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아내의유혹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pann.nate.com/talk/316173789
*숫자로 알아보는 폰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487 : 이 도전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한 자책 횟수
270 : 편지를 보내는데 든 우표의 가격.
178 : 일주일간 온 카톡의 수.
87 : 노트에 옮겨적은 메모 숫자.
30 : 공중전화가 삼킨 내 돈.
16 : 일주일간 읽은 책의 권수.
14 : 일주일간 온 문자의 수.
10 : 늦잠자지 않게 해달라고 하루에 기도한 횟수.
1 : 공중전화를 이용한 횟수.
-------------------------------------------------
때는 바야흐로 2012. 6월의 어느 날
휴대폰을 보며
이런 상상을 했었다.
눈을 뜨면 손에 쥐고,
눈을 감기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
휴대폰이 없던 시절.......은
어땠을까..?
휴대폰을 보는데 사용하는 시간에 무슨 일을 했을까?
어떻게 하루를 보냈을까?
친구와는 어떻게 만났을까?
연인과는 어떻게 연락을 하고
어떻게 사랑을 속삭였을까?
지금보다 더 자유스러웠을까?
그때의 일상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
그러다가 도전을 결심했다.
그래 ! 이거다.
"체험, 일상의 부재 ! 폰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
그리고 이건 기사가 아니다.
문명화의 이기와 단절을 선언한 나의 고군분투, 처절한 삶의 이야기다.
도전 일지 Day- 1 일차.
도전 시작 하루전부터 손떨리는 긴장.
마침 본인은 어떤 회의때문에 창원에 가 있었다.
"아 나 오늘부터 휴대폰 안쓴다" 며
오두방방정정.
긴장하고, 또 한편으론 호기로웠다.
"일주일쯤이야.. 뭐...
휴대폰의 집착에서 벗어날테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도전 30분전 - PM 11: 30 분
나는 습관적으로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는
파블로프의 개를 발견했다....
도전 일지, 1일차.
2012. 6. 24일 일요일 00:00시 시작.
정오가 딱 되는 순간부터 폰 Off...............
그리고 알람없이 창원에서 잠이 들었다.
다행히 일요일 약속이 없었다.
아침.
눈을 떴다.
그리고 바로 폰을 찾으려 했었다..
무엇보다 어제는 생각 못한 유로파 준결승 소식이 너무 궁금했었다..
(담주부터 한다고 할껄 하고 후회함)
정우상가에서 창원터미널로 가는 길.
어제 후배가 '창원버스 어플다운 받으면 뭐 탈지 나와요' 했었는데
폰이 없다.
버스 정류장까지 그냥 갔다.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괜시리 또 날씨 어플이 생각이 났다.
버스터미널까지 가면서
참 휴대폰으로 하는게 많았구나 다시 한번 생각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노선표를 확인했는데
창원터미널가는 버스를 찾을 수 없었다.
마침 마산터미널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걸 탔다.
마산터미널까지 한참이 걸렸다.
마산터미널에서 진주로 복귀.
다행히 비가 조금 와서 많이 안 젖고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불편함 : 버스노선 확인 불가.
오늘의 날씨 확인 불가.
인터넷 기사를 확인을 못함. 뭔가 답답함.
친구와 연락두절.
노트에 친구들 연락처를 적어 들고 다님.
1일차부터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기사를 쓴다고 했을까"
자책 78회.
좋은점 : 바지에 휴대폰이 없어서 가벼움.
전자파가 줄어들.....었을 것.
다행히 시계를 차고 있어서 시간확인의 불편함은 없음.
압도적으로 불편함을 느낀 1일차.
도전 일지, 2일차.
2012. 6. 25일 월요일.
계절학기 시작한 날.
오전 계절학기 수업 늦을까봐
자기전에 기도를 10번하고 잠.
제발, 늦잠자게 하지 말라고 부탁.
-알람 없음의 폐해.
다행히 늦잠 안 자고 일어남.
대신 계절학기 강의실 적힌 메모장 어플 사용 불가로 인해
컴터로 다시 확인해야 했음.
강의 듣고 도서관에서 독서.
불편함 : 알람의 부재.
폰의 부재가 컴터의 사용시간 증가로 이어지는 폐해.
(연락수단의 변경)
메모장 어플 사용 못함.
읽을만한 추천도서는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데
카메라 사용 불가.
