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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7부 Chapter 9
‘Oblonsky’s carriage!’ the porter shouted in an angry bass. The carriage drove up and both got in. It was only for the first few moments, while the carriage was driving out of the clubhouse gates, that Levin was still under the influence of the club atmosphere of repose, comfort, and unimpeachable good form. But as soon as the carriage drove out into the street, and he felt it jolting over the uneven road, heard the angry shout of a sledge driver coming towards them, saw in the uncertain light the red blind of a tavern and the shops, this impression was dissipated, and he began to think over his actions, and to wonder whether he was doing right in going to see Anna. What would Kitty say? But Stepan Arkadyevitch gave him no time for reflection, and, as though divining his doubts, he scattered them. “오블론스키 공작님의 마차가 들어옵니다.” 마차가 다가오자 수위가 거친 베이스 음으로 마차의 도착을 알렸다. 두 사람은 마차에 올라탔다. 레빈은 마차가 클럽의 정문을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클럽 평온과 즐거움과 주위 사람들의 나무랄 데 없은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차가 거리로 나오자마자 그 인상은 무너지고 말았다.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마차는 흔들렸고 맞은편에서 삯마차를 몰고 오는 마부의 퉁명스러운 외침이 들렸다.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 보이는 술집과 상점의 붉은 간판이 그에게서 순식간에 클럽에서 느꼈던 인상들을 지워 나갔다. 그는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 과연 안나에게 가는 것이 잘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키티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마치 그의 생각들을 짐작하고 있는 듯 그가 더 이상 생각을 이어 나갈 수 없게 말을 걸었다.
‘How glad I am,’ he said, ‘that you should know her! You know Dolly has long wished for it. And Lvov’s been to see her, and often goes. Though she is my sister,’ Stepan Arkadyevitch pursued, ‘I don’t hesitate to say that she’s a remarkable woman. But you will see. Her position is very painful, especially now.’ ‘Why especially now?’ “자네가 안나를 만나게 되다니. 너무 기쁘다네. 돌리도 오래 전부터 이렇게 되길 원했어. 리보프도 그 애를 만난 적이 있어. 지금도 계속 만나고 있다네. 그 애가 내 동생이긴 하지만 난 그애가 훌륭한 여자라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스테판 아르카지치가 말했다. “자네도 그 애를 만나 보면 알게 될 거야. 안타깝게도 그녀는 지금 무척 괴로운 처지에 놓여 있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가?”
‘We are carrying on negotiations with her husband about a divorce. And he’s agreed; but there are difficulties in regard to the son, and the business, which ought to have been arranged long ago, has been dragging on for three months past. As soon as the divorce is over, she will marry Vronsky. How stupid these old ceremonies are, that no one believes in, and which only prevent people being comfortable!’ Stepan Arkadyevitch put in. ‘Well, then their position will be as regular as mine, as yours.’ ‘What is the difficulty?’ said Levin. “나와 안나는 그 애 남편과 이혼을 협의하고 있어. 그도 동의했지.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그들의 아들에 관한 곤란한 문제가 있어. 이미 오래전에 해결했어야 하는데, 벌써 석 달 동안 그 문제를 질질 끌고 있지. 이혼을 하게 된다면, 안나는 브론스키와 결혼할 거야. ‘이사야여, 기뻐하라’라고 노래하면 원으로 도는 그 옛 풍습 말이야. 참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나? 아무도 믿지 않잖아. 그저 사람들의 행복이나 방해할 뿐이지!” 스테판 아르카지치가 말했다. “안나가 처한 곤란한 문제가 뭔제?” 레빈이 물었다.
‘Oh, it’s a long and tedious story! The whole business is in such an anomalous position with us. But the point is she has been for three months in Moscow, where everyone knows her, waiting for the divorce; she goes out nowhere, sees no woman except Dolly, because, do you understand, she doesn’t care to have people come as a favor. That fool Princess Varvara, even she has left her, considering this a breach of propriety. 그건 너무 길고 지루한 이야기야! 사실 이 사회는 모든 게 너무 불분명해. 안나가 석 달 동안 그 두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곳 모스크바에서 이혼을 기다리며 지내고 있다는 것도 문제야.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돌리 외에는 어떤 여자도 만나지 않는다네. 자네도 이해하겠지만 그 애는 사람들이 동정심에서 자기를 찾아오늘 걸 바라지 않거든. 그 멍청한 바르바라 공작 영애도, 그런 여자까지도 민망하다며 떠나 버렸지.”
