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운회 번개모임에서 회원님들께 약속한 춘천마라톤 출전시 자운회 조끼를 입고 뛰겠다고 했는데 잘 준비해서 홍보효과를 극대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강화 해변 마라톤 대회(9. 28)를 다녀와서(후기)
강화해변마라톤 대회 역시 지난번 평창마라톤을 뛰고 복귀하며 알게된 것으로 춘천마라톤으로 가는 최종적인 연습대회가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32.195㎞에많은 분들이 이미 신청하였고 대회신청이 8월말까지라고 서두르라해서 복귀하자마자 인터넷 등록하였고 우리과 Mr.O와 같이 신청한 대회였습니다.
강화도는 저의 고교시절 별로 기억하고 싶지않은 창피했던 과거가 있었습니다. 고 2 늦가을 이었을겁니다. 친구 셋이서 강화도에 2박 3일 정도를 계획하고 놀러가서 텐트를 치고 저녁은 잘보내고 아침이 되었는데 강화도 토박이 녀석 서넛이 와 텐트를 뭉개고, 잠자고 있는 우릴 깨우고..... (중간 생략) 그래서 기분상해서 바로 짐 챙겨 강화도를 빠져 나왔답니다. 그 기억과 근대조선의 역사에서도 대원군 쇄국정책의 중심에 서있던 강화도. 그런것들이 다 모여서 강화에 사는 사람들은 배타적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25년을 살았고 그 이후에는 강화도를 가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마라톤을 다녀오면서 그런 생각이 180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
어제는 “자운회”에서 서울 능곡에 있는 “행복의 집”으로 봉사활동이 계획되어 있어 오전에 런닝머신에 올라 한시간타고 오후에 서울로 향했습니다. 자운회원 분들과 같이 마당쓸고, 창고 짐정리 후 자리를 옮겨 서초동으로 가 전어, 광어, 우럭으로 식사를 하는데 소주를 못 마시기에 조금의 고통(?)이 있었습니다. 자운회장님과 회원분들의 완주에 대한 격려의 말씀을 듣고 헤어져, 강남터미날로 가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복귀하여 내일 출전준비를 하였습니다. 지난번 대회에 반타이즈 착용하고 뛰고 사진을 보니, 영~ 아니라서 이번에는 반타이즈위에 반바지 하나 더 걸치고 뛰고, 또한 동아마라톤 완주했던것 처럼 완주하자는 의미에서 동아마라톤 유니폼을 골라 배번을 달았습니다. 또한, 집사람이 사준 썬글래스, 모자, 맨소래담, 썬크림 등등의 준비물을 쌕에 넣어 문앞에 놓고 내일을 위해 누웠습니다.
05:00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고, 바로 기상하여 속을 비우고 있는데 Mr.O가 전화로 인천지하철이 늦게 운행되므로 인천터미날로 가지 말고 부평역앞에서 강화도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새벽 집사람이 준비해준 아침식사를 하고 05:35분에 집을 나왔습니다. 부평역까지 집사람이 차로 배웅해주며 “무리하게 뛰지말고 잘하고 오세요”라고 하는 응원이 힘이 되었습니다.
아직 해가 뜨지않은 컴컴한 부평역 KB은행 앞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습니다(06:00) 버스는 보통 1시간 30분 소요된다고 했는데 일요일 새벽 사람들이 없어 1시간 조금 지나 도착했습니다. 강화도로 가면서 검단동, 해병2사단도 지나고, 커가는 인천, 그리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실감하였고 마라톤 대회 운영본부에서 마라토너들의 편의를 위해 운행되는 셔틀버스에 올라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10분여 타고 가니 출발지인 길상 종합운동장이 보였습니다. 인조잔디구장에는 오늘 뛸 마라토너들로 부산했고 홍보/판촉하는 사람들도 무척 많았습니다.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이곳저곳 기웃하며 한화 푸르지오, 인천선거위원회에서 무료로 찍어주는 사진도 찍고 사은품도 받았습니다. 중간에 스트레칭도 같이 하고 몸을 풀었습니다. 부천 복사골 마라톤 준비하는 P이사분이 와서 복사골 마라톤 홍보활동하는 것을 돕다가 출발시간이 되어 출발선에 섰습니다.
