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의 교단생활 가운데 아마추어무선과의 인연은 늘 그 끝이 없다.
공업계고등학교에서 근무한 이유로 학생들에게 미래를 대비하는 준비과정으로
지식재산 권리를 교육하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하며, 그 교육과정에서 발명품을 제작하여
전국학생과학발명대회에 출품하여 최고상을 수상했던 그 뒷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발명대회의 개최목적은 초.중.고등학생들에게 발명활동을 통하여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유발 및 탐구심 향상을 함양하기 위해 개최되는 대회로서, 학생들에게 이러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교육은 프로젝터 학습으로서 매우 바람직한 학습방법의 한 예이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오래된 전통을 가진 대회로서, 1979년 제 1회 대회를 시작으로 하여 2014년 들어서
36회째 계속되는 대회로, 전국 각 시.도교육청 단위로 실시되는 예선대회와
여기서 추천된 우수한 작품들을 재 심사하여 시상하는 전국대회가 있다.
1986년 제8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출품하기 위한 발명품을 제작하는 도중에,
학생들로 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보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장애우를 위한 학습교구 영역이
가장 먼저 눈에 띄였다. 장애우를 멀리하고 기피하는 요즈음 세대와는 달리
장애우를 위해서 배려하는 학생들의 마음 씀씀이가 마음에 들었다.
따라서 발명품 제작 프로젝터 학습의 영역을 장애우용 학습용품으로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작품계획서를 공모 한 결과 전국대회에 까지 출품할 뚜렷한 재목이 보이지 않아
고민을 하던 중, 아마추어무선을 이용한 전파속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부터 약 30여년전, 젊은 시절이라 많은 아마추어무선국들과 전파를 통해서 인간관계를
형성 하던 중, 평소 ON AIR에서 자주 만나던 지인으로 부터 직접 만나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부산의 한 식당에서 처음 만나고 보니, 그 분은 시각장애를
갖고 있어 나는 깜짝 놀랐지만, 지나친 관심과 편견은 실례가 될 수 있을까봐 조심스러워 했는데,
뜻밖에도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편안하게 대할 수 있도록 여러 배려가 있어
식사를 마친 후, 그 분의 집을 방문하여 시각장애우가 안고있는
많은 고통을 확인하고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시각장애 아마추어무선사와의 만남은 그 후 장애우들을 위한 학습용품발명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제시해 주었고, 그 중에서 특히 정상인으로 있다가 갑작스런 시각장애를 안게 되었을때 가장 큰
고통은 점자 학습과정이 어렵다는 사실과 함께 점자를 인식하는 손끝의 촉감을 인식하기
위한 제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훈련하기 위한 교육자료를 발명하기로 하였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여러차례의 아마추어무선 교신을 통해서 점자에 대한 일반 상식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시각장애우는 손 끝을 움직이는 공간 감각도 뛰어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 다.
그 과정에서 시각장애우를 위한 한글점자학습장치가 탄생되었고
이 장치는 1980년대에 교육용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8 bit Apple Computer를 활용한
최초의 Teaching Machine 으로 학계의 많은 괸심을 불러 일으켰다.
- 컴퓨터를 이용한 한글점자학습 촉감 훈련 장치 -
점자학습을 위해서는 점자를 손기락 끝의 촉감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정상인은 이 훈련이 쉽지 않다.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시각이 없어 촉감으로 사물을 확인 할 수 있는
감각이 발달되어 있으나, 정상인은 시각으로 사물을 확인하기 때문에 촉감이 둔하다.
때문에 점자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손끝의 촉감훈련이 먼저이므로,
본 발명품은 컴퓨터에 저장된 점자훈련 TEXT를 6개의 점으로 표시하면 이를 인식한
훈련자는 컴퓨터 키보드에 그 정보를 Keying했을때 맞으면 성공한 Tone으로,
틀렸을때는 틀렸다는 Tone신호를 보내고 그결과를 나중에 합산하여
출력함으로서 계속하여 컴퓨터와 대화하면서 학습을 진행하게 된다.