휴대폰 텔레뱅킹 사용 불가.
친구들과의 연락두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기사를 쓴다고 했을까"
자책 98회.
좋은 점 : 간절한 기도 (늦잠자지 않게 해주세요).
독서할때 굉장한 몰입감.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 편지를 씀.
바지에 폰이 없으니 이동속도 +2
도전 일지, 3일차
2012. 6. 26일 화요일.
오전 계절학기.
오후 2시 너머 수습기자와 약속.
(*너머는 본인이 하는 필진모음)
2시에 수습기자분과 약속이 있었는데
1시 50분에 도착했음.
미리 도착해보기 매우 오랜만이었음.
굉장히 느낌있게 벤치에 앉아
3일차 도전일지를 작성중이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함.
날씨 어플 생각에 눈물이 핑 돔.
어디 들어가고 싶었으나 폰이 없어 연락을 못함.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기사를 쓴다고 했을까"
자책 16회 추가됨.
가까운 처마 아래에서 기다림.
다행히 소나기라 금방 그침.
조금 늦었으나
1분 1초가 기다림의 연속.
다행히
수습기자님과 만남.
카페로 이동.
처음 만났는데 폰이 없으니
주구장창 대화만 나눔.
아마 폰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을 만났다면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함.
불편함 : 약속을 잡고 만나는데 무척 어려움.
상대방과 나의 실시간 위치 교환이 어려움.
기다림의 시간이 매우 김.
기다림의 증가가 걱정스러움의 증가로 이어짐.
각종 어플의 부재의 불편함.
택배 전화를 못 받음.
항상 어디 장소에 도착하면 먼저 공중전화의 위치를 확인함.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기사를 쓴다고 했을까"
자책 43회.
좋은 점 : 만났을 때의 반가움이 기다림에 비례해서 증가함.
휴대폰 없는 생활이 조금씩 적응되기 시작함.
노트에 쓰는 습관이 생김.
대화의 몰입도가 증가함.
독서시간의 증가.
페이스북하는 시간의 줄어듬.
도전 일지, 4일차
2012. 6. 27일 수요일.
오전에는 계절학기.
오후에는 독서.
별다른 사항이 없어서 폰의 부재를 느낄 수 없었음.
불편함 : 집에서 네x트온으로 연락함.
되도록 연락은 메신저를 통해 함.
폰을 사용하지 않으니 메신저 사용시간 2배이상 증가.
이동간의 MP3 듣지 못함.
좋은점 : 독서하는 양이 굉장히 증가함.
친구와 화상채팅을 해 봄 (유학생 간접체험)
굉장히 자유시간이 늘어남.
인터넷 기사만 읽다가 신문을 읽기 시작.
(사설의 질이 다름. 인터넷 기사가 정보라면, 신문은 지식함양 가능)
도전 일지, 5일차
2012. 6. 28일 목요일.
오전에는 계절학기.
오후에는 너머 정기모임.
메신저를 통해 약속시간, 장소 재차 확인.
불편함 : 약속시간 다가오면 늦을까봐 걱정됨.
서로의 위치를 교환하기 어려움.
좋은점 : 불편함을 이제 거의 못 느끼기 시작.
약속시간에 미리 나가는 습관이 생김.
약속할때만 메신저 사용.
혼자의 일기를 쓰기 시작.
걸어다니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음.
친구가 편지 받았다며 연락왔음. ^^
도전 일지, 6일차
2012. 6. 29일 금요일.
금요일은 계절학기 없음.
영화나 한편 봄.
오후에는 독서.
내일 아침 담양여행이 있어서
밤에 일찍 취침.
불편함 : 다음날 아침 6시 30분 기상해야해서 알람 어플 부재가 매우 가슴 아팠음.
매우 긴장하고 잠듬.
토욜 장마시작된다하여 일정과 코스 변경을 메신저로 이용.
아침에 일어나는게 정말 정말 매우매우 불편했음.
좋은 점 : 담양 여행지도가 우편으로 도착함.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
일주일간 독서량이 엄청남.
매우매우 간절한 기도 (제발제발 늦잠자지 않게 해주세요).
신과 가까워진 느낌.
도전 일지, 7일차 - 마지막날
2012. 6. 30일 토요일.
기적처럼 6시에 조기 기상 !!
