을 모두 벗겨놓아 나무를 죽이는 중이다.
묘지에 그늘진다고 하는 짓이지만 껍질(형성층)을 벗겨 죽이는 나쁜 짓이다.
철고 다시 일어나 둥덕을 넘어 가면 송전탑이 나오는데 색깔이 녹색이라 특이하게 보인다. 좌측으로 차소리가 나지만 차량은 안보이고 잠시후 도로를 건너니 645지방도이고 30분을 더 가서야 콘크리트 도로인 분골고개에 이른다.
밤나무 지대를 지나면 밤나무를 심는 노인장을 만나 몇마디 주고 받으니 금자봉을 넘으면 1시간이면 된다하니 갈등이 생기고 고개를 넘으니 안부가 나오는데 그만 접기가 조금 아쉬어 일단 올라가 보기로 하고 부지런을 떤다.
부지런히 오르니 삼거리가 나오고 좌로 조금 더 가면 아무것도 없는 금자봉이다. 되돌아와 내리막을 뛰듯이 달리고 둔덕을 넘으니 느티나무 2그루가 지키는 운곡고개이다.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난 금자봉
하산지점인 운곡고개
좌측으로 내려가니 임도수준의 길이고 올라올때를 생각하여 몇 개의 표지기를 붙이고 내려서니 냉정골의 첫집이 보이니 계곡으로 가서 땀을 씻어내고 터덜터덜 내려가니 100여미터 앞에서 청양가는 버스가 나간다.
다리를 건너 운곡택시를 부르려니 승합차가 태워줘 예산쪽으로 가다가 신양면에 내려주니 다시 가게에서 맥주를 사먹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기차를 타려했지만 표가없어 버스를 타니 예상외로 길이 안막혀 생각보다 일찍 귀경을 하게된다.
첫댓글 이상한 술취한 놈을 만나셨네요... 저도 똑같이 그 근처에서 어느산에 가냐며 시비를 거는 사람을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꽃핀 춘란이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