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독후감 읽다 / 김영하 / 문학동네

[평상심]

읽다 / 김영하 / 문학동네

소설가 김영하가 '읽다'라는 주제로 6회에 걸쳐 강의한 내용이다. 책을 왜 읽는가, 구체적으로 소설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한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강의의 제목들이 도전적이긴 하나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며 동감 가는 부분이 상당하다 하겠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어서 나라가 나서 못 읽게 하는 책들도 더러 있었다. 또한, 책은 돈키호테를 미치게 할 정도로 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나름 각 강의의 요점이 된다고 생각되는 문구들을 골라보았다. 선택된 글귀들은 당연히 나의 미로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1. 위험한 책읽기

독서는 자아를 분열시킨다. 즉 자아의 상당 부분이 독서와 함께 산산이 흩어진다. 이는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다. - 31쪽 (헤럴드 블룸)

언급된 책: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소포클래스 [오이디푸스 왕], [안나 카레니나], 김훈 [칼의 노래], 에우리피데스 [메데이아],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헤럴드 블룸[교양인의 책 읽기], 이탈로 칼비노 [왜 고전을 읽는가]
찬조출연: 톰 크루주의 <콜레트럴>

2. 우리를 미치게 하는 책들

쥘 드 고티에의 보바리즘은 에마의 증상에 착목했다면 다니엘 페나크의 보바리즘은 독자의 정신과 관련된 것이다. 그에 따르면 보바리즘이란 "'오로지 감각만의 절대적이고 즉각적인 충족감'에 다름아니다. 즉 상상이 극에 달해 온 신경이 떨려오고 심장이 달아오르며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는 가운데 주인공의 세계에 완전 동화되어, 어처구니없게도 대뇌마저 (잠시나마) 일상과 소설의 세계를 혼동하기에 이르는" 현상, 즉 소설을 읽는 독자가 겪는 정신적 변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 66쪽

언급된 책: [돈키호테], [마담 보바리], [노르웨이의 숲], [위대한 게츠비], [페스트], [눈먼 자들의 도시], 최인호 [지구인], 전상국 [우상의 눈물],

3. 책 속에는 길이 없다

플로베르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 아까운 시간을 들여 고작 '바람피우면 죽는다' 같은 교훈이나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시간의 낭비일 겁니다." 분명히 우리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뭔가를 얻습니다. 그런데 그 뭔가를 남에게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한 미로와 타인이 경험한 미로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 103쪽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은 것은 고유한 헤맴, 유일무이한 간접적 경험입니다. 이것은 교환이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 104쪽

언급된 책: 카프카 [성], 박민규 [카스테라], 카뮈 [이방인], [돈키호테], [마담 보바리]

4. '거기 소설이 있으니까'읽는다

소설은 일종의 자연입니다. 독자는 그것의 일점 일획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 자연을 탐험하면서 독자는 고통과 즐거움을 모두 느낍니다. - 137쪽

소설은 두번째 삶입니다. - 141쪽

언급된 책: 나보코프 [롤리타], [천 하룻밤의 이야기], 푸시킨 [스페이드 여왕]

5. 매력적인 괴물들의 세계

소설이 우리 자신의 비밀에 대해 알려주는 유일한 가능성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그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 177쪽

언급된 책: [죄와 벌], 설록 홈즈 [주홍색 연구], 토머스 헤리스 [양들의 침묵],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찬조 출연: HBO [소프라노스], BBC [셜록]

6. 독자, 책의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비록 우리 현대인의 시야가 마치 요제프 K의 그것처럼 좁아져 있고 모두가 세속적 이해와 단기적 전망으로 아웅다웅하며 살아가고, 세계가 돈키호테와 같은 모험을 더이상 허용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에게는 이 좁은 전망을 극적으로 확장해줄 마법의 문이 있습니다. 바로 '이야기의 바다'로 뛰어들어 '책의 우주'와 접속하는 것입니다. - 210쪽

언급된 책: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바벨의 도서관], [15소년 표류기], [해저 2만 리], 서머셋 몸 [달과 6펜스], 앙드레 지드 [좁은 문], 쿤테라 [소설의 기술] / [커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살만 루슈디 [하루과 이야기 바다], 카프카 [소송], [이방인],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과 미즈무라 미나 [본격소설], 에밀리 브론테[제인 에어]와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와 존 쿳시 [포], [나니아 연대기]

* 언급된 책 목록에는 작가의 작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16.7.19. 평상심]

[달보고]

그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가 대학때 ROTC 후보생 훈련을 받다가 작가가 되기위해 그만두고 사병을 지원해 갔다더군요.
글쎄요. 나도 장교츌신이지만 장교출신이래서 그 후 창작에 방해가 될까요? 그가 장교를 했다면 또다른 경험과 관점을 갖었을 것인데요

[평상심]

어떤 작가는 아이디어가 떨어지니 이혼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창작이란 다들 누군가의 어깨를 집고 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사병의 어깨가 더 근사하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소리와 진동]

오래전에 마광수 선생께서 하신 이야기가 소설가들이 소재가 떨어지면 글을 그만 써야하는데 쓸 것없으니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그말을 듣고 그래 역사소설도 한 방법이기는 하겠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잘 나가던 소설가중에 역사소설을 열심히 쓰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소리와 진동]

소설을 왜 읽는가를 강의할 것이 있는 내용인지 모르겠네요. 그것도 여섯번에 걸쳐서 했군요.

네번째 소설이 거기있으니까 읽는다가 가장 솔직한 대답이 아닌가 합니다. 다른말로 잘 모르는데 읽어보는거야.
읽어 봐야 왜읽었는지 아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평상심]

"소설을 왜 읽는가"라는 것은 제가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이구요.
아마도 소설이 주는 잇점? 소설을 대하는 자세? 소설에 대한 분석? 들을 나열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그 말, 같은 말이네요...ㅠㅠ

1,2 그리고 3강까지는 저에게는 나름 새로운 관점의 '소설대하기'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누군가가 이미 밝혀놓은 것인데, 여기저기에 산재한 것을 작가가 정리한 것이겠지요.

저에게는 소설을 대하는 다른 관점이 생겼습니다.

[소리와 진동]

아 그러셨군요.
아무래도 전문가한테서 이야기를 들으면 건질 것 남는 것이 많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