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644]魏野위야-尋隱者不遇
尋眞悞入蓬萊島, 香風不動松花老.
신선을 찾다가 봉래도로 잘못 들어가니,
향기는 없는데 소나무 꽃가루 진다.
▶ 眞 : 眞人. 곧 仙人.
▶ 俁 : 誤와 같은뜻.
▶ 蓬萊島 : 方丈·瀛洲와 함께 渤海가운데 있다는 三神山의 하나.
▶ 松花老 : 소나무꽃이 늙어 가루가 떨어지고 있음.
採芝何處未歸來? 白雲滿地無人掃.
芝草 캐러 어느 곳에 갔길래 아직 돌아오지 않는가?
흰 구름 땅에 가득한데 아무도 쓸지 않누나.
▶ 芝 : 지초. 瑞草의 하나로 靈芝라고도 부른다. 道家에서는 불로장생의 靈草라 하여 珍重한다.
해설
隱者를 찾아갔던 작자의 마음가짐이 은자 못지않게 청정하다.
소나무 꽃가루가 지고 있는 산속의 경치를 눈앞에 보는 것 같고,
흰 구름이 땅 가득히 깔려 있는 仙境에선 俗氣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인용=古文眞寶 前集 제4권,七言古風 ,短篇,尋隱者不遇
尋隱者不遇
魏野
尋眞悞入蓬萊島하니
香風不動松花老라
採芝何處未歸來오
白雲滿地無人掃라
隱者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여 지은 시로 본서 1권에 실려 있는
賈島의 〈訪道者不遇〉 시를 연상하게 한다.
周世鵬〈1495(연산군 1)-1554(명종 9)〉의《武陵雜稿》2권에
‘花潭으로 隱者를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하다’라는 시가 실려 있는 바,
여기서 은자는 花潭 徐敬德을 가리킨다.
시의 情과 景이 위의 시와 흡사하므로 아래에 소개한다.
“바위 위엔 꽃이 피고 못속은 깨끗한데 노을 깊은 곳에서 때낀 갓끈 씻네.
은자를 만나지 못하였다고 말하지 말라.
은자의 마음은 못물처럼 맑다네.
[巖上花開潭底明 紅雲深處濯塵纓 莫言隱者不相見 隱者心如潭水淸]”
이 외에 沈喜壽〈1548(명종 3)-1622(광해군 14)〉의《一松集》2권에도
같은 제목의 시가 실려 있다.
尋隱者不遇 魏野
- 은자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尋眞悞入蓬萊島 : 신선 찾아 잘못 들어 봉래도에 왔는데
香風不動松花老 : 향긋한 바람 일지 않아 송화가 늙어가네.
採芝何處未歸來 : 어디서 영지를 따는지 돌아오지 않고
白雲滿地無人掃 : 흰 구름은 땅에 가득한데 쓰는 사람 없도다
▷ 魏野 - 송(宋) 나라 처사. 구준(寇準, 구래공寇萊公) 정승에게 시를 지어 주었는데 그 시 속에 ‘有官居鼎鼐 無地起樓坮(유관거정내 무지기누대 ; 벼슬은 삼공의 지위인데, 누대 지을 만한 땅이 없구나.)’<국로담원國老談苑>란 구절이 있어, 뒤에 글안(契丹)의 사신이 조정에 와서 ‘어느 분이 무지기누대(無地起樓臺) 상공(相公)이십니까?’ 하고 물었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