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언 1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로 넘어와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고
3개월의 시간을 넘어 1년 아니 2년 혹은 평생을
제주와 함께 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제주에서 미래를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주에 살다 보면 자연스레 곶자왈을 만나게 된다. 제주인들에게 곶자왈은 어렸을 적 함께 해온 친구고, 제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숲이다. 나는 정갈하지 못한 이 숲이 좋아 가끔씩 곶자왈 지대를 찾고, 각 지역마다 다른 곶자왈의 모습을 기록한다. 나는 오늘 내가 좋아하는 곶자왈 중 제주에서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곶자왈에 자라는 양치 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에듀시티로 178
대정읍 국제 학교로 조성된 도시 안에 자연을 간직한 채 고고하게 서있는 도립공원이 있다. 이 도립공원은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 지원인 곶자왈을 미래의 제주 환경 자산 가치로 증대시키기 위해 무분별한 개발 사업으로부터 보호하고, 2012년 세계 자연 보전 총회 개최를 맞아 제주의 특성인 곶자왈을 도립 공원으로 지정하며 세계인들에게 알리고자 하였다. 또한 곶자왈 지역에 체험과 학습 기능을 갖추어 스토리텔링을 연계하여 체험과 학습 프로그랩은 운영하여 곶자왈이 가진 중요성, 보전 필요성을 방문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탐방 시간
3월 - 10월
매일 09:00 - 18:00 (입장시간 16:00 전까지 가능)
11월 - 2월
매일 09:00 - 17:00 (입장시간 15:00 전까지 가능)
입장료
일반 1,000원
구불구불 구비 진 곶자왈은 친근감을 선사한다.
곶자왈
곶자왈은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지대로 제주어 '곶'과 '자왈'의 제주어가 합성되어 만들어졌으며, 암괴들이 '불규칙하게 널려있는 지대에 형성된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동,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곳인 곶자왈은 제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원래라면 곶자왈은 난잡한 암괴 지대라 경작이 불가능하여 개발로부터 격리되었기 때문에 버려진 땅이라 불리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이곳 곶자왈의 가치가 중요시되기 시작했다. 버려진 땅은 현재, 오히려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잘 보존되어 생태계의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되었다.
곶자왈은 그뿐 아니라 전 세계의 유일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곶자왈 지역은 다양한 식물상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비교적 한정된 곳에서 지형 변화가 심하여 미기후가 발달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함몰지 사이에 동굴이 연결되거나, '속골'이라 불리는 지하 깊은 곳, 암반층이 연결된 지형도 존재하는 이곳은 이런 지질 및 지형적인 특성으로 주변의 외부 온도와는 다르게 겨울은 따뜻하게, 여름은 시원하게 유지되며 미기후 환경을 지나면 남방한계식물과 북방한계식물이 공생하는 조건을 가진다. 이 지형은 전세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오롯이 제주에만 존재하는 지형이다.
제주 4대 곶자왈
제주 전역에 퍼져있는 곶자왈은 한라산을 기준으로 동서로 길게 뻗어 조천읍 교래리와 선흘리, 구좌읍 송당리를 비롯해 안덕면 화순리와 한경면 저지리 등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해안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곶자왈 지대는 대부분 200-400m 내외의 중산간에 분포하고 있어, 사람이 주로 사는 해안 지역과 목축으로 사용된 산간 지역을 자연스럽게 완충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곶자왈 지역은 남과 북보다는 주로 완만한 경사를 가진 동서방향으로 발달하는데 그중 보전상태가 좋은 서부의 한경-안덕 곶자왈, 애월 곶자왈, 동부의 조천-함덕 곶자왈, 구좌-성산 곶자왈 지대를 4대 곶자왈이라 불린다.
그중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은 서부의 한경-안덕 중심부에 위치해 가장 넓은 생태공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은 총 5가지의 길로 모든 코스를 섭렵하려면 두 시간 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산책 정도로 이 공원을 다녀오려면 입구부터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테우리길'을 천천히 거니는 것을 추천하고, 전망대에서 산방산을 조망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반대로 트래킹을 목적으로 간다면 '테우리길'을 시작으로 '오찬이길', '한수기길', '가시낭길'까지 2시간 남짓 코스를 이용해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곶자왈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느낄 감정. '난잡하다'는 그 누구나 느낄 감정이라 생각한다. 특히 구불구불 구비 지는 길 옆은 암반지대로 인해 모난 돌들이 즐비하고, 나무를 타고 올라오는 덩굴은 규칙 없이 햇볕을 쬐기 위해 올라탄다. 밑으로는 넓게 펼쳐진 양치식물들이 정돈되지 않은 채 중구난방 난잡하게 펼쳐지고, 간간이 보이는 버섯들은 이 숲을 더욱 어지럽게 한다. 또, 이 숲은 큰 특징 없이 길어 어쩌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곶자왈은 제주의 허파라 불릴 정도로 맑은 공기가 흘러나와 풍욕 및 산림욕을 즐길 수 있고, 난잡한 이 곶자왈 안에서 만나는 새들과 여러 식물들은 퍽 친근하게 다가온다.
삶 속에 녹아든 곶자왈. 어쩌면 제주의 유명한 편백나무 숲보다는 덜 아름답고, 보여주는 미는 떨어질지 몰라도 원초적인 원시림이 주는 자연 속에서 살고 죽는 식물들의 조용한 전쟁은 우리의 삶과 비슷해 큰 교훈을 주고, 4.3 사건을 비롯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 제주도민의 피난처가 되어주는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제주의 얼이 녹아있는 곶자왈은 어쩌면 이곳 제주도를 가장 빛내는 숲이었고, 제주가 담은 은은하고도 고요한 가장 '제주스러운' 장소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