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
꽃밭정이 복지관 수필문학회 김민술
옥정호玉井湖! 구슬옥에 우물정자다. 참, 예쁜 이름이다. 옥정호는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에 소재한 호수다. 섬진강 다목적 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로서 경관이 아름답고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온통 주위가 운무雲霧로 장관을 이룬다. 옥정호의 물이 빠지면, 붕어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 외안날 마을에 들어가르 수 있다. 네 가구가 오순도순 사는 동네다.
상운암 국사봉에 올라가 옥정호 주변을 살펴보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날 수 있다. 더위가 정점을 향해 타오르는 초복은 지났지만 그래도 삼복三伏더위라 불볕은 가마솥으로 변해 온도를 확 끌어 올리고 있다.
2015년 꽃밭정이수필문학회는 여름방학 종강식을 야외수업으로 옥정호 근처 섬진강가든에서 가졌다. 작년 여름방학 종강식도 그 섬진강가든에서 가졌다. 그때도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옥정호의 속살을 들어내 바닥을 보면서 마음 아파했는데, 올해도 똑 같은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불타는 농심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겟다. 어떤 위로보다도 한 줄기 굵은 소나기가 지금 당장 내려주면 좋겠다.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 하늘을 우러러 두 손을 모아 빌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직 하늘의 뜻임을 알고 물이라도 절약하는 지혜를 보여 줄 때가 아닌가 싶다. 앙상한 뼈다귀가 드러난 몰골의 사람처럼 바닥이 드러난 옥정호가 보기 흉했다. 애써 참고 하늘을 보아도 비는 무소식이다. 태풍9.10.11호가 간접 영향을 주면서 제주도에는 물 폭탄을 내렸다는데 전북에는 끝자락만 겨우 닿았다. 그래서 지금 가뭄으로 목이 마르다. 그런데도 일기예보는 장마가 북상한다고 한다.
오늘의 종강식엔 올해 새로 오신 글벗님들과 더불어 승용차 6대에 분승하여 26명이 100% 참석했다. 사방이 툭 터진 둔덕에 자리하여 기다란 상을 연결해 펴놓고 둘러 앉아“체험과 소재의 운용”이란 내용을 강의하시고 교수님의 수필 '부채는 어이 그리도' 한 편을 감상했다. 뒤이어 김광웅 님의'신비한 여행'외 3편을 읽고 열띤 토론을 한 뒤 점심상을 받았다.
메뉴는 토종 닭볶음탕과 새우탕으로 푸짐한 상차림이었다. 맥주와 소주 그리고 안전 운전을 위해 차량 때문에 물컵을 들고 문광섭 회장의 건배제의가 끝나기 무섭게 즐겁게 식사를 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었다. 식사시간 두어 시간이 흐르고 식사가 끝나자 오후 강의가 있는 교수님부터 한 대씩 차량이 빠져 나갔다. 끄트머리로 백금종 선생님 차량과 전용창 선생님차량 두 대만 남아 국사봉을 오르기로 했다. 우리는 국사봉 국사정에 도착했는데 백금종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 국사정은 사찰처럼 단청을 말끔히 해놓았다.
핸드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김광웅 선생님이었다. 국사봉에 오르려고 오름길 쉼터 주차장에 있으니 빨리 오라기에 바로 서둘러 합류했다. 남은 인원은 7명이였다. 백금종 선생님이 선두로 김광웅 님 김관영, 전영창, 김민술, 홍일점이신 박순희 님과 가장 연장자이신 고재흠 선생님이 잘 오르셨다.
정상에서 옥정호를 바라보니 호수바닥에 도랑물이 유속 없이 그대로 죽은 물처럼 녹조를 띄고 있어 안타까웠다. 물은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는 법이다. 어느 장맛비에 호수물이 가득 넘쳐 유유히 흘러 유속이 생길지?
섬진강 댐 수위水位를 높이면서 많은 수몰민이 나와 부안군 계화도간척지로 이주하면서 실향민이 생겼다. 계화도간척지에 옥정호 물이 농수로를 타고 농업용수로 해마다 흘러간다. 정착한 실향민도 지금 잘 살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모내기철에 옥정호 물을 만났을 때 손바닥으로 한 옴큼 떠서 고향생각을 하며 감구지회感舊之懷가 남다를 것 같다. 날마다 장마 소식만 있지, 비는 감질나게 내린다. 시원한 소나기를 옷이 젖도록 흠뻑 맞아보고 싶다.
(2015.7.22.)
첫댓글 마른장마가 여러사람 애간장을 태우고 있네요
여기는 넘 자주 시시때때로
내려 몸이 곤해 죽겠습니다
여기는 넘 자주 시시때때로
내려 몸이 곤해 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