어찌나 긴장하고 잤던지 몸에 근육통 느껴짐.
일어나고 정말 안도의 한숨.
(눈에 눈물자국 있었음)
8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상대가 조금 지체됨.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니
그 틈을 걱정스러움이 슬그머니 차기 시작함.
정말 오매불망 이란 단어를 체험했음.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공중전화로 연락.
공중전화 못찾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이 바로 옆에 있어서 또 감사하다고 기도드림.
공중전화에 200원 넣었는데
한통에 70원이고, 130원 남아서 끊으니까
100원을 돌려준다는 것을 알게됨 .
친구와 무사히 만나고 담양 여행을 감.
불편함 : 만나는 것이 역시 제일 불편함.
버스 시간이나 여행시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볼 수 없으니
불편.
물어 물어 가거나 직접 발로 뛰어서 확인해야 함.
여행 갔으니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못 찍음..
좋은 점 : 사람이 긴장하고 자니 늦잠을 안 잔다는 것을 알게됨.
기다리다 기다리다 만나니 친구가 정말 반가움.
친구와의 대화에 굉장히 몰입.
여행에 몰두.
사람들에게 길 물어보기 능력 +6.
토요일 밤 00 : 00 시.
폰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마무리....
(이때 완전 축제의 분위기)
이번 도전은 단순히 휴대폰의 폐해를 알아보는 시간이 아니었다.
휴대폰이 나쁜가? 아니다. 나쁘지 않다.
우리에게 충분히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다..
단지
휴대폰이 주는 편리성을 취함으로써 휴대폰을 '사용'했어야 했으나
나는 휴대폰으로 '생활' 하고 있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절제력이 떨어지니 휴대폰이 나의 삶을 침범하고 있었고,
휴대폰의 주인이 되느냐, 노예가 되느냐,
소유자가 되느냐, 소유당하느냐의 문제가 되었다.
이번 일주일간의 시간을 통해 깨달은 것은
휴대폰은 매우 훌륭한 도구이며,
결국 휴대폰이 아니라 그 도구를 잘못 사용하고 있었던
나 자신의 절제력 문제였던 것이었다.
---------------------------------------------
* 읽어볼만한 명언 :
"고장난 물건이 있으면 나에게 가져오라,
그것 없이도 사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우리의 생활이 편리해진거지, 좋아진건 아니에요."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재미나게 읽으시고 추천 눌러주시면 더욱 감사드립니다^^ㅋㅋ
*
와.....오늘의 판.....
읽어주신걸로도 감사한데 추천까지 !
눌러주신 분들 !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저의 짧은 시간 독서법
-30분만에 읽는 속독법 (부재 : 믿져봐야 본전)
과 또 다른 오늘의 판
- 운명을 바꾸려고 15km를 걸었어요. (부재 : 제갈공명과 나의 이야기)
도 같이 올려볼게요 ㅋㅋ
이 두가지도 재미있어요 ..ㅎㅎ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
- 아 그리고 미니홈피에 오랜만에 사람들이 가득가득차네요 ..ㅎㅎ
들어와서
원빈 닮았다니, 강동원 닮았다니 ......
이런 말은 전혀 없지만(웃음),
응원해 주신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첫댓글 대단하다...지금은 의존도가 더 올라가서 상상이안되네... 직장인이기도하고... 퇴근하고 안쓰기 이런거 도전해볼까봐...
와 원글은 2012년에 올라온글이네.. 2020년인 지금은 상상도못하겠어
와 저게 가능한가... 지금은 휴대폰 없으면 살 수 없는 수준아냐?
휴대폰을 사용한게 아니라 휴대폰으로 생활한거라니 띵하다 나도 퇴근하고서라도 해봐야겠어
못살아... 나 저번에 갑자기 폰 고장나서 사설수리센터 가는데 혼자 ㅠㅠ 노트북으로 지도 미리 보고 친구로 PC카톡으로 택시앱좀 찍어달라해서 택시타는거까진했는데 갔더니 가게 없다고 ㅇㅇ역 1번출구에있대.. 멘붕 ㅋㅋㅋ 길도못찾고 ㅇㅇ역이어딨는지도모르겠고.. 길 잃었는데 폰으로 지도앱없는게 글케 불편할줄이야ㅠㅠㅠㅠ 도로 이정표 보면서 찾아다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