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는 대표적인 웰빙 식재료 중 하나다. 식이섬유와 비타민, 오메가-3 등 풍부한 영양소 덕에 각종 매스컴에서는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영양제’로 많이 소개됐다. 건강에 좋다는 인식, 고소한 맛, 묵직함, 높은 활용도 등 이점을 고루 겸비한 이른바 식재료계의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포인트나 사이드뿐 아니라 주 식재료로 내세워도 손색없다. 특히 들깨가 들어간 음식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이 낮은 편이다. 높은 원가와 특유의 느끼한 맛을 보완하면 충분히 활용할 만한 ‘업스케일 식재료’다.
손쉽고 폭넓게 사용 가능
들깨는 조리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단일 메뉴는 물론 나물 무침, 국, 탕, 찜, 양념장 등에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통으로도 쓰고, 가루를 내거나 들기름으로도 만들어 쓴다.
들기름에 두부를 굽고, 나물을 무쳐 고소함을 더하는 것은 기본적인 조리법이다. 들깨칼국수나 들깨수제비는 이제 보편적인 음식이 됐다. 들깨크림파스타 등 서양 음식에도 많이 접목하는 추세다. 그밖에도 들깨소스나 드레싱을 만들어 쓰는 등 들깨를 사용한 다양한 메뉴가 출시됐고, 들깨 전문 음식점까지 생겨났다.
‘참자연음식연구소’ 신아가 원장은 “들깨는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나는 식재료”라며 “들깨를 사용하면 간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특히 ‘저염’을 콘셉트로 하는 식당에서 주로 많이 쓴다”고 말했다. 짠맛을 중화시키는 기능이 있어 된장찌개 등에 가루를 조금 풀어쓰면 좋다고 덧붙였다.
통들깨를 넣고 밥을 짓는 곳도 있다. 특히 현미밥에 통들깨를 넣어 지으면 오래 씹도록 해 현미의 소화와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다. 육류와 함께 사용하면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기가 있는 음식에 넣으면 되직해지는 등 농도를 조절하는 구실도 한다.
웰빙 넘어 보약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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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내발산동 <똑순이막국수>의 들깨칼국수는 100% 국내산 들깨만 사용해 만든다. 원가율이 높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타 업소와의 차별화를 위한 백옥자 대표의 선택이다. 판매 비율을 높여 전체적인 타산을 맞추고 있다.
들깨에 주목하는 큰 이유는 ‘웰빙’ 요소 때문이다. “보약 대신 들깨를 먹어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 가치를 높게 친다. 「동의보감」에는 ‘들깨는 성질이 따뜻하고 기침과 갈증을 멎게 하는 기증이 있다. 중초(위장과 비장, 지라)를 보하며 정수(뼈 속에 있는 골수)를 보충해준다. 들깨 씨를 갈아 쌀과 섞어 죽을 쑤어 먹으면 살이 찌고 기가 내리며 보해진다 하는데, 병 후 조리나 기운이 없는 노인들에게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주 효능은 항산화 효과다. 감마토코페롤 성분은 항산화 효과를 통해 세포 노화를 막아준다. 피부와 혈관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또 오메가-3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의 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들기름의 지방산 중 오메가-3(주로 알파-리놀렌산)가 차지하는 비율은 63% 이상으로 식물 기름 중 가장 높다.
각종 영양성분과 효능이 자주 소개되면서 ‘들깨가 몸에 좋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그 덕에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은 낮은 편이다. 경기도 하남에 있는 <기와집순두부>의 일반 순두부는 7000원, 들깨순두부는 9000원이다. 판매율은 들깨순두부가 두 배 이상 높다. <기와집순두부> 박병혁 실장은 “2000원의 가격 차이는 메뉴 선택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들깨는 가격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유 느끼함 잡는 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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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시의 <비수구미>는 국내산 산나물 정식을 내는 식당이다. 곰취, 곤드레, 다래순, 단풍취, 취나물, 참나물, 당귀, 광대싸리순 등 다양한 산나물을 주로 강원도 화천에서 가져와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산나물의 맛을 끌어올려주는 것은 매장에서 직접 짠 들기름이다. 산패를 막기 위해 1주일에 2~3번 바로 사용할 만큼만 짜서 쓰고 있다.
장점이 많은 식재료지만 사용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가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특히 국내산은 수입 들깨와 비교해 가격이 2배 이상 높다. 신 원장은 “굳이 국내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신선도를 유지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들깨가 가루 상태로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에 잘못 보관했다가 조리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신 원장의 설명이다.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특유의 느끼함 또한 들깨의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파를 썰어 주로 마지막에 토핑 하는 곳이 많다. 둥근 모양으로 얇게 썰어내기도 하고 채를 썰어 올리기도 한다. 청양고추를 넣어 매운 맛을 가미하는 곳도 있다.
<에이프릴마켓>은 들깨크림파스타에 크레송(물냉이)를 생으로 올려 비벼먹도록 한다. 쌉싸름한 맛이 들깨크림의 느끼함을 보완해준다.
각종 채소를 구워내는 곳도 있다. <이로울리>는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미니배추 등을 직화로 구워서 함께 제공한다. 아삭한 식감과 상큼한 채소 맛이 곁들여 들깨소스의 느끼함을 최소화했다.
들깨는 많이 먹으면 느끼한 정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음식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간을 잘 맞춰 싱겁지 않게 조리하는 것이 느끼함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 들깨 장점과 기능, 활용법
- 통째, 가루, 기름으로 내 나물 무침, 국, 탕, 찜, 양념장 등에 폭넓고 손쉽게 사용 가능
-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나, 짠맛 중화시키기도 -> 저염 식단에 활용하기 좋아
- 밥에 통들깨 넣어 지으면 곡류의 소화와 영양소 흡수 도와
- 육류에 쓰면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돼
- 물기가 있는 음식에 넣으면 되직해지는 등 농도 조절 가능해
- 감마토코페롤 성분의 항산화 효과를 통해 피부, 혈관 노화 막아줘
- 오메가-3 지방산 다량 함유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의 기능 촉진해
- 원가 비싼 국내산만 고집할 필요는 없어, 섞어 사용해도 좋아
- 산화 방지를 위해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해야 신선함 유지할 수 있어
- 생파, 청양고추 등 각종 채소 활용해 들깨 느끼함 잡아주면 좋아, 아삭한 식감도 더해
- 한 번에 많은 메뉴에 사용하면 느끼해지기 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