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62건 '거래 최다'
가격 상승했지만 고점 못미쳐
금리 높아 수요 회복 제한적
사진 연합뉴스
자료 KB금융연구소 '2023 KB부동산 보고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멈추며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하락 폭이 컸던 지역의 일부 대단지에서는 거래량이 늘고 있으며, 가격도 회복세다.
일각에선 '집값바닥론'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본격적인 반등보다는 부동산규제 완화 이후 대출 규제 등으로 막혀있던 거래가 성사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다. 거래량이 아직 정상 수준이 아닌데다가 고금리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세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1419건, 2월 1658건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3월 초 현재까지 거래가 많은 상위 단지에는 송파구 헬리오시티(62건)와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35건), 노원구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 32건)가 이름을 올렸다. 집값 하락폭이 컸던 송파구와 노원구 등을 중심으로 거래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헬리오시티는 1만여세대에 육박한 대단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2월 신고된 전용 84㎡의 거래가격은 16억4500만~18억9000만원으로 2억 5000만원 가량의 편차를 보였지만 가격대는 점차 상승 추세다. 다만 작년 9월 20억원대가 깨진 이후로는 20억원대로의 재진입은 못하고 있다.
노원 미미삼 전용 59㎡의 경우 작년 12월 최저가(5억 1000만원)를 찍은 뒤 최근 7억9000만원선(2월 17일 거래)의 거래가 성사되며, 2억 8000만원 가량 반등했다. 그러나 이 단지 역시 작년 10월 8억원대에서 내려온 이후 해당 가격대의 거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하락폭이 큰 거래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전용 84㎡은 지난해 9월 73억원 최고가에 거래된 후 계속 하락해 가장 최근 거래인 43억원(1월 16일)과 30억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고가 대비 41%가 떨어진 셈이다.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역시 최고가(14억3000만원, 2021년 8월) 대비 42% 하락한 8억원(1월 9일 거래)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일부 단지에서 40% 이상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 '집값 바닥'이라기보다는 규제 완화로 인해 거래가 소폭 늘어나면서 가격이 일시 반등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최근 거래량이 예전의 활황기 대비로는 너무 미미하다.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20년 6월(1만5623건)보다 올해 2월 거래량(1658건, 3월 6일 신고 기준)은 10.6% 수준에 그친다.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세도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24% 떨어져 전주(-0.26%)대비로는 낙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하락세다.
금리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수요 회복이 제한적이다.
KB경영연구소의 설문 조사 결과 전문가와 PB는 올해 주택가격 3~5% 하락을 예상했으며, 중개업소는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락 거래가 약 70% 정도로 더 많아 앞으로 반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전세가격이 올 한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여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낙폭이 컸던 대단지 신축 중소형 아파트 일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외에는 거래 자체가 일어나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집값 바닥을 논하기엔 너무 국한됐다"며 "일부 지역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많은 나머지 지역들이 (고점 대비) 더 하락해야 정상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강북의 경우 2019년, 강남은 2021년으로 회귀해 전체적으로는 2020년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회복하는 모양새지만 아직 입주가 많이 남은 인천이나 지방 등에선 국지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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