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오후....
그러니까 2012년 4월27일.
한참 회의중인데 카카오톡이 계속 울어제낀다...
동기들이 서로 격려의 메신저를 보내는가 보다하고 잠시 보다가 회의에 다시 집중하기 위해 핸드폰을 끈다.
저녁 8시 암장으로 가니 내일 인수봉 간다며 부러워하시는 분들을 뒤로하고 고향에서 올라오신 누님을 모시러 다녀오니
열두시경.....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섰는데....
"쿠궁!!!!"
갑자기 긴장이 된다.
손에 땀이배기고 잠이 싹 달아난다.
아마 동기들도 다들 그렇겠지? 하면서 스스로한테 위안거리를 찾아가며 잠을 청했으나 사실 제대로 잤는지를 물어보면
당연히 아니올시다 이다..
어김없이 자명종은 울린다.
이놈의 시계는 어찌된것이 틀리는일이 없는지... (이크 안맞으면 시계가 아니지...)
긴장은 여전하다..
며칠전에 회사 동기놈 한테 배낭을 빌려달라고 했더니만 야! 너한테 빌려줄일도 있네라며, 무슨일 있는거냐며 물어본다.
나중에 알려준다면서 빌려온 배낭을 들쳐업고 탑으로 간다.
"더탑"
유쌤의 핸드폰처럼 안터졌으면....
동기들이 얼추모이자 다시 쏜살처럼 달려가시는 쌤...
암튼 오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중략-
도선사에서 인수야영장까지는 내걸음으로 20여분이 채 안걸린다.
야영장에 도착하니 전날 야영을 하신다는 선배님들 께서 조찬중이시다.
아! 내가 좋아하는 야영, 캠핑... 담엔 꼭 같이 가세요...
인수봉 등반은 네개조로 나뉘어 올라간다.
고독길
허능무 김민중 배수미 나종엽 김현정 윤수현 김태신 정병효
아미동
김준식 원혜영 진송백 윤영상 강혜경 유미준 박병건 김정환
우정A
박종신 김윤명 진은정 함철민 김경필 박용한 성정모 전재만
비둘기
유석재 조혜영 김장환 강혜미 박은온 노재순 정은택 오성천
우리는 우정A, 두분은 전날 야영을 하셨고, 한분은 못오신단다. 그래서급 조정하여 박용한선배 내 앞으로 오셨다...
우정A코스를 잠시 살펴보자...
※출처 : 제가 만든겁니다. 약간 미흡하지만 그러내로 볼만은 할겁니다.
난이도도 없지만 그래도 제 스스로 만들어본 첫 암벽지도임다.
사실 1, 2피치는 내가 이렇게 슬랩실력이 좋았었나 라고 나한테 반문을 할 정도로 잘된다.
아무래도 주위에 사람이 많으니까 실수를 하지 말아야질고 다짐을 한것이 몸에서 반응을 보인것같다..
그래서 과신을 한 것인가?!
3피치 크랙이 30여미터 가량되는데, 크럭스에서 펌핑이 난다..
30분가량 헤맸다..
펌핑!!! -사전적 용어로는 암벽등반의 경우 힘을 다 사용하여 더이상 쓸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암장에서 게을리했다는 증거인가 보다..
박용한 선배님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때문에 30분가량을 매달린채 빌레이를 봐주시느라.....꾸벅!!
4피치로 올라가는중에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유쌤께서 왜 이렇게 늦냐면서 내려오신거다..
많이 걱정이 되신 모양이다.
무전기도 안된다면서.....
근데 사실 2피치에서 너무 기다리다보니 라디오를 잠시 틀었는데,해지를 안하고 그냥 주파수만 맞춰놓았던
것이다.... 그런 실수를.... 영원히 묻어놓아야 하는건데....
유쌤께서 일찍 서두르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다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일단 남들보다 먼저 올라가야 하는것이다.
오늘같은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잠시 버벅 거리는 사이에 우리보다 앞서 회사 산악회에서 졸업등반을
왔는데 얼마나 버벅대는지....
두시간가량을 벽대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허리가 내허리가 아닐정도로 힘이 들었다..
식사도 못하고 행동식으로 요기를 채우고 있는데, 다른조는 우리가 2피치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리고 있으려니정상에 올라갔단다.
시간은 11시 30분 ..
그시간 부터 5시간 가량 사투를 벌인다.. 시간과의....
이것이 곧 일찍 서둘러야 한다는 이유인 것이다.
그래도기다리면서 배운 몇가지 산행 예절, 그리고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 예방
그중에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이야기가 확보후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분리를 하면 안된다.
만일 확보줄을 분리할 경우 반드시 이중 잠금장치를 해놓아라...
반드시 지켜라... 이중 삼중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암튼 감사 감사 드립니다..
아홉시경에 올라가기 시작한 등반은 오후 다섯시가 넘어서야 인수봉 정상에 오를 수 가 있었다..
감회가 새롭다
내 과거를 일일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어찌됐든간에 인수봉을 오를수 있는사람은 우리나라 인구의 1%나 될까?
아니 설령10%가 인수봉을 올라가봤을지언정 인수봉은 앞으로도 서울의, 우리나라의 대표 암벽 등반가들이 찾는
산이 될 터이고, 그리고 그산을 찾아 줄기차게 올라가지 않겠는가?! 그런 산을....
10년전부터 꿈꿔왔던 백운대에서의 굳은다짐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오늘, 바로 오늘 내가 백운대에서 했던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것이다... 인수봉 정상에서 백운대를 바라보면서...
오늘은 내려가서 목을 마음껏 축여야겠다...
진정으로 이런 날만 같아라....
