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족
농사가 천하의 뿌리라던 시대는
식구가 곧 노동력이어서
밭에 씨 뿌리듯 자녀들도
많이 낳았단다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고
사람은 다 지 살아갈 목구멍은 갖고 태어나는 법이라고
확률적으로도 여러 놈들 중에 한 놈이 잘 나면
나머지 식구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거라고
1)핑크족이
나이 먹어서도 분홍빛 신혼살림을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는데
가난하여 자녀 두기를 포기한 부부라고 한단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 만 낳아 잘 기르자던
국정 공익 광고를 넘어
정관 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소집훈련도 면제해주던 시절이 있었다던데
요즈음은 돈을 지원해 줄 터이니 낳아달라고 애원해도
낳기를 포기한단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핏줄 잇기를 끊는다
생식기는 달려있어도 생식을 포기한 시대
대한민국은 배고픈 불임의 시대다
1) poor income, no kids로 수입이 적어 자녀 낳기를 포기한 부부를 말함, 자녀 두기를 포기한 맞벌이 부부는 딩크족이라고 하는데서 변형된 말, 같은 직장 선희님으로부터 전해 들음.
첫댓글 다산의 애절양을 연상케 하네. 대한민국은 배고픈 물임의 시대라는 말이 와 닿고. 상황이 어려우니 핑크족, 딩크족 같은 말도 생겨나고 워킹 푸어 같은 경제용어도 생겨나는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아울러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이른바 '핏줄잇기'라는 거. 그거 그렇게 옹호해야 할 거인가? 이 시에서는 그러한 대 잇기도 못할 만큼...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는데, 그게 좀
아시는 것처럼 핏줄 잇기는 생물의 본능이란 의미가 들어있어요. 본능을 제거 당하는 시대라는 의미로 쓴 것입니다.
딩크족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핑크족의 경우는 결국 본인의 의지라기 보다 경제적 이유로 본능마저 거세당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씁쓸한 일이예요.
많은 학자들이 현재 산아제한의 원인을 연구 중입니다. 정답은? 밥을 못 먹을까봐? 사교육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