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가는 배
장희한
나는 어디서 왔을까
또 나는 어디로 떠가는 것일까
정처 없이 떠가는 배
긴 항해는 끝이 나는가 보다
자꾸만 배의 밑바닥에서 물이 새고 있다
틀어막고 땜질을 해도 고장이 나는 배
노을은 물 면에 황금빛으로 젖어 들고
어둠은 저 멀리 손짓을 하고 있다
일어섰다 쓰러지는 파도
바다는 수만 년 저런 몸짓을 하고
철석 철 석 하는 파도 소리 누구의 애끓는 울음인가?
바다가 하늘에 있고 하늘이 바다에 있는 바다
끝없이 노 저어 가면 가물가물 멀어져 가는 이승과 저승
온 길을 모르니 가는 길을 어찌 알랴?
가다가다 좌초하면 그만인데
오늘도 고장 난 배를 끌고 땜질을 하려고 간다.
첫댓글 깊어가는밤
덕분에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