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강력범죄수사부장)은 마약의 일종인 대마를 재배해 유통해온 일당 4명을 마약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년 넘게 아파트와 주거밀집 지역에서 대형텐트와 동결 건조기 등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대마 재배 및 생산 공장을 만들어 대마를 재배, 흡연,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일반적인 대마뿐만 아니라 액상 대마도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용 대마초와 기호용 대마초는 사용 성분이 다르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용 성분에 따라 의료용·기호용으로 나눠
'마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마초는 인류가 고대부터 사용해온 가장 오래된 약제 중 하나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오래 전에 대마초를 약재로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중앙아시아에서도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마취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그 목적이 퇴색되어, 의료용보다는 주로 대마의 환각·각성 효과만 즐기는 오락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때문에, 20세기 초부터는 수많은 나라에서 허가 없이 대마초의 소지, 사용, 판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다.
대마초는 크게 의료용(Hemp)과 기호용(Marijuana)으로 분류된다. 의료용 대마의 주성분은 향정신성 환각작용이 없는 칸나비디올(Cannabidiol)로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영아 연축 등의 난치성 뇌전증과 불안장애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의료용 대마의 효능을 인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부터 법이 개정되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기호용은 우리가 흔히 마약으로 알고 있는 대마초로 사용 성분부터 의료용과 다르다. 주성분은 델타나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로 환각 등 마약으로써의 대마초 사용 효과는 대부분 이 성분에서 비롯된다.
합성 대마, 부정맥 유발해
대마는 다 자란 대마초의 꽃잎을 건조하고 말려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일반적인 대마초가 아니라 대마초의 THC 성분만 추출해 농축하거나 다른 화학성분과 합성한 ‘합성 대마(Synthetic cannabinoid)’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적발된 신종마약류 중 합성 대마가 차지하는 비율이 74%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 대마(Dab pen)는 합성 대마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대마에서 THC 성분을 추출해 액체 상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액상 대마의 THC 농도는 일반 대마(2~10%)와 비교하면 3~20배 높으며 환각성도 최대 40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전자담배 기기 등을 활용해 흡연할 수 있다는 점과 대마 특유의 냄새가 적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현행법상 액상 대마 사용은 일반 대마 사용보다 죄질이 더 무겁고 처벌 수위가 더 높다.
액상 대마와 같이 인위적으로 성분을 추가하거나 늘린 합성 대마는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2016년 식약처가적발한 'JWH-030'의 경우 동물 실험 결과 심장세포독성이 10배 이상 높아, 오남용 시 부정맥 등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심장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1년에 미국의 한 대학 농구 선수는 합성 대마인 'JWH-018' 오남용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더불어, 2016년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University of Connecticut) 마이클 화이트(Michael White) 약학대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합성 대마는 일반 대마와 비교해 불안증과 공황(81.0% vs 59.5%), 편집증(61.9% vs 35.1%), 발작(19.0% vs 8.1%) 등 정신적·신경학적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금단증상 역시 일반 대마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THC 성분은 지용성으로 주로 지방층에 저장되어 외부 배출까지 수주가 걸린다. 따라서, 대마 사용을 당장 중단하더라도 해당 기간 동안 불면, 과민 등의 부작용을 지속해서 경험할 수 있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도 어렵지만, 회복에도 시간이 오랜 걸린다는 의미다. 따라서, 호기심에라도 대마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약 중독이 의심되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상담받거나 마약류중독자 무료치료병원(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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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