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의 일반적 정의는 다수가 참여해 서로 협력 및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집단 수준에서 종합적으로 발현(發現)되는 새로운 지적 능력을 말한다. 집단지성의 성공사례가 증가하면서 기업활동에서의 적용 분야도 전방위로 확장되는 추세다.
▼픽사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조언이 필요할 경우 8명의 내부 베테랑 감독으로 구성된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를 소집해 토론했다(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 삼성경제연구소 제778호, 2010. 11.3). 제작자나 감독이 이들의 의견을 수용해야 하는 강제성이 없어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고 한다. `브레인 트러스트'는 영화 `토이 스토리' 제작 당시 처음 시작됐고, 이후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등의 흥행작이 이러한 토론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제품·서비스에 관심이 높은 집단에 상품화 의사결정을 위임함으로써 예비수요를 창출하고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우도 있다. 케이블 채널 미 폭스의 `아메리칸 아이돌' 등은 시청자가 직접 투표를 통해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으로 기존의 연예제작 시스템에 대중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온라인 티셔츠 쇼핑몰인 미 `트레들리스'는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에 대해 투표로 상품화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여 기호 파악, 수요량 예측 등의 효과를 시현하고 있다. 대중의 감지능력을 활용해 위기발생 이전에 문제를 선제적으로 개선하기도 한다. 즉, 대중의 집단적인 행동패턴을 전문가 집단이 놓친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방안을 찾는 단서로 활용 가능하다는 얘기다.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당시, 집단 의사결정의 오류로 참사의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NASA와 달리 대중의 집단지성이 반영된 주식시장에서는 실제 폭발원인이 된 제품회사의 주가가 12%나 폭락했다.
▼북한의 해안포 연평도 공격으로 한반도가 포화에 휩싸였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지성'은 어떻게 표출될까. 국민 간 소통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한 때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