다음주면 졸업입니다....
미리 축하드리구요... 졸업장 받으로 선인봉으로 다 오실거죠?
영상을 미리 올려놓았는데 너무 이른감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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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여러분 저도 다 못외웠습니다만,
알고계시면 좋을듯 싶어서 올려놓았습니다.
슬랩(slab)- 약 70도 이하의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반반한 바위
페이스(face) - 80~90도 되는 경사가 심한 곳
오버행(overhang) - 암벽의 경사도가 90도 이상 되는 곳
크랙(crack) - 바위의 갈라진 곳
리스(riss) - 손가락이 안 들어가는 아주 작은 틈
침니(chimney) - 바위 틈 이 넓어서 몸이 들어가서 등반 하는 곳
릿지(ridge) - 암릉
테라스(terace) - 넓은 바위 턱으로 확보지로 가능한 곳
밴드(band) - 암벽을 가로지르는 바위 띠
홀드(hold) - 손과 발로 사용 할 수 있는 바위의 요철(핸드홀드,풋 홀드)
동작에 의한 용어
크럭스(crux) - 루트 등반 중 가장 어렵고 힘든 지점
빌레이(belay) - 동료의 안전 확보를 위한 장비 조작 행위
후킹(hooking) - 어깨 높이 이상의 홀드에 발 뒷 꿈치를 이용해 걸어 사용하는 방법
볼더링(bouldering) - 작은 바위를 장비 없이 맨몸을 오르는 행위
레이 백(lay back) - 두 손으로 잡아당기고 발로 밀며 오르는 행위
펌핑아웃(pumping out) - 등반시 힘을 모두 사용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상태
펜듀럼(pendulum) - 고정된 줄에 진자처럼 흔들어 옆으로 이동 하는 방법
트레버스(traverse) - 옆을 이동 하는 것
안자일렌(anseilen) - 비교적 쉬운 암릉을 간격을 두어 서로 줄을 연결하여 연속하여 오르는 방법
클라이밍 다운(climbing down) - 줄을 이용하지 않고 손과 발을 이용해 하강하는 방법
프리클라이밍(free climbing) - 등반시 장비와 확보물에 의지하지 않고 오르는 행위
스미어링(smearing) - 슬랩 등반시 발을 문질러 디디며 오르는 것
리딩(leading) - 선등하여 오르는 것
피치(pitch) - 암벽 등반시 40~50미터,빙벽등반시80미터 정도의 마디
어프로치(approach) - 교통 수단이 없어진 곳 에서 등반 지점 까지의 거리
오퍼지션(opposition) - 손과 발을 밀고 당기어 지지력을 얻는 자세
잼잉(jamming) - 크랙에 손과 발을 끼어 넣어서 사용 하는 기술
첫댓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꼼꼼 하군요/
펌핑!! 정말 힘들었습니다...회복도 더디고...여튼 과유불급이라는 단어를 다시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백운대에올라 인수를 바라보았듯, 인수에서 백운대를보심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그 한을 풀었슴니다....
얼~ 이젠 암벽지도까지.. 대단하셔!!
암튼 우정A 후기 읽을때마다 팀원들 진짜 힘들었겠구나 느껴지네요.
공통 단어는 허리통증과 구세주 유샘이네요. ㅎㅎ
첫인수는 첫사랑만큼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겁니다.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는 게 이 동영상 같은 걸 거예요. ^^
인수봉에 처음 발디딤을 축하합니다.
어? 제첫사랑이 지금 와이프인걸 어찌 아셨는지요? 저의 첫사랑은 현재진행형입니다.ㅋㅋ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것이 아니라 제 앞에 아직도 ~ing입니다..
역시 경필씨야, 등반 잘하고 뚝심있고 영상자료 잘 만들고, 열심히 하셔서 18기를 대표하는 더탑 산모임ㅇ의 한 역할을 하는 클라이머가 되길...
경필씨,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모든분들 덕분입니다..
경필선배님 졸업 축하드리고 일년 내내 재밌는 경험 많이 쌓으시길 바랄께요~
감사합니다...원래 제앞에서 후등 빌레이를 봐주기로 했다가 용한선배랑 바꾸신거 맞죠?
그덕에 용한선배 허리가 제대로가 아닐겁니다.ㅠㅠ 파스라도 한개 사다드려야 하는건데...
선배님~!! 세세한 설명에 이어 이런 감동적인 동영상까지!!! 18기는 못하는게 없나봅니다~! 동영상 영상 하나하나 너무 뭉클했구요. 배경음악도 너무 멋지네요~ 무한 감동의 차나를 내뱉으려던 순.간. ㅡㅡ;;;;;; 제 -0- 표정은 몬지요....편집 오류겠죠?? 수정해주세요~~~~ToT
어떡하지요? 수정 하는 방법을 몰라요 ㅠㅠ, ㅋㅋ
우정A 완등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다음엔 파워풀한 빌레이로 모시겠습니다 허리는 괜찮아요^^
잠시나마 속으로 미워했던 제 좁은 속을 개량하는 중입니다.. 알콜로.....
우와 용어정리도 깔끔하게 해주시고!+__+ 항상 경필선배님의 동영상 잘 보고 있어요~~ㅎㅎ 이거 찍는 것도 편집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대단하세요~! 등반 졸업 축하드려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재미있으면 힘든게 없어진다네요 ^^
외벽이라도 뒤늦게 오시지그랬어요. 우정a 완등 축하드립니다. 용한선배랑은 얘기가 잘 되었는지ㅋㅋ
외벽을 가려고 했건만 핸펀밧데리가 없어서...근데 뽕을 뽑으셨다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