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또는 늦은 밤에 걸려온 낯익은 전화번호를 보면 가슴이 덜컹하고 내려앉을 때가 있습니다. 좋은 일보다는 급하거나 비보를 접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까지 같이 웃고 통화하던 사람의 주검을 듣게 되면 매우 상심하고 허탈하기 한이 없기 때문인데, 우리의 생사도 이와 같아서 마치 바람 앞 등불처럼 하루하루가 위태롭기 짝이 없는데,.. 길을 가다 우물에 빠지고 어렵사리 잡은 썩은 동아줄을 타고 우물을 기어오르다 벌집에 담긴 꿀맛을 보고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달콤함에 빠진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꿀이라는 달콤함의 세상살이에 몸과 마음을 빼앗겨 실상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지도 않고 생각을 포기해버린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광의로 볼 때 이형곤 시인은 어쩌면 남은 나머지 한 발 또한 생사의 경계를 넘어선 것이 아닐까 사유해 봅니다. https://story.kakao.com/ch/pusanpoem/FOu6ktkrjcA/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