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3주일 강론 : 제주도 3박 4일 성지순례/ 교황선거 > (5.4.일)
*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일곱 제자에게도 발현하셨습니다. 우리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자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생명주일을 맞아, 생명을 존중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지난 4/28(월)부터 5/1(목)까지 3박 4일간, 43명 함께 제주도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3일간 날씨는 아주 화창했고, 마지막 날에만 비가 내렸습니다. 제주도에서 매일미사를 드렸는데, 첫날은 김기량(펠릭스 베드로) 순교기념관, 둘째 날은 추자도의 추자공소, 셋째 날은 용수성지, 또 마지막 날은 황사평 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1) 김기량(펠릭스 베드로)는 1816년 제주도 함덕리의 중인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김선달”이라 불렀습니다. 그 이유는 배를 타고 다니며 장사하던 상인이었기 때문입니다.
41세 때, 바다에서 한 달 이상 표류하다가, 중국 광동 해역에서 영국 배에 구조되었고, 홍콩의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에서 조선 신학생 이만돌 바울리노에게 교리를 배워 제주 사람 최초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제주도로 돌아온 후, 가족과 사공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육지를 오가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경상도 통영 게섬에서 체포되어 문초와 형벌을 받았지만 굴복하지 않고 신앙을 굳게 지켰습니다. 그와 동료들이 혹독한 매질을 당해도 목숨이 붙어있자, 관장은 그들 모두를 교수형에 처했습니다. 그때 나이 51세였습니다. 관장은 그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다시 살아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집전으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서 복자가 되었습니다.
2) 추자공소는 추자도에 있는데, 제주도에서 추자도까지 배로 2시간 걸리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갈 수 없지만, 우리가 추자도 가는 날은 아주 환상적인 날씨였습니다.
추자도에 살았던 황경환 프란치스코는 본래 황사영 알렉시오와 정난주 마리아의 아들이었습니다. 황사영은 백서 사건으로 능지처참 되었고, 부인 정난주는 제주도로 유배 가다가, 두 살 아들 경환을 추자도 바위에 두었고, 어부 오씨가 발견해서 키웠습니다. 아기 경환이 있던 곳에 아기 모형과 “눈물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경환은 혼인해서 두 아들을 낳았고, 그 후손이 추자도에서 살고 있는데, 경환과 엄마는 평생 만나지 못했습니다.
3) 용수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1845년 귀국하다 풍랑을 만나 표착한 곳입니다. 1845년 8월 17일, 김 신부님은 중국 상해 금가항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고, 같은 달 8월 31일, 페레올 주교 등과 함께 “라파엘호”를 타고 조선으로 향했지만, 거센 폭풍에 한 달 이상 표류하다가, 9월 28일 제주 용수리 해안에 표착했습니다. 고국에서의 첫 미사를 거기서 봉헌하고, 배를 수리한 후, 전라북도 금강 하류에 있는 나바위에 상륙했습니다. 현재 그곳은 “나바위 성지”입니다.
제주교구는 김 신부님이 표착한 용수리 포구 일대를 “용수성지”로 선포했습니다.
4) 황사평 성지는 1901년 신축교안 때 희생된 무명 순교자들이 묻힌 곳입니다. 당시 조선 왕실의 재정 확보를 위해 파견된 봉세관이 과다한 조세 징수로 원성을 샀고, “조세 중간 징수 관리자”로 이용된 신자 때문에 오해받았습니다. 교회의 무리한 전교와 왕실 조세정책에 저항한 사람들이 이재수를 중심으로 민란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으로 700여 명의 신자들과 양민들이 관덕정 등지에서 피살되었는데, 이것이“신축교안”입니다.
다행히 프랑스 공사와 조선 정부의 협상으로, 1903년 황사평 땅을 양도받아, 1904년 11월 무연고 시신 28기를 이곳으로 이장했으며, 1984년에 공원묘지로 조성되었고, 1993년 순교자 묘역을 정비하고 성역화했습니다. 지금 그곳에는 묘지들과 함께 납골당이 있습니다.
제주도 성지순례와 함께 전국 167곳 성지를 드디어 완주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본당신부로서는 제가 처음일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기회 있을 때마다 전국 성지순례를 해보십시오. 성인, 성녀, 순교자들이 힘과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국내 성지순례를 버킷리스트로 삼고 꼭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2년 7개월간, 전국 성지순례 완주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4/21(월) 로마 시각 07:35에 선종하시고, 4/26(토) 10시에 장례미사를 드렸습니다. 새 교황님 선출을 위해 5/7(수)부터 콘클라베(교황선거)가 시작되는데, 콘클라베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교황이 임종하면, 교황청 재무를 담당하는 성직자 “까메를렌고”(Camerlengo)가 교황의 이름을 세 번 불러도 반응이 없으면 사망을 공식 선언합니다. 그 후 교황 권한 종료를 상징하는 의식으로, 교황이 끼고 있던 “어부의 반지”를 망치로 파괴하는데, 이것은 교황의 권한 종료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까메를렌고는 콘클라베 준비를 조율합니다.
교황의 시신은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조문을 받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유언대로 성모대성당에 안치) 그러면서 9일간의 장례미사인 “노벰디알레스(Novemdiales)”가 진행됩니다.
교황 서거 후, 약 15-20일 안에 전 세계의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를 시작합니다. 콘클라베 기간 중, 하루 두 번씩 투표가 진행되고, 유효표의 ⅔ 이상을 득표해야 교황으로 선출됩니다.
투표 후에는 종이 투표지를 태워 연기를 통해 투표 결과를 외부에 알립니다. 검은 연기는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흰 연기는 새 교황이 뽑혔음을 뜻합니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바티칸 대변인이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Habemus papam”(We have pope.)이라고 외칩니다. 이어 새 교황이 발코니에 나와 첫인사와 함께 축복을 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으로 선출된 후, 교우들을 축복하기 전에 당신을 위해 먼저 기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훌륭한 267대 교황님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기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