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99)
제4장 무송의 복수 13회
서문경은 너털웃음을 거두고서 정색을 하고 하구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검시관, 잘 듣게. 나는 시체를 본 일도 없고, 염을 하라고 말한 일도 없네. 내가 뭐 할 일이 없어서 한낱 행상에 불과한 무대 따위
의 시체를 가서 보며, 또 검시관도 아닌데 어떻게 염을 하라니 말라니 할 수 있는가. 안 그런가?”
하구는 도무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어서 멀뚱히 서문경을 바라보고만 있다.
“이미 염을 해버렸다면 검시관으로서 당연히 염한 것을 풀어서라도 시체를 확인해야 되는 것 아닌가? 검시관의 임무가 무엇인가?
시체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병사라고 단정하고서 장례를 치르라고 허가했다면 직무 유기죄에 해당된다구. 알겠는가?”
“직무 유기죄라구요?”
하구는 속으로 이자식이 병 주고 약 준다 싶어서 불쑥 대들 듯이 내뱉는다.
“안 그렇단 말인가? 직무 유기죄가 아니고 그럼 무슨 죈가?”
서문경의 목소리도 약간 격해진다.
“제가 직무 유기죄라면 서문 대관인은 무슨 죄에 해당되나요? 직무를 유기시킨 사람이 누군데요?”
“뭣이 어쩌고 어째? 누가 직무를 유기시켰단 말인가? 분명히 말하라구”
“.......”
“왜 말을 못하지? 응? 검시관 하구, 똑똑히 들으라구. 나는 자네에게 직무를 유기하라고 말한 적이 없어. 검시를 하지 말라고 말한
적이 없다 이거야. 나는 자네에게 분명히 검시할 때 잘 봐주라고 말했다구. 알겠어?”
“그 말이 그 말이지 뭡니까?”
“그 말이 그 말이라니, 허허, 이런 사람이 있나. 자네 이제 보니까 똑똑한 줄 알았더니 그렇지가 못하군그래. 검시를 하지 말라는
말과 검시할 때 잘 봐주라는 말이 어째서 같단 말인가? 어디 대답을 해보게. 그게 같은 말인가?”
“그럼 잘 봐주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왜 금화까지 주면서 잘 봐주라고 했지요?”
서문경은 그만 벌컥 화를 내어 뇌까린다.
“말 다했나? 금화를 주니까 싫던가? 넝큼 받아 넣은 것은 누구지? 응? 누구냐 말이야?”
하구의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내가 잘 봐주라고 한 것은 유족을 괴롭히지 말라는 뜻이었다구. 흔히 검시를 한답시구 돈이라도 뜯어내려고 생트집을 잡는 게 검
시관들 아닌가.
무대의 젊은 미망인이 가엾기도 하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뜻으로 내가 미리 자네한테 선심을 썼던거라구. 알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하구는 코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노회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그러자 서문경은 호주머니에서 은화 몇 닢을 집어내어 하구 앞에 놓는다.
다음회로 ~
첫댓글 서문경이나 검시관 이나 ...
미션님!
길게 좀 써달라고 부탁 드릴께요...ㅎㅎ
답답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