이번 레이스 목표를 3시간 내로 잡고 앞으로 나가 두 번째 줄에 섰습니다. 아나운서의 안내대로 “파이팅”하는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도 취하고, 힘찬 함성도 지르고 기세등등하게 출발신호를 기다렸다가 축포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번과 같이 1㎞도 못가서 내 옆을 질주하며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코가 많이 빠졌습니다. 그래도 기를 쓰고 쫓아가는데도 그들과 거리는 계속 멀어져만 갔습니다. 2:30 페이스메이커가 몇 명의 무리들을 이끌고 지나가는데 부럽기만 했습니다. 중간중간 강화도민과 학생들이 길 좌우측에서 열심히 응원을 해주던데 제가 갖고 있던 강화도에 대한 편견과 이미지가 바뀌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초지대교를 보며 위로 해안을 따라 덕진진 광성보, 오두정 그리고 강화대교 앞의 휴게소가 반환점이었는데 벌써 1등으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뛰면서 따져보니 3킬로 이상 차이가 있는 듯 하였습니다. 우리과 Mr.O님도 선두와 얼마차이 안나게 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요마라톤 형님도 춘천마라톤 서브-3를 위해 준비를 많이 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반환점을 돌아 내내 오면서 지난 3월이후 하프이상 뛴 것이 처음이라 힘이 많이 부쳤습니다. 신미양요, 병인양요 등등의 역사의 현장을 달린다는 생각을 하며 힘든 레이스였지만 기분좋은 상상을 하다보니 그래도 뛸만했습니다. 28킬로이후 고바위길이 두 개가 있어 첫 번째 고갯길은 보폭을 적게하여 걷지않고 정상까지 차근차근 뛰었는데 그 것이 차질이었는지 결국 31킬로 지점에서 오른 허벅지 뒤에서 쥐가 났습니다. 다리를 쭉뻗어 천천히..... 천천히.....마인드컨트롤로 천천히 힘들이지말고....를 되내이며 쥐나는 것이 진행안되도록 살짝살짝 발걸음을 내딛는데 뒤에서“하나”“두~울” 하는 구령소리가 들려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줄 알고 길 옆으로 피했는데 레이서 한 양반이 혼자 구령을 부쳐가며 그렇게 오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도 같이 힘을 내서 목소리로 그 양반의 구령소리를 같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옆에 붙어 그렇게 같이 마지막 고갯길을 올랐습니다. 쥐가 날 줄 알았는데 힘있게 내는 구령소리에 쥐가 도망갔는지 괜찮았고, 길상운동장이 보이고..... 2시간 54분이 지나는 디지털시계와 함께 결승선이 보여 그 양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같이 결승선을 통과하였습니다. 통과하며 오늘도 건강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성호를 그었습니다. 마침 먼저 와 있던 Mr.O님과 박 이사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Mr.O님의 기록은 2시간 20분대라고 하니... 30분차이... 극복이 될까?
칩반납하고 간단하게 맥주와 된장국으로 요기를 하고 곧바로 집으로 향해 박이사님의 차량을 타고 오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강화해변대회 5048번 김선우 님의 기록은 2:54:49입니다”라고..... 뛰기 전 목표한 세시간 이내에 들어올 수 있게 해주신 분께 감사를 다시한번 드렸습니다. 복귀하며 박이사님의 부천종합경기장 사무실에 들러보고 집에 와서, 부상된 부분에 대해 집중 맛사지하고 잠시 누워 쉬다가 저녁 미사를 보러 일신동 성당에 가서 감사의 기도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왔습니다. 어둑한 저녁 집에서 집사람과 같이 맥주 한 캔씩 하며 오늘의 강화도 해변마라톤을 기분좋게 강평하였습니다.
이제 이번 마라톤부터는 달라진 것이 “그만뛰자~”하는 유혹이 없어졌습니다. “발담궜으니 완주하자” 이렇게 바뀌었답니다. 또한 10월 26일 춘천마라톤 42.195㎞ 준비를 잘하자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2008년 9월 28일 오늘 강화도해변마라톤은 32.195㎞ 완주의 성과가 있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강화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강화도의 좋은 인상을 갖게 해 준 대회였습니다. 강화도는 역사적으로 또한 종교적으로도 많은 관광지가 있어 좋은 곳이며, 환하게 응원해준 강화도의 학생들과 주민들의 웃음속에서 강화도의 발전을 확신할 수 있었고 조만간 가족과 같이 꼭 와봐야 할 곳이었습니다.
2008. 9. 28. 서누
첫댓글 대단히 수고 했네~~~~우리의 승리의 마라토너.....서누에게 영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