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면역 호르몬
“ 요즘 나이 탓인지 잠을 거의 못 자요. 뭘 먹어도 소화도 안 되고 입술이 부르터서 낫지 않아요. 병원에 갔더니 피곤해서 그런 거라는데 딱히 요즘 더 피곤한 것도 없이 늘 하던 대로 사는데, 환절기 때문인지 피로감이 더 심해지고 짜증이 늘어서 자꾸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몸이 허약해서 그런가 싶어 보약을 한번 먹어야 할 것 같아요. ( 72세/여)”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데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를 그냥 나이를 먹어서 기능이 떨어진 정도로만 이해하기 쉽다. 나이가 들면 비렘수면의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 깊이도 얕아지는 수면으로 한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잠이 들지 못하고 날 밤을 새우기 쉽다. 잠이 들기 어려운 사람과 유지가 힘든 사람 등 각자의 수면 습관은 개인차가 매우 크다. 잠은 낮에 활동하면서 생겨난 찌꺼기들을 뇌에서 청소하고 다음 날 다시 개운한 상태로 일을 할 수 있게 하려면 필수요소 지만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한계점도 가진다.
하루 습관을 바꾸기 위해 조금 어렵더라도 수면의 기전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 몸에 시상 하부라는 장소에서 신경전달물질들이 분비되는데 이중 오렉신 뉴런은 신경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낮과 밤을 알아차려 조절해야 예민도가 낮고 편안한 수면을 할 수 있는데 오렉신 뉴런의 각성은 낮에 정신을 맑게 하는 작용을 하고 이것이 줄어들면 낮에도 흐려지면서 깜빡깜빡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밤에는 줄어들어 잠을 편안하게 들게 한다. 이러한 오렉신이라는 뉴런이 안정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KCNQ2포타슘 단백질이 오렉신의 분해를 돕고 이 물질이 안정되지 않을 때 수면의 질이 불규칙해진다. 이러한 생화학적인 원인은 모르더라도 수면의 질은 인간의 하루 생체 리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70~90년대 후반까지는 잠을 안 자고 일을 하는 사람을 성실하고 ‘일찍 깨는 새가 먹이를 먹는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면 대학의 문을 들어가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등의 자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을 당연한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삶의 질 관점에서 보면 무지한 스파르타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 중 또 하나로 불빛을 든다.
네온사인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불빛으로 인해 멜라토닌이 감소 되고 이러한 멜라토닌의 반복 감소는 면역체계를 흔든다. 위의 사례처럼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수면이 문제이다. 핸드폰을 들고 잠을 자고 스탠드 불빛을 켜고 잠을 자는 등 수면 중에서 외부 환경은 각성하도록 만드는 조건들이 널려있다. 차 지나가는 소리, 티브이 소리,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실외기 소리 등 모든 것이 멜라토닌이 수면 중 뇌의 찌꺼기를 청소하여 머리에 녹이 생겨나는 것을 막는 작용을 방해하는 요인들이다. 그렇다고 산속으로 들어가서 살 수는 없지만 자신의 수면환경만큼은 모든 것이 차단된 수면만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 낮에 시간의 상쾌함과 저녁 시간의 쉼을 통해 우리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의 소중함을 챙겨야 한다.
멜라토닌은 면역체계의 항산화 물질 중 가장 강력한 물질로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잠이 중요하다. 몸에 좋은 영양제보다 건강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를 안다면 오늘 부터 잠의 질에 관심이 늘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낮에 한사람이 하는 일보다 많이 하는 편이다. 머리를 쓰는 일이지만 아주 많은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개인적으로 먹는 양도 많은 것은 아니다. 나의 보약을 묻는다면 나는 잠이라고 확신을 담아 말한다. 1,2분 안에 잠이들고, 깊이 자며 꿈을 꾸지만 많이 기억 되지는 않는다. 밤에 많이 움직이고 몸을 여러차례 자세를 바꾸지만 결코 잠이 깨지는 않는다. 즉 깊이 자는 것이다. 아침에 개은하게 일어난다. 단 나는 좀 다른 삶에 비해 일찍 잔다. 저녁이 되면 에너지가 고갈 된느낌으로 잔다. 대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많은 나의 할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은 각자 하루에 쓴 에너지의 용량이 비슷함으로 자신의 습관에 맞추어 최대한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하루 일상 활동을 꾸며 보면 신체의 안녕이 정신의 안녕으로 연결될것이다. 별일 없는 하루와 안녕감으로 오늘도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