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과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를 앞둔 프로야구가 에이스들의 맞대결로 한 주를 시작한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은 21일 선발 투수들을 예고했다. 주말 한반도를 강타했던 폭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뜻밖의 주말 휴식 기간을 가진 대부분의 팀들은 주중 3연전의 선봉으로 에이스급 투수들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올림픽 본선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김광현(SK), 류현진(한화), 봉중근(LG)등 대표팀 선발이 예상되는 투수들 가운데 세 명과 좌완 중간계투로 출전이 예상되는 장원삼(우리)이 선발 등판한다. 여기에 아깝게 대표팀에서 탈락한 이후 더 기세를 올리고 있는 윤석민(KIA)은 WBC 대표팀 멤버이자 전 MVP였던 배영수(삼성)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상대적으로 올 시즌 기가 눌려 있는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서는 그래도 그중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랜들(두산)과 매클레리(롯데)가 나선다.
잠실에서는 좌완들의 맞대결이 벌어진다. 평균자책점 4위(2.67), 탈삼진 1위(101개), 투구 이닝 1위(135이닝) 등 올 시즌 완전히 허물을 벗은 봉중근은 장원삼과 격돌한다. 장원삼 역시 평균자책점 8위(3.06), 탈삼진 5위(83개), 투구이닝 7위(112⅔이닝)으로 선전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하위팀에 속해 넉넉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데다 구원진이 승리를 날려버린 경우도 있어 승수는 실력에 비해 많이 쌓지 못했다. 21일 현재 봉중근은 8승 5패, 장원삼은 7승 7패에 그치고 있다.
4위 롯데를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과 KIA는 광주에서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시즌 초 LG와 꼴찌 다툼을 벌이다가 4강 가시권까지 치고 올라온 KIA는 다승 2위(10승), 평균자책점 2위(2.55), 투구이닝 4위(116⅔이닝)에 올라있는 윤석민을 선봉으로 내세웠다. 특히 윤석민은 최근 5경기서 37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3으로 더 힘을 내고 있다.
삼성은 이에 맞서는 카드로 배영수를 꺼내들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뛰지 못한 배영수는 올 시즌 6승 5패 평균자책점 4.48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경기서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3.24로 차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1패를 안겼던 상대가 다름아닌 KIA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배영수는 지난 4일 KIA전에서 4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대전에서는 되살아난 '괴물' 류현진과 4년째 두산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떠맡고 있는 랜들이 일전을 벌인다. 두산이 한화에 4경기 차로 앞선 2위를 달리고 있어 이번 3연전 승패에 따라 다시 한 번 2위 다툼에 불이 붙을 수도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5월과 6월에 2승 4패 평균자책점 4.96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7월 들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로 괴물 본색을 되찾았다. 7월 3경기서 2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뽑아낸 탈삼진은 26개,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97이었다.
조용한 강자인 랜들도 만만치 않다. 시즌 성적은 7승 6패 평균자책점 4.15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30인 류현진은 물론 팀 내에서도 김명제(7승 3패 평균자책점 3.75)에 뒤지지만 지난 5경기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37로 활약하며 선발진이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던 두산의 2위 수성에 큰 역할을 떠맡고 있다.
1위 SK는 다승 선두(11승) 평균자책점 6위(2.76)에 올라있는 '신 괴물' 김광현을 문학 구장 마운드에 올린다. 최근 5경기서 4승 무패를 기록했지만 가장 최근 경기였던 15일 두산 전에서 2⅓이닝 5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피칭으로 부진했다.
최근 7경기서 1승 6패로 내려앉았다가 태풍 갈매기 덕에 이틀간 한숨 돌린 롯데는 SK와 달리 휴식일에 상관없이 로테이션대로 매클레리를 선발로 예고했다. 5승 5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중인 매클레리는 22일 경기 선발들 가운데서는 가장 떨어지는 성적이다. 하지만 매클레리는 이번이 첫 SK전 등판이다. '낯섦'은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주중 3연전을 마친 8개 구단은 각각 잠실(두산-삼성), 문학(SK-LG), 사직(롯데-한화), 목동(우리-KIA)에서 주말 3연전으로 상대를 바꾼다.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주말에는 김광현-봉중근의 좌완 빅매치를 볼 수도 있다.