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에 위치한 영진철강 미술관에서 김야천 작가와 함께 하는 오마카세 갤러리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철강소에 미술관이 있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갔는데요.
영진철강은 자동차 제작을 위한 코일을 생산하고 있는 공장입니다. 공장 한쪽에선 코일이 만들어지고 또 한 편의 공장 건물은 문화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영진철강미술관은 폐공장이 아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산업현장에 문화예술이 동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의미가 있다고 보여 집니다.
철강소에 미술관이 세워지기까지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미술과 함께 생활예술이 공존하는 노동현장을 가꾸고자 하는 김영춘 영진철강 대표와 그 뜻을 실현하려는 김야천 작가의 손을 더해 2공장에 영진철강미술관을 개관했다고 합니다.
공장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담벼락에 커다란 벽화가 보입니다. 이 벽화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되살아난 스페인의 빌바오를 대표하는 구겐하임 미술관과 코일 생산업체인 영진철강의 이니셜YJ를 형상화한 회사마크와 인류와 가장 친근한 바다생명체 고래를 모티브로 물을 형상화한 내용의 벽화인데요. 아직 미완성으로 현재진행형이라고 합니다.
영진철강 제2공장의 사무동 지하부터 1~4층옥상까지 이어지는 계단, 2층과 3층, 그리고 옥상을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데요. 특히 200평 규모의 3층 전시실은 흡음제인 목모보드로 마감하여 행사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은 물론 갤러리 한켠에 최첨단 음향시설을 설치한 오디오룸이 있어 월1회 전문가와 함께 음악감상의 기회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관람 시간: 월~토 (10 : 30~18 : 00분)
건물 곳곳에는 김야천 작가의 작품 외에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건물안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위한 기숙사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공장기숙사에서 거주하는 직원들은 일상 속 문화를 향유하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진철강 김영춘 대표는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김야천 작가에게 공장에 벽화제작을 제안했고, 문예를 통한 도시재생에 관심이 많았던 김작가는 공장을 방문한 후 이곳에서 문화재생에 대한 가능성을 읽고 두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호기로운 재생의 첫걸음을 딛게 됩니다.
미술관 카페에 도착하니 야천 작가가 일행들을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인데요.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요리사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창의력을 발휘한 제철 음식을 내놓습니다. 오마카세는 브랜드나 간판보다 요리사의 명성을 신뢰하고, 신선한 식재료와 새로운 경험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야천 작가가 내어준 음식 하나 하나가 별미여서 화가가 아니라 요리사를 했어도 될 정도로 특별한 만찬이었습니다.
만찬을 마치고 야천작가의 작업실 공간도 둘러 보고 작업실 옆에 전시공간에서 작품도 감상합니다.
영진철강 미술관에서는 앞으로 스튜디오를 비롯해 작가 레지던시 등 의미있는 문예기획으로 작가들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미술과 산업이 만나는 첫 발걸음을 이제 내딛었으니 앞으로 미술관, 스튜디오, 예술카페, 오디오룸 등을 활용해 작가 레지던시, 국내외 교류, 작가 인큐베이팅 등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의 문예를 선도하는 기획들을 올곧게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팝아트를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김야천 작가의 '2022 김야천 오픈스튜디오' 관람을 위해 3층 전시 공간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2월 2일까지 김야천 작가가 그동안 작업해 온 비공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는 30여 년간의 기존 작업을 탈피하기 위한 지난 4~5년간의 다양한 시도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
전시장에는 관객들을 사로잡는 색감이 화려하고 자유로운 오방색조의 다양한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팝아트 계열 작품이 주는 선명한 색과 작가의 자유로운 표현방식이 돋보여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몇년 전에 진도에 있는 운림산방에서 소치 허련 선생의 5대를 이어 이룬 작품세계를 보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요. 소치 허련의 화계를 잇는 3대 남농 허건 선생의 작품 병풍도를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김야천 작가가 오방색조를 사용하는 것은 '오방(동서남북과 중앙)의 기운들이 어우러져 행복하고 평화로운 미래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작가는 생활 속의 모든 것이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일상에서 느끼는 영감을 얻은 감동들은 작품으로 탄생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김야천 작가는 고향 당진에서의 활발한 창작과 지역문화운동의 포부를 밝혔는데요.
영진철강미술의 행보가 당진시민들의 문화향유에 밑거름이 됨은 물론 더 나아가 다양한 글로벌 시민교류의 가교역할이 되길 희망한다고 합니다.
영진철강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회를 벗어나 강연회,세미나. 포트락, 오마카세모임등 일상의 문화나눔과 문화강좌/실기강좌, 국내외 미술관 문예탐방, 해설이 있는 음악감상 등 시민과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기획하여 로칼문화활동에 이바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위 작품은 키르키스탄에서 온 무늬가 독특한 수석작품인데요. 무늬는 시내 물결처럼 부드러운 반면 무게는 쇠처럼 무겁다고 합니다.
김야천 작가는 이후 작품기획전을 기획하고 있으며, 지역작가에게 갤러리를 개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당진에서 활동하는 장보빈 작가의 기획초대 조각작품 '사랑애'입니다.
영진철강 전시회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데요.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을 할수 있습니다. 야천작가는 교육자들이 아이들과 함께 와서 키즈카페에 놀러 온 것처럼 창작물을 보고, 작품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는데요. 아이들이 미술 전시회의 문턱이 낮다는 것을 인식하고 친구집에 놀러가는 것처럼 수시로 방문했으면 한다며 소망을 전했습니다.
문영호 도예가가 도자기의 색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약에 대한 설명도 해 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약으로 사용하는 재유는 원초적 유약이라고 하는데요. 타고 남은 재에서도 유약의 원료인 기름이 나온다고 합니다.
오디오룸에서 영진철강 김영춘 대표에게 해설이 있는 음악감상을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골드문트 엠프와 프랑스 포칼의 최고급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은 공연장에서 듣는 사운드보다 더 현실감있고 애절한 사운드로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한편 영진철강 미술관에서는 2022 한일미술교류전을 진행했는데요. 전시에서는 일본의 작가 13명을 포함해 총 65명의 작가 작품 약 80여 점을 전시했다고 합니다.
위 작품은 전시후 작가들이 기증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김야천 작가는 앞으로 기존의 작업 스타일이 변화해 가는 작업방식을 유지하면서 향후 10년을 목표로 강화도조약 이후의 한국 근현대사의 인상적인 장면을 작품으로 제작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구로후네 이후 일본의 개항과 메이지유신을 아우르는 일본의 근현대사 작품제작의 포부까지 내 비쳤습니다.
정형화된 이미지의 철강 공장 안에 있는 전시회장에서 한겨울 꽁꽁 언 땅 속에서 들려오는 새싹의 소리처럼 힘찬 문화의 힘을 엿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진철강 미술관은 당분간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철강의 도시 당진에서 태동하는 문화의 힘을 엿보고 싶은 분들은 꼭 관람하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