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고♧
너 보내고
휘날리는 눈송이
소복히 웃는 운동장
바라본다.
너 멀어지는
침대에 가로 누워
배밭골 찬연한 벗들
만져본다.
웃픈 지구촌
뿌연 미물 달려
생면부지 널 만나
질곡의 꽃잎 돋았지!
형형한 눈빛
똘똘한 행동거지
심연 적시는데
너는 떠나고
열십자 한 복판에
참한 진눈께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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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센터 입소가 어제 같은데 내일 집으로 가라는통보가 왔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사건이 발생해 얼떨결에 아산까지 왔으나
생활관에서 하루하루 의미있게 보내서 그런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특히 3박 4일 동안 함께 한 유상현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
고 싶다. 포천 출신인 이분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삼십대 초
반의 건장한 청년임에도 요즘 젊은이 같지 않게 쓰레기 치우
기 방안 정리하기 등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해낸다. 나는 그 마
음이 하도 가상해 가져온 패딩을 입혀주니 고맙다고 연신 고
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치료를 마치고 눈송이 쏟아지는 어제 떠났다. 전화번
호를 교환하고 송파에 오면 전화하라고 전하고 홀로 큰방을
지키고 있노라니 못내 그리워진다.
잠시 후에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 메모장을 열어 젖
히자 그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
고 외로울까봐 통화를 아끼지 않은 학고 선생님들의 인간적
인 영상이 아련히 흘러간다.
코로나로 삶이 힘들어도 멋진 벗들이 있어 훈훈해지는 하루
다.
*이 글은 2021년 12월 생활치료센터에서 쓴 글임
첫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시면서 힘찬 생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