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프, 즉 전의(轉義, trope)는 수사학 문채(文彩), 비유적 용법, 수사(修辭)를 나타내는 말로 전의는 한 단어의 정확한 고유한 의미가 아닌 해설적 의미를 취하는 것으로 은유(metaphor), 환유(metonymy), 규범에서 일탈하는 문채이며 말의 비유(figure of speech)라고도 한다.
단어의 형상은 일반적으로 사고의 형상과 반대되며, 사고의 형상은 관념들 사이에서의 관계에 의해 세워진다.
수사학에서 '문채'는 비유적 의미로 사용되며, 말과 문장들의 외적 형태, 즉 우리가 어떠한 표현을 지각할 수 있게 하는 외적 표지들을 뜻한다. 문채는 '말의 문채'와 '사유의 문채'로 구분되고, 다시 말의 문채는 '형태상의 문채'와 '구문상의 문채'로 구분된다.
형태상의 문채는 말의 형태 변화와 관련하여 음성적이고 형태론적인 변형의 여러 방식들(운율이나 리듬, 각운이나 파생 등)을 포함하며, 구문상의 문채는 통사론적 구문과 관련되어 있는 여러 방식들(전치법, 반복법 등)을 포함한다. 문채의 대상이 말의 의미일 때 '의미상의 문채' 혹은 전의(轉義, trope)라고 부른다.
이렇게 전의는 문채로서, 문채의 하위 개념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체>문채>전의'와 같은 위계질서를 그려 볼 수 있다.
전의, 또는 비유에 관한 연구는 전통 수사학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해체(deconstruction)와 같은 비평 유파가 언어에 면밀히 주목함에 따라 현대 비평에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전의라는 용어의 관련 용법은 중세 가톨릭 미사에서 합창 기도의 텍스트를 확장하기 미사의 한 부분에 수식으로 넣은 시구 어구나 운문을 가리키는 것이다.(홍용희)
■ 자유 오르가눔
트로프, Agnus Dei(천주의 어린양)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qui pius es factus, protho plaustisanet ut actus:
miserere nobis
천주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사람의 행동을 깨끗이 하실 수 있고 성스럽게 해 주시는 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6세기에서 8세기에 걸쳐 그레고리안 성가가 매우 명확한 형태로 집대성되었다. 그 후에 만들어진 새로운 성가의 선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트로프 Trope 라고 불리우는 것으로서, 9세기에서 13세기에 많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정식으로 사용되는 예배용 가사에 자세한 설명적인 구절을 삽입하거나 그 가사를 오래 끄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새로운 말이 원래의 성가 중 어떤 부분의 음표에 맞추어서 작곡되었다. 이런 종류의 트로프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씨퀀스이다.
후에 이르러 씨퀀스를 포함한 모든 트로프는 보다 새로운 음악으로 작곡되게 되었다. 여기에 예시한 12세기의 곡에는 트로프가 아뉴스 데이(하나님의 어린양)의 첫부분에 삽입되어 있다. 이것은 2성부 자유 오르가눔의 트로프이다. 리듬 면에서는 평성가와 같이 불규칙적이고 자유스런 흐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오르가눔의 다소 엄격한 병진행(예 6에서와 같이) 대신에 반진행이 주가 되어 있다. 성부 간의 화성적 음정은 이 시대의 이론가들이 협화음이라고 여겼던 옥타브, 5도, 4도, 동음이 주가 되나 당시 불혐화음으로 여겼던 3도도 다소 볼 수 있다.
또한 트로프의 종지에서 몇 개의 3도음전이 연속하여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 시대의 특징이었다. (이 예는 베슬러Besseler의 해석에 따랐다. 전혀 다른 해석의 예로는 울드리지 Wooldridge의 「초기 영국의 화성」Early English Harmony, 제 2권, 런던, 1913, 56페이지를 참조하라.)
원전: Cambridge Univ, Lib. MS Ff. I. 17
Facsimile: Woodridge, Early Engkuch Harmony, Vol, I, London, 1897, Plate 27.
Transcription: Besseler, Die Musik des Mittelalters, Potsdam, 1931, p. 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