Well, you see, in such a position any other woman would not have found resources in herself. But you’ll see how she has arranged her life—how calm, how dignified she is. To the left, in the crescent opposite the church!’ shouted Stepan Arkadyevitch, leaning out of the window. “아마 다른 여자가 이런 상황에 있었다면 매우 힘들어하고 어떤 방법도 찾아낼 수 없었을 거야. 하지만 그 애는 다르지. 자네도 보았겠지만, 침착하고 기품 있게 자신의 생활을 잘 꾸려 가고 있다네. 왼쪽 골목으로, 교회 맞은편일세”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마차의 창문 밖으로 몸을 쑥 내밀고 소리쳤다.
‘Phew! how hot it is!’ he said, in spite of twelve degrees of frost, flinging his open overcoat still wider open. ‘But she has a daughter: no doubt she’s busy looking after her?’ said Levin. ‘I believe you picture every woman simply as a female, une couveuse,’ said Stepan Arkadyevitch. ‘If she’s occupied, it must be with her children. No, she brings her up capitally, I believe, but one doesn’t hear about her. She’s busy, in the first place, with what she writes. I see you’re smiling ironically, but you’re wrong. She’s writing a children’s book, and doesn’t talk about it to anyone, but she read it to me and I gave the manuscript to Vorkuev. . . you know the publisher. . . and he’s an author himself too, I fancy. He understands those things, and he says it’s a remarkable piece of work. “덥군, 더워.” 이렇게 말하며 그는 영하 12도인데도 활짝 젖힌 외투를 더욱더 열어젖혔다. “안나에겐 딸이 있으니 딸을 돌보느라 바쁘지 않겠나?” 레빈이 말했다. “자네는 여자들을 그저 암컷으로만 ‘알을 품은 암탉’으로만 생각는 것 같군.” 스테판 아르카지치가 말했다. “만약 여자가 바쁘다면 아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이지. 안나는 딸을 훌륭하게 양육하고 있어. 하지만 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군. 그 애는 동화책을 쓰고 있어. 그 애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내게는 읽어주었자. 난 그 원고를 보르쿠예프에게 보여주었지. 자네도 알지? 그 자신도 작가여서 이런 쪽을 잘 아는 출판사 사장 말이야. . . 그런데 그가 말하길 훌륭한 작품이라는 거야.
But are you fancying she’s an authoress?-not a bit of it. She’s a woman with a heart, before everything, but you’ll see. Now she has a little English girl with her, and a whole family she’s looking after.’ ‘Oh, something in a philanthropic way?’ ‘Why, you will look at everything in the worst light. It’s not from philanthropy, it’s from the heart. They-that is, Vronsky- had a trainer, an Englishman, first-rate in his own line, but a drunkard. He’s completely given up to drink-delirium tremens- and the family were cast on the world. She saw them, helped them, got more and more interested in them, and now the whole family is on her hands. “이 이야기를 듣고 자네는 그 애를 여성 작가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 애는 다늘 여자들처럼 심장을 가진 여자라네. 자네도 곧 만나면 알게 되겠지만 말이야. 지금 그 집에는 영국인 소녀와 그 가족이 있어. 지금 그 애는 그들을 돌보는 것에 온 힘을 쏟고 있지.” “무슨 뜻이야, 무슨 자선 같은 거야?” “자네는 나쁜 것만 보려 하는군. 그녀는 자선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마음에서 그들을 돌보고 있어. 브론스키의 집에는 자신의 일에는 대가이지만 술주정뱅이인 영국인 종마사가 있어. 그는 가족들고 내 팽개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서 완전히 술에 절어 지냈지. 그 애는 그것을 보고 도와주다가 그 일에 푹 빠져서, 지금은 가족들이 다 그녀의 보호 아래에 있지.
