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녕 주정뱅이
2007년 제15회 오영수문학상,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2012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그리고 2014년 '작품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는 상찬을 받으며 장편소설 <토우의 집>으로 제18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여선이 다섯번째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를 선보인다.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겨울까지 바지런히 발표한 일곱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한국문학의 특출한 성취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권여선의 이번 소설집은 이해되지 않는, 그러면서도 쉽사리 잊히지 않는 지난 삶의 불가해한 장면을 잡아채는 선명하고도 서늘한 문장으로 삶의 비의를 그려낸다. 인생이 던지는 지독한 농담이 인간을 벼랑 끝까지 밀어뜨릴 때, 인간은 어떠한 방식으로 그 불행을 견뎌낼 수 있을까. 미세한 균열로도 생은 완전히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온 권여선은 그럼에도 그 비극을 견뎌내는 자들의 숭고함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낸다.
봄밤 / 삼인행 / 이모 / 카메라 / 역광 / 실내화 한켤레 / 층 / 해설│신형철 / 작가의 말 / 수록작품 발표지면
2.거짓말이다.
가장 깊은 곳으로 간 심해잠수사 이야기 "
거대 여객선이 침몰했다. 사고 당일 500여 명의 잠수사가 투입됐다는 소식에 안심했던 나경수는, 사고 발생 후 5일이 지나서야 그곳에 와달란 연락을 받게 된다. 현장에서 그가 파악한 선내 진입 가능한 잠수사는 총 여덟. <거짓말이다>는 이렇듯 수많은 거짓말이 교차하는 이야기이다. 60대 잠수사 류창대의 탄원서를 쓰기 위해 나경수가 기록한 사건의 전말을 소설가 김탁환이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기록한다.
다양한 시점을 오가며, 한 사건을 둘러싼 상흔을 다각도로 기록하지만 소설은 감정적인 절제를 잃지 않는다. 그저 그가 꿈꾸었을 것들, 마주쳤던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할 뿐이다. 시체 한 구당 얼마라는 말, 대리운전을 하다 광화문을 지날 때 손님이 던진 날카로운 말, 아이들의 생일 모임에서 그가 들은 말 같은. 저자의 전작인 역사소설 <목격자들>보다 더 건조한 진술 속,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야만 했던 한 사나이, '바다 호랑이'의 꿈이 떠오른다.
- 소설 MD 김효선 (2016.07.29)
데뷔 20주년을 맞아 작가 김탁환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2014년 한국에서 벌어진 대형 해난 사고를 목격한 작가는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구상에서 출간까지 최소한 3년은 집중한다는 원칙을 깨고, 시계 제로의 심해로 내려가야만 했던 민간 잠수사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대 여객선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침몰한 뒤, 나경수 잠수사는 동료 잠수사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는다. 심해에 가라앉은 배의 내부로 진입할 잠수사가 부족하니 도와 달라는 부탁이었다. 나경수는 좁은 선내를 어렵게 헤치고 들어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한다.
하지만 몸에 무리가 올 정도로 선내를 들락거리며 아이들을 끌어안고 올라온 나경수를 기다린 것은 시체 한 구당 오백 만원을 받지 않았느냐는 비난과 동료인 류창대 잠수사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소식이었다. 나경수와 그의 동료 잠수사들은 돈을 노리고 맹골수도에 모인 파렴치한으로 몰리기 시작한다.
애당초 그들은 왜, 누구 하나 오라고 한 적 없는 맹골수도에 자발적으로 내려갔을까. 맹골수도에서 병원을 거쳐 법정까지 이들 잠수사들에게 대관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깊고 차가운 바다 밑 좁고 어두운 선실 안으로 생명줄 하나에 의지해 내려갔던 나경수는 지금 누구의 꿈을 꾸는가. 작가 김탁환은 이를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풀어간다.
2016년 맨부커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작. 10년 전 작가 한강은 '내 여자의 열매'라는 단편소설을 썼다. 한 여자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이 되고, 함께 살던 남자는 그녀를 화분에 심는 이야기였다. <채식주의자>는 언젠가 그 변주를 쓰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인 상상력이 결합해 섬뜩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연작 소설이다.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 2002년 겨울부터 2005년 여름 사이에 씌어진 세 편의 중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세 이야기의 한 사람의 주인공을 공유한다. 죽어가는 개에 대한 어린시절의 기억으로 점점 육식을 멀리하고 스스로가 나무가 되어간다고 생각하는 '영혜'.
그러나 작중 화자는 서로 다르다. '채식주의자'에서는 아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이, '몽고반점'에서는 처제의 엉덩이에 남은 몽고반점을 탐하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사진작가인 영혜의 형부가, '나무 불꽃'에서는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했으나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혜가 각각 화자로 등장한다.
