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깃불 의 추억이 벌써 기억속에 가물 가물
지루한 장마가 지나가고 무더운 여름이 오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마당에 멍석을 까셨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집안 보다는 선선한 마당에서
저녁을 드실 모양입니다,
싸리 빗자루로 멍석을 싹싹 쓸어내기가 무섭게
막내가 먼저 뛰어나와 벌러덩 들어 눕습니다,
얼마후 어머니는 싸족(바다에 사는 작은 조개)
삶은 뽀얀 국물에 밀가루를 밀어 만든 장국
(칼국수) 를 내 오십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뽀얀 장국의 그맛
지금도 잊지못할 어머니의 손 맛입니다,
저녁상을 물리고 나면 어느새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고, 이웃집 할머니는 삶은 단 호박과
옥수수를 한 소쿠리 담아 마실을 오십니다,
그러시고는 우리에게 옛날 이야기 보따리를
푸십니다,
"옛날옛적에 호랑이가 살았는데......
떡 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한참 이야기를 듣다보면 여기저기서 "탁" "탁"
무릎을 치는소리가 들립니다,
모기가 활동을 개시 했음을 알리는 신호지요,
벌써 눈치를 채신 아버지는 젖은 풀을 한아름
놓고 모깃불을 피우십니다,
아버지가 피워주신 모깃불 덕분에 우리 형제들은
모기 걱정없이 멍석에누워 별을 하나 둘씩
찜해 둡니다,
"별 하나 꽁꽁 , 나 하나 꽁꽁,
별둘 꽁꽁 ,나 둘 꽁공..."
수 많은 별들을 찜하다 보면 제일먼저 막내가
스르르 잠이들고 어머니는 막내를 번쩍 안아
들어가시며 그만 자라고 하십니다,
무더운 여름이 오면 매일매일 정겨웠던 모깃불의
추억이 벌써 기억속에 가물가물한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추억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