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젊은 시절부터 무슨 유행가 가사처럼 많이 들었고 또
써먹었든 말이다. 그런데 젊었을적에는 내가 삶이 휘두르는
칼날의 피해자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삶이 나를 속여서 화가
나 죽겠는데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고 하면 무지막지하게
화를 냈다. 삶이 나를 속였는데 어떻게 화를 낼 수 있지않느냐고
확실한 대상도 없는 허공에다 주먹질을 하며 씨끈거렸다. 그래서
그때는 좋아하는 운동중의 하나를 골라서 땀을 비오듯이 쏟고
샤워를 하고나면 조금은 가시곤 했다.
일을 잘 저지르는 나는 할일 없이는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수영장에 등록을 했다. 내 마음대로 하는 수영이어서 이번엔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강습반에 등록을 했다. 노인의 관절을 위해서도
수영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기에 시작을 했다. 한시간 정도 걸어서
가면 될것 같다. 그런데 걸어가면서 문득 삶이 그대를 하는 이 구절이
생각이 나면서 웃음보가 터졌다. 누가 보면 치매온 할머니라고 생각
헸을 것이다. 왜 웃음보가 터졌냐면 내가 참 바보라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코 삶이 나를 속인적은 없는데 내가 바보여서 오해한
것이다.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잘못된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고 잘못된 곳에서 잘못된 화를 잘못된 방법으로 내뿜고
있었던 것이다. 결코 삶이 나를 속인것이 아니고 내가 나를 속인것이
라는걸 수영장으로 걸어가면서 다 늦은 이 나이에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얼마나 바보였든가를 생각하니까 자꾸 비실비실 웃음이 나온다.
삶이 나를 속인것이 아니고 내가 나를 속이고 삶을 속였다는걸 깨닫는데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결국은 자신에게 냉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언제나 자신의
편만 들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력이 마비되어 있었든 것이다.
이제 늦었지만 내 편만 들지 말고 삶의 편에 서서도 생각할 수 있는
조금은 철이 들은 할머니가 될 수 있기를.
첫댓글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것도 삶에 대한 예의라고 했어요 ^^ 수영 잘 시작 하셨어요
수영을 하시면 삶에 활력도 생기고 건강도 얻고 좋을것 같아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부지런히 건강을 보살펴 자식들에게 시름을 안겨주는 미련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겠습니다. 수영이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고 해서 다시 하려고요. 추석
재미있게 보내세요.
왜 이리 오래 걸렸을까...괜찮습니다..치자향님..늦기전에 깨달으신겁니다...수영도 열심히 하시고...절이 들은 할머니로 오래 은은한 향기픔고 멋있게 사세요....^^
차순맘님과 내가 언제 만났든적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도록 많이 닮았어요. 그래서 닉을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져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이시는 너무 유명하고 잘알려진 시로 식당 이나 이발소등에
가면 십중팔구 에는 액자에 넣어 걸어둔 유명한 시이며 그작가 역시 '푸쉬킨' 이라는 '러시아' 사람 이라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푸쉬킨' 이 이시를쓴 배경이 미인 이었던 그의 부인이 유명한 바람 둥이로
매일 다른 남자들과 놀아나는데 삶의 회의를 느끼며 좌절하며 썼다는 사실에 이르르면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끼지 않을수 없지요. 부인이 고관, 부호들과 바람을 피우며 돌아 다녀도
그져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자고 체념어린 글을 쓸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될듯..........
산너울님은 어떤 일을 하셨든 분일까하고 궁금해질 때가 있어요. 굉장히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신것
같아서요. 바람기 있는 부인을 그래도 떠나지 못하는것, 그것도 사랑이겠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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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모두 같은 병에 전염돼 있는것처럼 글을 읽을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 시를 읽었고
나름대로 심각해지기도 했죠. 혼자서라도 활기있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이지요
삶이 너를 속일지라도, 이시는 우리들 세대는 아마도 숭배하다 시피한 시가 아닌가 생각합미다
구루몽의 시몬 너는 낙엽 밟는 소리가 좋은가 하는 시 하고요 ㅎㅎ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모두가 자신을 속이고 산다고 생각합미다
자신을 너무 믿는 것이지요..
한번쭘 자신을 뒤돌아 보며 사는것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발전이 있다는것을 모르지요.
특히나 엘리트 출신들이 그런 경향은 더 많은것 같드라구요.
무상초가 아는 치자향님은 자기 자신을 많이 뒤돌아보며 사시는 분으로 압미다
그래서 무상초와 우정이 오래 가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ㅎㅎ
추석 잘 보내시이소~~~~~
무상초님과 내가 오랫동안 우정을 유지하는것은 두 사람다 좀 매련해서일 것입니다.
알록달록 갈롱이 있으면 안되는 일인데 둘 다 좀 우직한데가 있어서 그래요.아들이 와서
이것저것 음식을 했습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낙엽밟는 소리. 초혼등등 참으로 좋아했던 시 들입니다
글의 골자는 삶이 본인을 속인것이 아니고 돌이켜 보니 본인이 본인을 속였드라는 내용인데
워낙에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는 시를 빗대여 쓰신글이라
시를 논하는 자리가 된것 같습니다 ㅎㅎ
너무 좋아했던 시라 ㅎㅎㅎ
추석 잘 보내세요.
내가 삶을 속이기도 하고 삶이 나를 속이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온것 같습니다.
시몬의 낙엽은 또 얼마나 유명했으며 가슴앓이 했든 소녀가 얼마나 많았든가요.
그게 우리가 알록달록한 색깔을 띄고 있든 젊은날의 추억입니다.
한동안은 시 외우기에 빠져 살었던 시절도 있었던것 같네요. 수영도 좋지만 걷는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 핟데요.
도시같으면 공원이 참 잘 꾸며져 있어서
걷기도 좋고 몸에도 좋으니 걷는 운동을 많이 권하고 싶으네요.
하루에 10km정도 걷는걸 아주 오랫동안 해왔지만 이제는 병원에서 절만으로 줄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실내용 자전거도 타고 나머지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서 수영을 하게 됐습니다. 무릎이 아프다기
보다는 조금 신경 쓰이게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