단아하고 시심 어린 문체와 밀도있는 구성력이라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살아있다. 이전까지 소설가 한강이 발표해온 작품에 등장했던 욕망, 식물성, 죽음, 존재론 등의 문제를 한데 집약시켜놓은 완결편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하다"
새로 나온 스파클링 와인을 홍보하는 방법. "탱탱한 가슴, 잘빠진 다리"(본문 8쪽)를 지닌 모델을 섭외해 '된장녀'의 이미지를 씌운다. 하얏트 호텔과 호화로운 이미지가 스파클링 와인의 이미지에 덧씌워진다. 소설은 2012년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사건이 사실이라고 밝혀지는 데서 시작되었다. <표백>, <한국이 싫어서> 등의 소설을 통해 지금 한국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해온 작가 장강명의 신작. 인터넷저널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정치권력이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그들의 하수인으로 살다 결국 용도 폐기되는 이십 대 젊은이들의 참혹한 삶의 조건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소설은 줄곧 속도감을 유지한 채 내달린다. 그들은 한 영화를 망하게 할 수도 있고, 한 진보 커뮤니티에 산불을 낼 수도 있다. 허구이지만 마냥 허구가 아닌 사건 속에서, 독자는 속도감과 함께 내달리며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세상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된다. 거칠지만 명쾌하고 날렵한 소설.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5. 왜 책을 읽는가
프랑스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화제의 베스트셀러. 저자 샤를 단치는 프랑스의 작가이며, 이름난 애서가이자 독서광이다. 그의 깊은 사색과 빛나는 지혜가 담긴 이 유쾌하고 진지한 독서론을 읽어가다 보면, 독자들은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것이고, 가끔씩 무릎을 치며 경탄할 것이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이 책의 독자들이 책과 독서를 이전보다 훨씬 친근하고 가치 있게 느낄 것이란 사실이다. 고전에서 뱀파이어 소설까지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의 개성 있는 독서론과 독서 예찬은 독서의 가치와 즐거움을 확인할 수 있는 지(智)의 성찬이다.
왜 책을 읽는가? 지적인 소요(逍遙) 끝에 저자가 내놓은 대답은 심오하고 원대하다. 독서를 통해 소멸과 죽음에 맞서 결국 불멸에 이르는 것! 인간은 누구나 유한한 인생을 산다. 하지만, 작가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한 걸작들은 그 가치를 아는 위대한 독자들 덕분에 불멸의 생명력을 이어 왔다. 위대한 독자들이 있기에 불멸의 걸작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탄생할 것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1. 낯선 사유로 단조로운 세상을 읽는다
·글을 배우려는 욕망이 독서의 문을 열다
·아이를 유순하게 길들이는 안정된 독서란 없다
·독서만큼 이기적인 행위가 있을까?
·독서의 영향이란 어리석은 신화에 불과하다
·책은 독자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독서는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위험한 능력이다
·잃어버린 문장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의 먹잇감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발레리나들
·책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 독서는 백마 탄 왕자님
·독자는 죽은 자들의 휴식마저 방해한다
·첫사랑의 순진함을 되찾기 위해 읽다
·증오의 거품을 무는 천박한 독서
·소설에 농락당하다
·작가보다 순수하지 못한 독자들
·왜 독자는 책과 싸우는가?
·책의 절반을 넘기려고 읽는다
·오만한 작가들의 사기행각에 사로잡히다
·책을 읽으려면 왕관을 벗으시오!
6.숨결이 바람될 때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기록"
서른여섯 살 젊은 나이에 정상에 오른 한 의사가 있다. 상급자로부터 인정받고 있었고, 권위 있는 상도 받았으며, 여러 일류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다. 열다섯 달만 더 버티면 혹독한 레지던트 생활과도 완전한 이별이었다. 하지만, 가혹하게도 그 무렵 암 선고를 받았고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여러 환자의 삶과 죽음을 목도해오다가 자신의 죽음과도 마주하게 된 폴 칼라니티는 병상에서 좌절하며 투병하는 대신 수련 생활로 다시 돌아가 성실히 수행하였다. 육체적으로 무너지고 있었지만, 희망을 붙들고 뜨겁게 남은 생을 보냈다. 자발적 죽음을 선택했던 마지막 순간까지, 의사이자 환자로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낸 그의 마지막 기록은 깊은 감동을 남긴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서른여섯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의 마지막 2년의 기록.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12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저자 아툴 가완디는 "삶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감동적이고 슬프고 너무 아름다운 책"이라고 평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죽어가는 대신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고뇌와 결단, 삶과 죽음, 의미에 대한 성찰, 숨이 다한 후에도 지속되는 사랑과 가치에 대한 감동적인 실화.
프롤로그
1부_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2부_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마라
에필로그 | 루시 칼라니티
추천의 글 | 에이브러햄 버기즈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첫댓글 샤를 단치의 책이 두 권 올라와 있어 한 권을 뺐습니다.(둘 다 제가 추천한것이라 -,.-)
대신,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고 싶은 책 한 권 추가했습니다.(숨결이 바람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