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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결에서 타이거 우즈는 지미 팔론의 스윙 코치 역할을 수행하며 클럽 선택과 스윙에 대한 조언을 담당했다.
첫번째로 펼쳐진 150야드 아이언 샷 대결에서는 지미 팔론이 베이퍼 스피드 5번 아이언을 선택하도록
타이거 우즈가 조언을 했으며, 로리 맥길로이는 베이퍼 프로 9번 아이언으로 간단히 온그린에 성공했다.
두번째 대결에서는 220야드 타겟. 비거리가 나지 않을 것을 걱정한 타이거 우즈가 지미 팔론에게
로리 맥길로이의 드라이버를 전달했으나, 로리가 곧 대회에서 사용해야한다고 극구 만류.
로리의 5번 우드로 교체해 샷을 했고, 로리 맥길로이는 베이퍼 프로 5번 아이언으로 또 다시 멋지게
홀 근처에 온그린. 두 번의 대결을 모두 승리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와의 대결에서 모두 패한 지미 팔론은 맨해튼의 강한 강 바람과 함께 로리 맥길로이의
드라이버 헤드커버인 강아지가 말을 걸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로리 맥길로이는 지난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8월을 보내고 있다. 3주동안 2개의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그 중간의 WGC브리지스톤 우승을 연결했다. 이 3번의 우승으로 그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했고,
골프계는 ‘새로운 황제’ 탄생이라고 반기고 있다.
로리가 화려한 8월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롱 게임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는 3연승 내내 장타 시위를 했고,
마지막 대회였던 PGA챔피언십에서는 절정을 이뤘다. 대회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 316.6야드와
페어웨이 안착률 73.21퍼센트라는 길고도 안정적인 티 샷을 쏘아올렸다. 하이라이트는
최종일 10번 홀(파5, 590야드)에서 나왔다. 281야드의 세컨드 샷을 홀컵 2미터에 바짝 붙이면서 출전 선수 중
이 홀에서 유일하게 이글을 잡아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이었으며, 장타자의 공식이기도 한
‘범프&가우지(Bump&Gauge)’ 능력을 메이저 대회에서 확실하게 보여줬다. 자신의 메이저 대회 첫 2연승,
첫 3연속 우승, 그리고 세계 랭킹 1위 재등극에 대한 스스로의 축포였던 셈이다.
이런 일련의 성과가 ‘드라이버 샷 때문’이라는 것은 로리도 잘 알고 있다. 지난 8월 18일 미국 뉴저지의
리버티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린 나이키골프의 새로운 아이언 ‘베이퍼’ 론칭 행사에서 만난 로리는 “넘버 1이
되는 데는 많은 요소가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드라이버 샷을 어느 때보다도 잘 하고 있고,
그것이 경기에 엄청난 향상과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로리는 “솔직히 말해 드라이버 샷은 올해 계속 좋았다”면서 “그런데 지난 3주간은 골프장 셋업이
내 드라이버 샷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드라이버 샷은 내 경기에서 가장 강력한 부분 중 하나이며,
이렇게 드라이버 샷을 한다면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고 했다.
2번 아이언의 테스트를 확실히 끝낸 것도 로리의 시대가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신호처럼 보인다. 프로 투어는 전장이 더 길어지고, 페어웨이는 더 좁아지며,
러프는 더 가혹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조건 속에서 새로운 2번 아이언에 확실하게 적응하면서
3연승의 물꼬를 텄었다. “2번 아이언이 브리티시오픈에서 큰 역할을 했다. 링크스 코스에서는 볼을
낮게 쳐야 하는데 나이키골프의 2번 MM 프로토타입은 핫 했고, 브리티시오픈에서 만들어내야 했던 샷을
가능하게 했다. 이 2번 아이언이 분명히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강해진 롱 게임, 여기에 멘탈도 강화
롱 게임이 안정되고, 약간의 스윙 교정과 멘탈이 강해진 것이 그가 화끈한 8월을 보낸 다른 원인이기도 하다.
