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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문-소설▒ 스크랩 남해다랭이마을을 다녀오다
윤양하 추천 0 조회 17 09.08.07 11:5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남해 다랭이 마을을 다녀오다

              

                                                                글: 윤 양 하


가파른 산비탈을 깍아 석축을 쌓고 논밭을 만들고 경작하는  계단식 논밭은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산촌 어느 곳이나 흔한 풍경 이었지만  농촌인구의 감소와노령화로 인해 이제는 보기 드문 농촌 풍경이 되었다.

짧은 여름휴가 부지런히 차를 몰았다. 맑은 하늘 푸른 바다 조그만 섬들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며 하나둘 차창 밖으로 비껴가고  가파른 해안 절벽 푸른 소나무 들이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는 그리움에 가득한 마을. 해는 조용한 석양빛을 연출하고 있었다.

가파른 섬마을 좁은 길을 내려서니 집들도 옹기종기 가파른 산길에 터를 잡고  소박한 살림살이가 눈에 들어온다. 벌서 타작이 끝난 콩밭 한편 푸른 하늘과 바다, 흰구름은 깃털처럼 떠있고 파도는 조용히 섬마을을 감싸 안고 있다. 묵정밭 한편  고인돌이 마을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 누어있고  이 마을의 상징인  암수바위가 눈길을 끈다. 아마도 마을의 풍요(豊饒)와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선돌 (立石)인가 보다.

 파도의 끝자락이 갯바위에 부딪쳐 흩어지고 밀려오고  몽돌이   어울려 내는 소리가  바닷바람  을 타고 퍼진다

얼마전 다랭이 마을이 방송에 소개되었다. 굵은 이마주름과 검게 그을린 광수네 할아버지와

이웃집 어린 종호가 주인공인 단막극.  틈만 나면 광수네 할아버지의  우렁이(황소)를  돌보는  종호, 외양간이 지저분하다고 느낀 종호는 외양간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청소하다가

결국 외양간을 질퍽하게 만들고 여물통을  물청소 하다가 광수 할아버지에게 혼나는 순진한  시골 아이의 이야기. 어릴적 누구나 한두 번 부모님을 도와드린다고 하다가 일어 날수 있는 소박한 이야기 의 전개에 이끌려 먼 남해까지 오게 되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산바람 바닷바람 어울려 놀고

 하루 밤 나그네 쉬어가면 그만인데

 흰머리 굽은 허리  다랭이 처럼 깊은 주름

 휴가철  먼 고향  길손 같은 피붙이

 떠나는 손 주 손에  지폐 몇 장 쥐어주고

 트렁크 뒷 자석에  콩 마늘 고추 사랑 까지 싸주고

 늙은 노모 밥상에는 신 김치하나 없 네

 아주머니 식사는 하십니까

 민박집 냉장고 는 텅 비워있고

 물 는 말끝 대답은 미 소 뿐이다

 이 마을에서 내일 아침은 없구나

 내일 일찍 마을을 나서 몇 리나 가야  아침을 해결할까?


좁은 골목길에  해는 지고 늦게 길 떠나는 자손을 배웅하는 할머니의 모습이다

저녁식사 해결 할 곳 없고  눈에 들어오는 곳 막걸리와 간단한 안주를 파는 집이  이 네가구가 있다 네 집 메뉴가 똑같다 .

한집에 들어가니 영업시간이 끝 이란다 . 이집 저집 사정이 똑같다

겨우 한집에 들어가서 막걸리 반 되만 먹고 가겠다고 하니 팔다 남은 막걸리 반통

에 조금 전 나간 손님상에 남은 깍두기를  먹으라고 준 다.

조금 찜찜한 마음 에 망설이다 막걸리 한잔 따라 완- 샷 하니  그 맛이 보통이 아니다

막걸리 하면 누구보다 좋아하는 나는 막걸리 맛이 좋은 곳 하면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다니는  막걸리 애호가이다   시큼한 누룩맛 풍기는  일품이다

이곳에서는 집에서 직접 할머니가 막걸리를 거른다고 한다 .

도시에서 공장일 하다 실직한 아들이 늙은 노모 에게 와서 몸을  의탁하고 있는데 어머니

생각으로는 기술을 전수 받아  이곳에 정착하고 관광객을 상대로 선술집이다 했으면 하는

데 아직도 마음에 없단다.

놀고먹더라도  도시의 힘든 노동이 그래도 좋은가 보다. 고향에 남아 고향을 사랑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을 듯한데 그래도 아이들 교육 등 여러 가지가 선뜻 귀향을 결정

하지 못하나 보다   구수한 술밥 냄새가 밤바람에 퍼진다



      나그네 줄 인배

      한잔 술이 좋 구 나

      깍두기 한 조각

      막걸리 한 대접

      파도소리 철썩 철썩

      달은 반쯤 피였구나

      구수한 술밥 냄새

      아침이면 떠 날 길

      가파른 절벽에 늙은 노송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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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19 10:42

    첫댓글 "가파른 절벽에 늙은 노송 외롭다."
    슬픔을 주는군요.
    노송도 뭣이고 할 수 있지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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