But not by way of patronage, you know, helping with money; she’s herself preparing the boys in Russian for the high school, and she’s taken the little girl to live with her. But you’ll see her for yourself.’ The carriage drove into the courtyard, and Stepan Arkadyevitch rang loudly at the entrance where sledges were standing. And without asking the servant who opened the door whether the lady were at home, Stepan Arkadyevitch walked into the hall. Levin followed him, more and more doubtful whether he was doing right or wrong. Looking at himself in the glass, Levin noticed that he was red in the face, but he felt certain he was not drunk, and he followed Stepan Arkadyevitch up the carpeted stairs. At the top Stepan Arkadyevitch inquired of the footman, who bowed to him as to an intimate friend, who was with Anna Arkadyevna, and received the answer that it was M. Vorkuev. ‘Where are they?’ ‘In the study.’ 그 애는 돈으로 오만한 동정심을 표현하려고 그들은 돌보는 것이 아니야. 직접 사내아이의 진학 준비를 위해 러시아어 공부를 돕고 여자아이를 자기 옆에 붙여 두고 있다니까. 뭐 자네도 보게 될테지만 말이야. 마차가 안뜰에 들어섰다.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썰매가 놓인 현관 입구에서 요란스럽게 벨을 울려 대고는 문을 열어 준 하인에게 누가 있는지 묻지도 않고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레빈은 계속해서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더욱더 의심스러워하면서 그의 뒤를 따랐다. 거울을 들여다 본 레빈은 자신의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보았다. 하지만 자신이 술에 취하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스테판 아르카지치를 따라 양탄자 깔린 계단을 올라갔다. 2층에서 스테판 아르카지채는 하인에게 안나 아르카지예브나를 찾아온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고, 그에겟 보르쿠예프가 와 있으며 안나와 함께 서재에 있다는 대답을 받았다.
Passing through the dining room, a room not very large, with dark, paneled walls, Stepan Arkadyevitch and Levin walked over the soft carpet to the half-dark study, lighted up by a single lamp with a big dark shade. Another lamp with a reflector was hanging on the wall, lighting up a big full-length portrait of a woman, which Levin could not help looking at. It was the portrait of Anna, painted in Italy by Mihailov. While Stepan Arkadyevitch went behind the treillage, and the man’s voice which had been speaking paused, Levin gazed at the portrait, which stood out from the frame in the brilliant light thrown on it, and he could not tear himself away from it. 스테판 아르카지치와 레빈은 어두운 색 판자로 된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식당을 지나, 부드러운 양탄자 위에 검은 갓이 달린 램프 하나가 어슴푸레 빛을 던지고 있는 서재로 들어갔다. 벽에는 한 여성의 전신 초상화를 또 다른 반사경이 빛을 내며 비추고 있었다. 레빈은 자기도 모르게 그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안나의 초상화로 이탈리아에서 미하일로프가 그린 그림이었다. 스테판 아르카지치가 격자 세공 가리개 뒤로 사라지고 이야기를 하던 남자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때까지, 레빈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잊은 채, 주위의 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He positively forgot where he was, and not even hearing what was said, he could not take his eyes off the marvelous portrait. It was not a picture, but a living, charming woman, with black curling hair, with bare arms and shoulders, with a pensive smile on the lips, covered with soft down; triumphantly and softly she looked at him with eyes that baffled him. She was not living only because she was more beautiful than a living woman can be. 그녀의 초상화는 단순히 그림이 아닌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검은 고수머리, 드러낸 어깨와 팔, 보드라운 솜털로 덮인 입술에 반쯤 웃는 듯한 슬픈 미소를 띤 그 여인이 그를 당혹스럽게 하는 눈길로 승리감에 도취된 채, 그러면서도 다정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 속의 그녀는 단지 살아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여자보다 더 아름다웠다.
‘I am delighted!’ He heard suddenly near him a voice, unmistakably addressing him, the voice of the very woman he had been admiring in the portrait. Anna had come from behind the treillage to meet him, and Levin saw in the dim light of the study the very woman of the portrait, in a dark blue shot gown, not in the same position nor with the same expression, but with the same perfection of beauty which the artist had caught in the portrait. She was less dazzling in reality, but, on the other hand, there was something fresh and seductive in the living woman which was not in the portrait. “너무 반가워요.” 순간 그는 바로 옆에서 자기를 향한 것임에 틀림없는 목소리를, 그가 넋을 잃고 바라보던 초상화 속 바로 그 여자 목소리를 들었다. 안나는 격자 세공 가리개 뒤에서 그를 맞으러 나왔다. 레빈은 어슴푸레한 서재에서 검고 다채로운 색조가 감도는 푸른 옷을 입은, 초상화 속의 바로 그 여자를 보았다. 안나는 초상화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지도, 똑같은 표정을 갖지도 않았지만, 화가가 초상화에 포착한 그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갖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 속의 그녀는 그림만큼 눈부시지 않았다. 그 대신 살아 있는 그녀에게는 초상화에서 볼 수 없는 뭔가 새로운 매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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