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득한 옛날에
뜨거운 용암이 거대한 협곡 사이로 쏟아져 흘렀다.
용암은 땅과 바위와 나무 등등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녹여 없앴다.
그렇게 흐르다 끝내 깊고 좁은 강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까닭에 '한탄강'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곳이다.
현무암, 주상절리, 각종 상이한 지질과 지층,
다양한 식생과 풍치들이 매우 경이롭고 이채로운 강이다.
사진은 어제 '한탄강 트레킹' 중에 만났던 '직탕폭포'의 모습이다.
지질과 지층의 차이로 인해 단차가 생겼고 이내 폭포가 되었다.
낙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수량이 많을 땐 남다른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38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여름날.
무지막지한 폭염이었다.
한탄강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 우리 부부도 미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지만
폭포 아래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물고기와 일전을 벌이고 있는 저 사내도 만만치 않았다.
작열하는 뙤약볕.
참 대단한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길을 간다.
드넓은 대자연을 관통하다보면
다양한 곳에서 괴짜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로 인해 가끔씩 감탄사를 연발케 된다.
저 사내도 그런 부류의 사람 중 하나였다.
미치지 않고서야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장면이었다.
얼마나 낚시가 좋으면 이글거리는 태양볕 아래서 햇빛가리개 하나 없이 저러고 있을까?
마치 구도자의 자세 같았다.
암튼, 세상은 다양해서 좋다.
그리고 어느 분야에선가 미친 사람들의 열정과 집념이 있기에
이 세상엔 숱한 '테마'와 '장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연찮게 한탄강 지질공원 해설사로 봉사중인 '신해식 선생님'도 만났다.
그의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교양 그리고 유머와 열정에도 힘찬 박수를 보낸다.
극한의 혹서기에 비가 내리듯 땀을 흘리면서도
한탄강 사랑과 아름다운 자연을 힘주어 예찬하는
그의 순수한 정열에 감동했다.
세상은 참 아름답고 향기롭다.
경향각지에서 오늘도 뭔가에 열정을 쏟으며
더 나은 내일을 소망하는 이 땅의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트레킹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강추하고 싶다.
'고석정' 앞 향토가든 식당도 꼭 들러보길 바란다.
철원 오대쌀밥정식, 정말 끝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