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고 악취난다”… ‘빛고을의 골칫덩이’ 광주천
재개발·재건축으로 인구 늘어나는데… 십수년째 그대로
권경안 기자
입력 2023.06.02. 03:00
“산책하다 보면 위험하죠. 앞뒤로 자전거와 엉켜버려요.”
날마다 광주천 변을 산책한다는 박모(여·70·서구 양동)씨는 “잠시 걷다 보면 자전거가 와서 비켜줘야 하고, 부딪힐 것 같은 위험한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며 “편안하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길과 인도가 모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 휴식을 하는 광주천 둔치에는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왼쪽(천변 좌로)은 자전거길, 오른쪽(천변 우로)은 인도가 따로 조성돼 있다. 시민들은 구분하여 걷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고 말한다. 산책을 하려면 오른쪽, 자전거를 타려면 왼쪽 둔치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시 서구 양동시장 아래 부근 천변 왼쪽 모습. 천변좌로에는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지만,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과 산책하는 시민들이 이 자전거길을 혼용하여 엉키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천변우로에는 인도가 만들어져 있다. 역시 이곳에서도 서로 엉킨다. /김영근 기자
광주시 서구 양동시장 아래 부근 천변 왼쪽 모습. 천변좌로에는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지만,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과 산책하는 시민들이 이 자전거길을 혼용하여 엉키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천변우로에는 인도가 만들어져 있다. 역시 이곳에서도 서로 엉킨다. /김영근 기자
광주천은 광주시 동구 학동 원지교에서 영산강과 합류하는 서구 유덕동에 이르는 구간(12.2㎞)이다. 광주시 동구에서 서·남·북구의 경계를 거치며 광산구 방향으로 광주 도심을 관통해 서울의 한강 같은 곳이다.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광주천이 시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벌써 십수년 째다. 천 양쪽을 자전거길과 인도로 갈라놓은 것뿐 아니라 둔치 전체적으로 조명이 약하고 일부 지역에선 악취가 심하게 나기도 한다. 북구 유동에 사는 정모(59)씨는 “밤에는 어두워서 무섭고, 양동 부근에서는 악취까지 난다”고 말했다.
양동시장과 붙어 있는 양유교 상류 쪽은 둔치가 좁다. 그런데도 운동기구까지 설치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 걷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이 뒤엉키는 곳도 있다. 양동교 아래 잠수교 부근에는 시민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친수 공간이 있지만, 그 역시 밤에는 어두워서 스쳐 지나기만 할 뿐이다.
광주천 공간이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천 주변 도심이 개발된 것처럼 그에 맞게 시민들 휴식 공간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주는 과거 도심 공동화 현상을 빚어왔지만, 몇해 전부터 재개발·재건축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2018년 이후 동구 인구가 늘고 있다. 광주천과 인접한 북구 누문동·유동·임동 등지에도 주택단지가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임동·유동에는 내년 2월 아파트 25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천변과 맞붙은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 30만㎡에는 4000여 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이곳에는 복합쇼핑몰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이곳은 광주천을 가운데 두고 대규모 유통·문화·교통 시설이 있는 광천동 일대와 마주 보고 있다. 역시 천과 인접한 광천동에도 5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다. 영산강 합류 지점과 인접한 동천지구는 이미 대규모 택지지구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천을 사이에 둔 도심 일대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꿈틀대고 있다. 오광록 서구의원은 “시민들과 유통·문화 시설이 모여드는 도심 속을 광주천이 흐르고 있어, 앞으로 광주천 ‘르네상스’가 올 텐데 이에 맞춰 천변 공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우선 하천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관리 기관을 일원화하고 하천관리팀을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와 관련해 ‘광주천 생태힐링벨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천 주변의 유통·체육·문화 등 핵심 시설과 연계해 광주천의 공간을 확장, 시민이나 관광객이 광주천을 이용해 자전거나 도보로 문화·쇼핑·힐링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재욱 시 친수공간과장은 “광주천 변 개선을 위해 현재 연구 용역을 줬다”고 말했다.
먼저, 하천의 수질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시는 매일 10만t의 물을 상류에서 방류하고 있는데 이 물은 정수를 거친 3급수다. 광주천의 경우, 상·하류 간의 낙차가 커서 유지 용수를 늘리는 방안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시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3급수를 2급수로 개선해 공급하기로 했다.
또 시는 2026년까지 대규모 주거지가 있는 상무·동천·광천동(양산강 합류부~광천2교), 야구장·쇼핑시설이 있는 친수공간(광천2교~천교), 아시아문화전당·양림동과 광주공원을 연결하는 문화공간(천교~학림교)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광주천을 도시 생활 공간으로 새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권경안 기자
권경안 기자 편집국 사회부 호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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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사
2023.06.02 06:19:59
과거 MB는 4대강 뿐 만 아니라 지천까지 모두 공사를 하려고 했으니 좌파 놈들, 특히 호남인간들의 반대로 겨우 4대강만 공사를 마쳤지요. MB 구상의 절반만 공사를 한 겁니다. 호남 특히 광주인간들은 불편을 참고 그대로 살아라. 자연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면 쓰것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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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베레
2023.06.02 06:27:57
지금이라도 이명박 전대통령께 사과하고 그 큰생각을 실천해라 그것이 광주가 앞으로 행복하고 편하게 살아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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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퍼맨
2023.06.02 06:38:48
다른 지역은 지자체의 없는 살림 쪼개서 지방하천 개선사업 하여 깨끗한 하천 되었는데 어째 그짝 동네는 중국 하천같이 그 모양이랴? 돈 생기면 배급사업 직접보상 하느라 미처 못 환경에 신경쓸 정신 없었던거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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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사
2023.06.02 07:03:34
5.18.내란 보상금 1년만 안받아도 충분할게다.
공정하게삽시다
2023.06.02 06:39:44
그쪽 사람들 말만 들어도 악취가 나고 몸서리 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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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tone
2023.06.02 06:38:25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나온다. 광주는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자연에 손대지 말고 그냥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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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조반니
2023.06.02 06:53:02
북한조선인민공화국 전라도 광주가 시민은 김정은 에게 부탁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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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w4147
2023.06.02 06:56:05
성남시 탄천을 와서 구경좀하시게 얼마나 좋은지 광주시장은 시민을 개돼지로 보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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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역정
2023.06.02 07:09:18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수도 안전하다는데 이 정도쯤이야 마셔도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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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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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구신
2023.06.02 07:19:33
그냥 원시시대로 살아라! 그래야 시민들이 딴 마음 먹지않고 더부러만지당만 찍어준당께! 조금이라도 편해지면 딴 마음 먹는다는게 더부러만지당 리더들의 본마음이니, 계속 그렇게 살면서 계속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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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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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2023.06.02 07:22:34
호남사람들의자승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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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mek
2023.06.02 07:27:23
이명박대통령에게 큰절부터하시길 호남선 전라선열차에서 비난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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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mek
2023.06.02 07:26:28
친환경좋아하는 우덜식민주주의 성지 내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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