“시즌 내내 샷이 잘 됐기 때문에 특별히 큰 변화를 준 것은 없다. 하지만 브리티시오픈 전에 테이크어웨이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또 골프 코스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느껴진다. 그 순간에 더 집중을 할 수 있고,
그게 몇 주간 좋은 경기를 펼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겉모습이 달라진 것도 주목할만하다. <골프월드>의 제이미 디아즈 기자는 ‘지난 두 달 사이에
근육을 3.6킬로그램 불리면서 갑자기 조각 같은 몸을 선보였다. 얼굴의 턱 선도 더 날카로워진 것처럼 보이고,
시선도 더 단호해졌다. 기자회견을 할 때는 차분한 지성과 함께 확신과 권위를 드러냈다. 위대함의
정점에 올랐던 선수들처럼, 로리는 영리한 골퍼다’고 했다. 그래서 디아즈는 ‘로리 맥길로이는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를 점차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로리와 타이거 ]
리버티내셔널에서 로리를 직접 인터뷰하면서 디아즈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제 성숙했고,
여유도 있어 보였으며, 황제 등극을 앞둔 대표적인 선수처럼 행동도 자유로웠다. 그리고 자신에 차 있는 것으로 보였고,
지금의 추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는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우승을 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우승을 하고 나서 또 우승을 했고, 계속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지금 아직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고,
넘버1의 자리를 가능한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그는 골프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당신에게 골프란 무엇이냐?’
는 질문에 그는 “열정이고 삶이다”라고 간단명료하게 답을 돌려주었다. ‘골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75퍼센트”라는 짧은 답과 함께 다음과 같은 설명을 붙였다. “골프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다가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도 골프라는 게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의
이해도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로리가 골프계에 미친 영향과 위상
‘로리가 타이거를 닮아간다’는 디아즈의 말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로리에게 ‘황제’라는 수식을 붙이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이름 앞에 ‘황제’를 붙이기 위해서는 골프계에 미친 영향과 위상도 포함되어야 한다.
로리는 2014년 8월 현재를 가장 뜨겁게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데뷔부터 현재까지
세계 골프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아이콘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투어를 지배했던
골프 ‘제왕’ 잭 니클러스의 배턴을 받아 투어의 아이콘이 된 타이거 우즈처럼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로리의 시대가 활짝 꽃망울을 터트릴 수 있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타이거의 시대인 것만은 분명하다.
로리와 달리 타이거 우즈는 올해, 특히 8월을 가장 초라하게 보냈다. ‘황제’의 위용에 걸맞지 않는 행보였다.
올해 7개 대회에 출전에 우승도 없을뿐더러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는
부상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미스 컷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잭 니클러스의 메이저 대회 18승 기록을
염두한 선택이었지만 그건 좋지 않았다. 무리한 출전의 대가는 빠른 시즌 종료와 향후 빠른 회복이라는
부담으로 돌아왔다.
올해 스물다섯 살인 로리가 가장 뜨거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지만 그건 골프계에서 새로운 사건은 아니다.
타이거도 그 나이게 가장 뜨거운 선수였다. 로리는 우승 속도 면에서 타이거에게 뒤져있다.
한 가지 기록을 보자. 로리는 25세인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3, 4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타이거는 로리보다 한 살 어린 24세에 때 그 기록을 세웠었다. 로리도 그런 상황을 쿨 하게 인정한다.
‘같은 나이 때의 타이거와 비교한다면 누가 더 강할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을 했다.
“... 모르겠다. 어려운 질문이다... 타이거는 24세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
런 의미에서 보면 타이거가 내 나이 때 나보다 더 강했다고 생각한다.”
25세 때의 타이거와 로리 누가 더 강할까
타이거는 어떨까? 로리의 생각에 동의할까? 타이거에게 로리에게 했던 같은 질문을 했었다.
타이거는 직접적인 답은 피했지만 경쟁하고 싶다는 의지는 강력하게 비쳤다. “24~25세라면
아주 잘하고 있던 시기였다. 99~2000년 시이인 것 같다. 두해 사이에 17승을 했으니깐 정말 잘 할 때였다.
로리도 잘 하고 있다. 최근에 3연승을 했고 그 중 두 번이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그는 큰 게임에서 우승하고 있다.
그런 로리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로 로리의 경쟁자 중 한명으로
그런 위치에 서고 싶다. 제대로 한 판 붙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가 그렇게
정면 대결을 펼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런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저 대회의 일요일에 함께 플레이하기를 기대한다. 로리도 그러길 바랄 것이다” 라고 에둘러 얘기했다.