한글 점자는 위와 같이 6개의 점으로 표시되며, 손 끝의 촉감으로
6개 점의 위치를 인식하여 점자를 읽거나 쓴다.
따라서 점자를 전산화하기 위해서는 위 점자를 Coding하여 코드화하고
학습할 Text를 이 Code에 따라 변환하여 그 Code를 컴퓨터에 저장한 후,
점자를 출력할 때는 6 Bit의 데이터에 대응하여 6 개 솔레노이드 코일을 구동하여 손끝의
면적에 맞도록 규정된 위치에서 위와같이 점자가 출력이 되도록 한다.
Code 화 된 점자 데이터를 아래와 같은 I/O Port를 통해 출력된 데이터가
솔레노이드 코일을 구성하도록 하였다.
솔레노이드 테스트 프로그래믜 일례, 변수 A에 점자에 해당하는 Code를 입력하면 점자가 출력된다.
Coding 된 점자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은 가장 가장 기본적인
Basic프로그램을 이용하였고 다음과 같은 Block Diagram으로 구성하였다.
이 작품은 1986년 10월 14일 전국학생과학 발명품경잔대회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는데, 무려 전국에서 출품된 5,500여점의 작품가운데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학생에게는 고등학교 3개 학년 전체에 해당하는 거액의 장학금과
대통령 상이 수여 되었고, 지도교사인 본인에게는 다음해 4월 과학의 날에서 대통령 상장과
함께 상금에 해당하는 부상, 그리고 대통령과의 만찬에 초청되었으며, 미국과 일본의
유명한 과학명소를 15박 16알간 여행하는 특전을 안게 되었다.
- 1986년 10월 14일자 동아일보 1면에 발표된 대상 수상소식 -
- 대통령상 작품 전시대 앞에서 과학기술처장관과 대회 관계자 -
-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미국, 일본 여행을 학생과 함께 출발 -
- 미국 NASA에 있는 AMSAT 아마추어무선국을 방문, 이때가 40세였다. -
우리사회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장애우들의 고통을 함께 해소하고자
노력하며 장애자들을 위한 권익과 편의 시설이 일반화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일부 지각없는
세대들은 장애우와 함께 하기를 거부하고 , 장애우들의 아픔과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을을 금할 수 없다.
얼굴도, 나이도, 직업도 이름도 모르는 아마추어무선통신을 이용한 전파속에서
정상이든, 장애인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우리는 모두가 하나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서로를 위한 대화의 상대자가 되기도 한다.
전파속에서 만난 시각장애 아마추어무선사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커다란 행운의 선물을 받게 되었고, 이들 인연의 바탕으로 생성된 '시각장애우를 위한 한글점자
촉감 훈련장치'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우 CAI(Computer Aided Instrument)로 탄생 되었다.
첫댓글 그렇지요? 우리 정상인들 두고 '비장애인'라고 말하는데 한편으로 '예비 장애인'이라고도 하지요?
우리사회가 왜 장애우들을 차별하는지 ....특히 주위에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을 세우면 악을 쓰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는 속으로 '너희들 그런 심보로 복 많이 받겠다...'하는 생각까지 품게 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장애우들을 정말 VIP처럼 예우합니다. 선진국이 장애우들을 우대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언제나 저렇게
될까 하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장애우들의 고충을 덜어주는 작품을 만들어 대상수상을 하게됐나봅니다.
그런데 맨 아래사진 이외에는 x 자 배꼽만 보입니다.
복사하는 과정에 사진이 잘못 올라갔습니다. 장애우를 VIP로 예우하는 것에 매우 공감하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어제 밤에 잠시 이 글을 읽고 잤습니다. 당시 하나를 제외한 모든 사진이 모두 액박으로 보이질 않았습니다만 오늘 아침 보니 모두 제대로 수정되어 보입니다. 살다 보면 우연한 일이 동기가 되어 큰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지요. LH님이 이런 기회를 놓치고 않고 큰 일을 하신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런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배려 척도도 국력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도 후진국인 시절에는 꿈도 못꾸었지요. 그러니 사람이나 나라나 잘 살아아야 됩니다. hi
좋은 글 잘 읽었고 덧글의 내용에 모두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