타이거는 프로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위상이 달랐다. 그리고는 골프계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프로 투어를 키운 것은 전적으로 타이거 우즈였다. 그가 확실하게 투어의 살을 찌웠다. 선수들이
부를 누릴 수 있게 만든 것이 우즈이며, 로리도 타이거가 만든 안정적인 벌통에서 달콤한 꿀을 마음껏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우즈가 프로로 전향할 당시 미국PGA투어의 총상금은 7000만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타이거 시대’에 돌입하면서 중계권 계약에 영향을 미쳤고, 총액은 그 때의 4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전도 그렇지만, 지금도 PGA투어의 시청률은 3종류로 나눌 수 있다. 우즈가 참가하지 않는 대회,
우즈가 참가하는 대회, 그리고 우즈가 우승하는 대회. 로리를 비롯한 그 어떤 다른 선수도
타이거의 역할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그게 바로 위상이고 가치다.
타이거가 골프 장비에 끼친 영향
골프 장비에 미친 영향도 컸다. 타이거가 1996년 프로 투어에 등장한 이후 골프 볼의 대혁신이 일었었다.
바로 코어를 실로 감는 ‘와운드 볼’ 시대의 종말을 고하게 한 것도 타이어 우즈 였다. 1996~2000년 사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때 새로운 구조의 솔리드 코어 볼을 사용했었다. 타이거의 우승 이후 볼 시장은
빠르게 솔리드 코어 볼로 전면 재편됐다. 또 프로에 데뷔하면서 각종 장비 부분에 혁신을 불러오기도 했다.
골퍼들이 옷 입는 방법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꿨고, 골프화, 또 클럽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타이거의 ‘필링’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가 혁신의 일부가 된 것이다. 타이거는 기계보다 더욱 정밀한 머신으로
스탭에게 각종 피드백을 제공해왔고, 스탭은 그의 필링을 과학과 물리학으로 풀어 제품에 반영해왔다.
그는 나이키골프 오븐의 스탭인 마이크 테일러 등과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즐긴다.
타이거의 필링은 클래식한 블레이드 아이언 시장에도 영항을 미치기 시작했다. 거의 엇비슷한
디자인과 다소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블레이드 아이언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점이
타이거의 필링에 잡혔기 때문이다. 나이키골프는 타이거 우즈와 함께 기존의 블레이드 아이언의 힐쪽에
치우쳤던 타점을 페이스 중심으로 옮겨 보다 강력한 퍼포먼스와 일관성, 보다 나은 필링을 제공하는
새로운 구조의 블레이드 아이언을 선보였다. 바로 베이퍼 아이언 시리즈다. 타이거는 이 베이퍼 아이언이
솔리드 코어 볼을 처음 쳤을 때의 강력한 인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솔리드 코어 볼이 업계를 재편한 것처럼,
아이언 시장의 판도에도 곧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타이거의 시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그의 업&다운에서도 알 수 있다. 그는 무릎 수술을 받은 이듬해 6승을 거두면서 건재를 과시했었다.
<골프다이제스트> 2009년 1월호에서 PGA투어 22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실력은 비슷하지만
어쩔 수 없이 늙은 호랑이가 될 것’이라는 응답(81%), ‘그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5%)’는
의견이 나온 뒤였다. 또 스캔들 이후 그의 재기가 의심 됐지만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샘 스니드가
가지고 있는 미국PGA투어 최다승 기록(82승)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타이거는 79승).
문제는 타이거가 부상이나 스캔들로 투어를 중단한 이후 돌아온 시즌에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성적도, 내용도, 투어를 장악하는 카리스마에서도 그랬다. 여기다 올해는 허리 부상까지 얻었다.
타이거 시대는 여전히 유효
하지만 타이거다. 리버티내셔널에서 타이거와 마주했을 때 그의 의지는 단단해보였다.
부상의 후유증으로 단단했던 근육이 풀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단호한 눈빛만큼은 확실하게 살아있었다.
‘로리와 메이저 대회 챔피언 조로 플레이 하면서 뭔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한 것도 그 의지의 발로처럼 느껴졌다.
타이거는 누구보다 영리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선수다. 그는 “올해 안으로는 우승을 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프계는 여전히 타이거의 영향력 안에 놓여있다. 그의 시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로리의 ‘황제 대관식’은 좀 더 먼 미래로 미뤄도 될 것 같다. 아직은 타이거의 시대이며,
한 세상에 ‘황제’가 둘일 수는 없다.
- 옮겨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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